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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북상] ③태풍 콩레이 할퀸 경북 영덕 아직도 곳곳 생채기

송고시간2019-06-2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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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도로·하천 8개월째 그대로…굵은 장맛비에 또 물난리 걱정

"집 침수됐는데 150만원 지원 고작" 두 번 울린 행정에 주민 분통

통행 제한된 인도
통행 제한된 인도

(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영덕군 강구면 삼사리 7번 국도 옆 인도가 지난해 태풍 '콩레이'가 휩쓸고 간 뒤 현재까지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2019.6.27 sds123@yna.co.kr

무너진 토사
무너진 토사

(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영덕군 강구면 삼사리 7번 국도 옆 인도에 지난해 태풍 '콩레이'가 휩쓸고 가면서 흘러내린 토사가 그대로 남아 있다.2019.6.27 sds123@yna.co.kr

(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굵은 장맛비가 내린 26일 오후 경북 영덕군 강구면 삼사해상공원 인근 7번 국도 옆 인도는 막혀 있었다.

약 150m 구간 도로 옆에는 철 구조물이 벽처럼 서 있고 인도 입구에는 통행제한을 안내하는 입간판이 버티고 있다.

인도가 막힌 것은 지난해 10월 6일 이 지역을 강타한 태풍 '콩레이'로 도로 옆 산이 무너져 내려서다.

인도까지 밀려든 토사와 나무는 금방이라도 산사태가 날 것처럼 아직도 위태위태한 상태다.

포항국토관리사무소가 써놓은 '불편을 끼쳐 죄송합니다'란 안내판에는 복구가 언제 마무리돼 통행이 재개될 것이라는 내용은 없었다.

인근 강구역 바로 옆 하천도 콩레이가 휩쓸고 지나간 상태 그대로 아직 복구공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하천 옆 철길 교각 아래에는 유실된 돌과 흙이 그대로 남아 있고 움푹 팬 생채기도 볼썽사납게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한반도 남쪽을 관통한 콩레이는 이 지역에 많은 비를 뿌렸다. 특히 지대가 낮은 강구시장 일대는 순식간에 2m 가까이 물이 차올라 아수라장이 됐다.

당시 태풍과 383㎜의 집중호우로 1명이 숨지고 주택 1천15채가 물에 잠겼으며 3채가 절반가량 파손됐다.

도로 등 공공시설 199건, 소상공인·중소기업 300건 피해가 났고, 어선 12척이 부서졌다. 농경지와 농작물 피해는 무려 288㏊에 달한다.

태풍이 휩쓸고간지 8개월이 흘렀지만, 이 지역에는 아직도 복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곳이 많다.

움푹 팬 비탈면
움푹 팬 비탈면

(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영덕군 강구면 화전리 하천 옆 비탈면이 지난해 태풍 '콩레이'로 토사가 유실된 뒤 그대로 남아 있다. 2019.6.27 sds123@yna.co.kr

가장 큰 피해가 난 강구시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평온했다.

당시 멀쩡한 집이나 상가를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쓰레기와 흙탕물이 길바닥에 널려 전쟁터를 방불케 하던 곳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다.

상인들은 그때를 회상하면서 "목숨을 건진 게 다행"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다.

그동안 전국에서 몰려든 자원봉사자는 이들이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데 큰 힘이 됐다. 자원봉사자와 공무원, 주민이 힘을 보태 진흙 범벅된 쓰레기를 치우고 허물어진 시설물 보수하면서 엉망진창이던 시장은 서서히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그러나 시장 상인과 주민들은 목숨을 위협받을 정도의 큰 피해를 봤는데도 정부나 군에서 별다른 지원을 하지 않았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강구시장에서 물가자미를 다듬던 상인 A씨는 "순식간에 불어난 물이 전등 바로 아래까지 차올라 겨우 대피했고, 목숨을 건질 것을 두고 자식한테서 고맙다는 인사까지 받았다"고 위급했던 순간을 회고했다.

그는 "이후 흙탕물을 뒤집어쓴 생선은 모두 버렸고, 냉장고와 기자재 등을 다시 구입하느라 많은 돈이 들었다"고 어려웠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시장 내 한 마트의 김상석(54) 점장은 "태풍으로 한동안 장사를 접은 것은 둘째치고, 시설과 물건 파손으로 인한 손실만 6억∼7억원에 달한다"며 "어마어마한 피해가 났는데도 군에서는 현금 100만원과 50만원 어치 상품권을 지원한 게 전부"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시장 인근 세탁소에서 일하던 B씨는 "빗물이 차 오르기 전에 손님 옷을 2층으로 급히 옮겨 피해는 없었지만, 세탁 기계가 잠겨 못쓰게 됐다"며 "그나마 목숨은 건졌고 건물이라도 남았으니 다행"이라고 넋두리했다.

당시 시장 상인들은 상가별로 100만원을 지원받고, 집이 침수된 주민은 200여만원을 지원받는 데 그쳤다. 이 돈으로는 손해보상은 고사하고 피해복구조차 턱없이 부족했다는 게 주민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더구나 비슷한 시기 경기도 고양에서 발생한 저유소 폭발·화재에 밀려 이 곳의 태풍 피해는 별다른 주목도 받지 못했다.

재해가 나면 즉시 달려와 얼굴을 내밀던 정치인이나 장·차관 등의 발길도 뜸했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 소도시 피해다보니 국민들의 관심 밖 일이 됐다는 주장이다.

그런데도 주민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몸부림쳤다. 그 결과 주민들의 마음 속 상처는 남았지만, 겉모양은 하루가 다르게 평소 모습을 찾아갔다.

한 상인은 "집과 상가, 친정집까지 모두 물에 잠기는 바람에 두 달 넘는 기간을 트라우마에 시달렸다"며 "재해대책을 철저히 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영덕군은 지난해 태풍 피해가 빗물 저류시설 부족에 기인한다는 지적에 따라 2023년까지 정부 지원을 받아 강구면 화전지구에 새 저류시설을 만들기로 했다.

조용한 영덕 강구시장
조용한 영덕 강구시장

(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지난해 10월 태풍 '콩레이'로 큰 피해가 난 경북 영덕 강구시장. 강구시장은 겉으로는 평온을 되찾은 듯해도 시장 상인은 재산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2019.6.27 sds123@yna.co.kr

평온한 듯한 영덕 강구시장
평온한 듯한 영덕 강구시장

(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지난해 10월 태풍 '콩레이'로 큰 피해가 난 경북 영덕 강구시장. 강구시장은 겉으로는 평온을 되찾은 듯해도 시장 상인은 재산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2019.6.27 sds123@yna.co.kr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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