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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세상] "공감이 최고의 위로" 암 투병기 연재하는 뷰티 유튜버

송고시간2019-08-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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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마주친 것은 베개 위에 한 움큼씩 빠진 머리카락 더미였어요. 무서웠어요. 눈뜨기 싫을 정도로요"

구독자가 63만명에 이르는 인기 '뷰티 유튜버' 이새벽(본명 이정주·29)씨는 지난 2월 혈액암 판정을 받았다. 이씨는 2014년부터 운영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암 발병 사실을 공개한 뒤 항암 치료, 병실 생활, 투병 과정에서 겪은 탈모 등 투병기를 꾸준히 전하고 있다.

7일 오전 서울 연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씨는 "단 한명의 암 환자라도 내가 올린 영상을 보고 용기를 얻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암 투병 과정을 유튜브 채널에 연재하는 이새벽씨
암 투병 과정을 유튜브 채널에 연재하는 이새벽씨

[유튜브 캡처]

"갑자기 몸이 여기저기 아팠지만 설마 암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올해 초부터 몸이 붓고 기침도 잦아졌는데요. 통증이 갈수록 심해져서 '내가 기침을 많이 해서 갈비뼈가 부러졌나' 생각 정도만 했어요. 판정 결과는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림프종. 지름 8cm 정도의 종양이 폐 옆에 붙어 있었대요"

암 선고는 생각보다 덤덤하게 다가왔다. 이씨는 "수술해서 완치하면 해결될 일이고 이 정도야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며 "원래 성격이 워낙 낙천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정작 고민은 다른 데 있었다. 이 사실을 유튜브 구독자에게 알리느냐, 마느냐다. 고민 끝에 암 발병 사실을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투병 과정도 자신의 영상을 보는 이들과 공유하기로 했다. 이씨는 "예전에는 구독자에 대한 약속이라고 생각하고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영상을 올렸는데 항암 치료에 들어가면 지키기 어려울 것 같아 미리 알리는 게 낫겠다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유튜버 이새벽씨가 항암 치료 도중 머리를 미는 영상

유튜브로 보기

투병 중에 겪는 고통과 불안감은 이겨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만 단 한 차례 눈물을 펑펑 흘렸던 순간이 있었다. 바로 오랫동안 길러온 머리카락과 이별했을 때였다. 본격적인 항암 치료에 들어가면서 빠지는 머리칼이 하루가 다르게 늘었다. 이씨는 "빠지는 머리칼을 보는 일보다 아예 밀어버리는 게 낫다고 느꼈다"며 "지금 아니면 언제 삭발을 해보겠냐고 자신을 달랬다"고 말했다.

머리가 빠지고 삭발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는 데까지 며칠을 고민했다. 영상 게재를 결심한 것은 비슷한 처지에 놓인 환우들 때문. 암 환자가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 고통을 겪었지만 결국 이겨냈다는 치료 후기를 읽고 용기와 위안을 얻었던 것을 기억했다.

이씨는 "최고의 위로는 '공감'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작 유튜브에는 암 투병 중 맞닥뜨리는 고난에 대한 영상이 별로 없더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올린 삭발 영상은 450만회가 넘는 조회 수를 올리며 채널 개설 이후 가장 높은 관심을 받았다. 영상을 본 이들은 "나도 암 환자인데 용기를 얻었다", "용감하고 멋있어서 눈물이 난다", "완쾌할 거라 믿는다"는 등의 응원 댓글을 남겼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삭발한 머리에도 이제는 익숙해졌다. 이씨는 4차 항암 치료 중이던 지난 5월 민머리를 가리지 않고 화보를 촬영했다. 항암 치료 중에 얻은 오른쪽 쇄골 부근의 흉터도 함께 공개하며 "보기만 해도 무섭던 이것도 내가 잘 이겨내고 있다는 일종의 증표처럼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병마와 싸우는 이들이 이런 제 모습을 보고 작은 희망을 얻게 되기를 바라요. 지지 마세요. 당당해지세요. 암에 걸렸다는 게 죄를 지은 건 아니잖아요?"

지난 5월 촬영한 이새벽씨 화보
지난 5월 촬영한 이새벽씨 화보

[본인 제공]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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