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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혁의 야구세상] '고요와 폭풍' 류현진의 최대 무기는 멘털이다

송고시간2019-08-0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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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류현진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지난 6월 미국의 한 스포츠매체는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대해 흥미로운 분석을 했다.

전반기 류현진이 사이영상 레이스를 펼치는 가운데 대다수 현지 매체들은 류현진의 절묘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 구사 능력 등에 깊은 관심을 보였으나 이 매체는 독특하게도 류현진의 멘털에 주목했다.

'더 빅리드(the big lead)'라는 전문 매체는 6월 5일 류현진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방문 경기에서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9승째를 올린 직후 '류현진은 고요와 폭풍이다(Hyun-Jin Ryu is the calm and the storm)'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에는 폭스스포츠 중계 아나운서 조 데이비스의 트위터가 캡처됐다.

데이비스의 트위터 영상은 선발 등판을 앞두고 류현진이 가장 평화로운 모습으로 외야 잔디에 앉아 출격을 기다리는 장면이다.

폭스 스포츠 캐스터 조 데이비스가 트위터에 올린 선발 경기를 앞둔 류현진 영상
폭스 스포츠 캐스터 조 데이비스가 트위터에 올린 선발 경기를 앞둔 류현진 영상

[조 데이비스 트위터 캡처]

더 빅리드는 "류현진은 경기를 앞두고 항상 차분하게 마음을 가다듬는다"라며 "침착한 영혼은 마운드에 올라 무언가를 창출할 수 있는 준비된 영혼"이라고 설명했다.

익히 알려졌듯이 류현진은 타고난 '강심장'이다.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KBO리그를 석권한 그는 21살의 어린 나이에 베이징올림픽 결승전에 선발 등판했다.

웬만한 선수라면 가슴이 벌렁거리고 다리가 후들거릴 만큼 중압감이 큰 경기였지만 류현진은 강력한 쿠바 타선을 상대로 9회 1아웃까지 2실점으로 막아 한국야구에 감격스러운 첫 금메달을 안겼다.

항상 차분하면서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류현진의 멘털은 세계 최고의 무대인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큰 힘이 됐다.

지난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로 클레이턴 커쇼 대신 류현진을 기용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은 빅게임 피처"라고 말했다.

매년 가을만 되면 움츠러드는 커쇼보다 타고난 강심장인 류현진을 더욱 높게 평가한 셈이다.

류현진
류현진

[AFP=연합뉴스]

수많은 관중 앞에 서야 하는 대부분의 스포츠는 두둑한 배짱이 필요하다.

특히 경기 중 수시로 인터벌이 있는 야구와 골프는 대표적인 '멘털 게임'이다.

플레이가 정신없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을 하나 던지기 전에, 샷을 한 번 하기 전에 멈춰서서 마음을 다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마음 약한 선수는 긴장감이 엄습해 신체 균형마저 흔들리게 된다.

투수든 타자든 승부처에서 어떻게 평정심을 유지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게 야구다.

적지 않은 선수들이 승부처나 큰 경기에서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와르르 무너져 '새가슴'이라는 핀잔을 듣는다.

1일 콜로라도 로키스 원정 경기는 류현진의 후반기 레이스에서 가장 큰 고비였다.

류현진은 6월 29일 쿠어스필드 원정에서 4이닝 동안 홈런 세 방을 포함해 9안타로 7실점 하며 올 시즌 최악의 투구를 했다.

해발 1천600m 고지에 자리 잡은 쿠어스필드가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기는 하지만, 류현진은 이곳에서 평균자책점이 9.15에 이를 만큼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콜로라도의 간판타자 놀런 에러나도(28)는 류현진을 상대로 23타수 14안타 타율 0.609, 홈런 4개, 2루타 4개, 10타점을 기록하며 '천적' 노릇을 했다.

류현진
류현진

[펜타 프레스=연합뉴스]

웬만한 투수라면 쿠어스필드를 쳐다도 보기 싫을 만큼 주눅이 들 법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1일 경기에서 왜 자신이 류현진인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6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고 에러나도는 3타석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이날 그동안 잘 사용하지 않았던 슬라이더를 비장의 무기로 꺼내든 류현진은 냉철한 분석력과 어떤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멘털을 바탕으로 천적을 극복했다.

결국 승부처에서 가장 중요한 무기는 온갖 악재를 이겨낼 수 있는 두둑한 배짱과 흔들리지 않는 강력한 멘털이라는 것을 류현진이 다시 한번 보여줬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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