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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헝가리 사고 현장서 통역 자원봉사한 동포 1.5세

송고시간2019-06-1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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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 때 이민한 대학원생 이주안씨, 강경화 장관 등 수행

"가슴 아픔 사연 전달하는 통역 다시는 안 했으면"

헝가리 매체 'hvg.hu'에 포착된 이주안 씨
헝가리 매체 'hvg.hu'에 포착된 이주안 씨

[출처: 'hvg.hu']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지금까지 한국과 헝가리 간 문화, 경제, 정치 교류와 관련해 많은 통역을 해왔고 앞으로도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유람선 침몰과 같은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 가슴 아픈 사연을 전달하는 통역도 안 했으면 합니다."

지난달 29일 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는 한국 관광객 33명을 태운 유람선이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급파와 현지 정부 관계자들의 신속한 대응 등 인명 구호 및 사고 수습을 위한 양국 정부의 움직임이 긴박했다.

주헝가리 한국대사관, 헝가리 경찰청과 외교부 장관실 요청으로 사고 관련 통역 자원봉사를 한 이주안(25) 씨 역시 사고 선박을 인양할 때까지 2주간 바쁜 일정을 보냈다.

특히 그는 지난 8일과 9일 이틀 동안 강 장관을 밀착 수행했다.

이 씨는 1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전에도 각 기관의 요청을 받아 통역을 지원한 경험이 많지만, 사고와 관련한 일은 처음이었다"며 "아직도 이런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이 믿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봉사 기간에 강 장관 통역을 비롯해 생존자분들의 진술을 현지 경찰 쪽에 전달하는 일을 했는데, 말로는 다할 수 없는 아픔을 통역하는 것이 가장 어렵고 힘들었다"며 "한마디 한마디가 잘 전달돼 수사의 도움을 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털어놓았다.

3살 때 부모를 따라 이민한 그는 헝가리에서 유치원과 초·중·고교, 대학을 다녔고 현재 부다페스트 코르비누스대 대학원에 재학하고 있다. 집에서는 한국어를 쓰고, 밖에서는 헝가리어를 사용해 두 언어가 유창하다.

그는 강 장관이 헝가리 외교부 장관과 내무부 장관, 대태러청장을 만날 때, 그들이 한국에서 온 잠수부대원들과 생존자 그리고 그 가족과 면담할 때 중간에서 메신저 역할을 했다.

"저는 한국 국민의 부탁과 지원을 계속해 전달했어요. 그때 헝가리 당국자들의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고통을 같이 품으며 애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힘이 됐습니다."

그는 하루하루 정신없이 여러 곳의 통역을 했기에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거나 인지할 틈이 없어 힘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구조와 수색, 수사작업 현장에서 소통의 벽을 없애고 원활한 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한 것은 큰 보람이었다"고 전했다.

통역 자원봉사한 이주안 씨
통역 자원봉사한 이주안 씨

[본인 제공]

한국대사관의 발 빠른 대처에 대해 그는 "인상 깊었다"고 평가했다.

"대사관의 모든 직원이 밤낮없이 현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힘을 얻어 통역했어요. 먼저 현장에 달려가 어떤 일이든 하려는 모습은 유가족분들에게 많은 힘이 되었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이 씨는 현재 국제 비정부기구(NGO)인 국제청소년연합(IYF) 헝가리 지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IYF에서 마음과 정신을 강하게 하고, 남을 위해 사는 삶을 배웠던 활동이 이번 사고 현장에서 통역을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IYF 안에서 봉사하면서 헝가리 학생들이 미래 지도자로 성장하도록 돕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사고 이후 헝가리 국민이, 특히 한국을 사랑하는 부다페스트 시민이 보여준 위로에 감사한다. 국적은 달라도 서로 마음이 통하면서 위로를 얻는 모습을 보며 많은 힘을 얻었다"며 "아직도 사고 수습을 위해 애쓰시는 모든 분이 마지막까지 힘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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