권익위 공익제보 평가후 검찰 혹은 경찰에 넘겨…신고내용 진위확인이 우선
사실이면 범인도피 교사죄 적용 가능…3년 이하 징역·500만원 이하 벌금형 해당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류수현 기자 =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인 비아이(본명 김한빈·23)의 마약구매 의혹에 관한 경찰 수사를 YG의 양현석 대표가 무마하려 했다는 주장이 공식신고 형태로 제기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공익신고 내용이 수사당국으로 넘어가 끝내 사실로 드러날 경우에는 이 사건의 정점에 위치한 양현석 YG 대표가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도 있어서다.

물론 양 대표는 14일 최근 제기되고 있는 많은 의혹에 대해 '인내심의 한계'를 언급하며 YG엔터테인먼트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겠다며 전격적으로 배수진을 치고 나선 상태여서 공익신고 내용의 진위를 속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치욕적인 말들…더는 힘들어"…YG 양현석 사퇴 발표 / 연합뉴스 (Yonhapnews) 유튜브로 보기

그래서 비실명을 전제로 한 A씨 공익신고를 접수한 국민권익위원회의 1차적인 스크린 작업이 중요하다. 권익위는 자체 조사를 통해 신고내용에서 공익 침해 행위가 어느 정도 인정되면 추가 조사를 위해 검찰 혹은 경찰에 사건을 넘기게 된다.

공익신고를 토대로 이번 '비아이 김한빈 마약관련 사건'을 재구성해보면 이렇다.

A 씨는 지난 2016년 8월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체포된 인물로, 경찰은 당시 1, 2차 조사 과정에서 A 씨가 김 씨와 마약구매와 관련한 대화를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보했다.

그러나 A 씨는 3차 조사 때 "마약구매 대화를 나눈 것은 맞지만 김 씨에게 마약을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고 이에 경찰은 김 씨의 마약구매 의혹을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 A 씨와 다른 마약판매상만 검찰에 넘기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약 3년이 지난 시점에서 갑자기 반전이 일어난다. A 씨는 당시 경찰조사 과정에서 양 대표가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A 씨를 대리해 공익신고를 한 방정현 변호사는 지난 13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A 씨의 마약구매 의혹을 진술한 직후 (A 씨는) YG 사옥으로 불려가 양 대표를 만났다"며 "양 대표가 '네가 처벌받는 일 없게 하고 사례도 충분히 할 테니 경찰에 가서 (김 씨에 대한) 진술을 번복해라'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방 변호사는 "당시 양 대표는 '우리는 어떤 방법을 써서 마약 성분이 몸에서 검출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내가 너 같은 애한테 불이익을 주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도 했다"고 덧붙였다.

A 씨 측의 이러한 주장이 수사당국을 통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양 대표에게는 형법 151조의 '범인도피 교사죄'가 적용될 수 있다.

범인도피죄는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은닉, 도피하도록 하는 범죄이다.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범인도피 교사는 제삼자로 하여금 증거를 인멸하게 하거나 허위진술을 하도록 하는 등 범인의 발견을 어렵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했을 경우에 적용된다"며 "녹취록 등의 증거가 없더라도 범인도피 교사를 받은 사람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처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호민의 변광호 대표 변호사는 "A 씨의 신고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 사건은 전형적인 범인도피 교사 사건"이라며 "다만, A 씨도 상황에 따라 범인도피 혐의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4일 이 사건에 대한 전담팀을 만들어 김 씨의 과거 마약구매 의혹은 물론 YG 측의 외압과 경찰 유착 등 현재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권익위가 공익신고에 대한 자체 조사를 통해 이첩 기관을 결정하겠지만, 우리가 김 씨 사건을 수사하는 만큼 책임지고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필요할 경우 양 대표에 대한 조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런 의혹제기와 경찰의 수사의지 표명 속에 양 대표는 이날 YG의 모든 직책에서 사퇴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YG 홈페이지를 통해 "저는 입에 담기도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말들이 무분별하게 사실처럼 이야기되는 지금 상황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참아왔지만 더는 힘들 것 같다"며 "현재의 언론 보도와 구설의 사실관계는 향후 조사 과정을 통해 모든 진실이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zorb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