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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향토극단] "연극이 교육"…교육극단 표방 경기광주 '파발극회'

송고시간2019-08-1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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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운영 주체로 '학교 밖 학교' 자임…'꿈의 학교' 성공 케이스

지역 소재 연극·뮤지컬에 천착…이기복 대표 "예술의전당 무대 준비 중"

'달을 태우다' 공연
'달을 태우다' 공연

[파발극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 5일 오후 찾아간 경기도 광주시 경안천변 청석공원 인근 '청석에듀씨어터'.

카페(떼아뜨르)가 딸린 2층짜리 흰색건물의 지하 통로를 따라 내려가자 180석 규모의 연극·뮤지컬 소극장이 나왔다.

초중고생 90여 명이 '꿈의 학교' 작품 발표회에서 댄스컬(댄스와 뮤지컬의 합성어)과 난타 퍼포먼스 등 공연을 마치고 무대를 정리 중이었는데,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듯했다.

꿈의 학교는 지역사회 교육공동체가 운영 주체로 참여해 학생들의 꿈과 진로 탐색을 돕는 '학교(정규교과과정) 밖 학교'를 말한다.

공연장 뒤쪽에는 무대의상실, 분장실, 소품실 등이 자리 잡았는데, 족히 20∼30평씩은 돼 보였다. 무대의상실에는 사극에 쓰이는 의상만 수십벌이 걸려 있다.

1층과 2층의 30평이 넘은 연습실에서는 광주시청소년극단 단원들이 대형 선풍기를 켜 놓은 채 작품 연습에 몰입하고 있었다.

'파발교연가' 공연
'파발교연가' 공연

[파발극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청소년들의 연기 열정으로 가득한 청석에듀씨어터는 광주시의 명물일뿐 아니라 개인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전국의 몇 안 되는 연극전문 극장이다.

광주를 대표하는 극단인 '파발극회'의 보금자리이다.

창석에듀씨어터에는 파발극회 단원 14명이 상주하며 꿈의 학교에 참가하는 학생들과 광주시청소년극단 단원들에게 연기를 가르친다.

경기도교육청의 핵심정책인 꿈의 학교의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이기도 하다.

"우리 극단은 예술 치유를 하는 교육극단을 표방합니다. 타인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연기가 불가능하죠. 청소년들이 무대에 서면 달라지는 모습이 분명히 보입니다."

파발극회 이기복(63·광주시연극협회장) 대표의 지론이다.

이 대표는 광주의 경화여중·고교에서 30년 간 교단에 선 윤리 교사 출신이다.

중고교 시절 구로성당에서 이탈리아인 신부의 지도 아래 연극반 활동을 하며 연극을 평생의 업으로 여기게 된 그는 교사 생활을 시작하며 연극반부터 만들었다.

1993년에는 연극반 졸업생 등과 파발극회를 창단했고 경화여고 소강당을 개조해 공연활동을 했다.

2003년에는 한국연극협회 광주시지부를 창설했다.

2011년 퇴직한 이 대표는 여생을 아동·청소년 연극에 바치기로 하고 퇴직금 등을 모아 청석에듀씨어터를 2013년 개관하기에 이른다,

'꿈의 학교' 작품 발표회
'꿈의 학교' 작품 발표회

[파발극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파발극회는 교육극단과 함께 향토극단 본연의 목표도 지향한다.

파발이란 이름부터 경안천의 파발교(擺撥橋)에서 따왔다.

임진왜란 때까지 이 다리 근처에 파발막(擺撥幕)이 있어 남한산성으로 파발을 띄우던 곳이었다고 한다.

파발교 주변은 1980년대 광주시민들에게는 '만남의 광장' 같은 역할을 해 극단 이름을 정했다고 한다.

파발극회는 창단 이후 60여 개 작품을 무대에 올렸는데, 스토리 상당수가 광주에 뿌리를 두고 있다.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1980년대 광주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담은 창작 번안 연극명이 '파발교연가'다.

팸플릿에 적힌 '작품의 의도'를 읽고 나면 연극 문외한들도 옛 추억을 떠올리며 공연장 문을 두드리게 된다.

1980년대 광주의 사춘기 청소년들의 특징은 천호동파, 성남중앙시장파, 뚝방길파 세 가지로 분류됐다.

천호동파는 천호동에서 노는 아이들로 약간 거칠었고, 성남중앙시장파는 성남중앙시장 근처 롤러장에 출입하는 행동특징을 가진 집단이다.

뚝방길파는 광주군청 뒤편 까치산, 광주중학교 근처 충혼탑, 둑길 갈대숲에서 숨어 새우깡과 맛동산을 먹으며 건전하게 놀던 아이들이다.

2016년 대한민국연극대상 베스트작품상을 받은 대형 창작뮤지컬 '달을 태우다'의 경우 병자호란 당시 인조를 업고 남한산성으로 들어가 용포를 하사받은 천민 서흔남의 이야기다.

지배층의 시선에서 벗어나 남한산성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온 광주사람들의 입장에서 병자호란을 바라보는 순수 토종 뮤지컬이다.

201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남한산성의 장엄한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5년에 걸쳐 기획됐고 남한산성아트홀의 매년 정기공연마다 진화된 모습으로 감동을 선사한다.

달을 태우다의 작곡은 우은희(60)씨가 맡았는데, 이 대표의 부인으로 전직 음악 교사다.

우씨는 파발극회의 다른 작품에도 참여해 제작비를 많이 아꼈다고 이 대표는 전했다

이기복 대표와 청석에듀씨어터
이기복 대표와 청석에듀씨어터

파발극회의 다음 작품은 뮤지컬 '해공'이다.

광주 출신 독립운동가인 해공 신익희(1894∼1956) 선생의 삶을 조명하는 대작으로 내년 7월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지난달 해공 기념주간에 열린 쇼케이스에서 호평을 받았다.

"해공의 삶 자체가 극적이어서 역사인물 뮤지컬 '명성황후'나 '영웅' 못지않은 작품이 만들어질 것이다. 예술의전당, 국립극장에 올리고 전국 순회공연도 갈 정도로 작품성을 갖출 자신이 있다."

향토극단의 저력과 가능성을 전국에 알리는 '파발'이 되겠다는 것이 이 대표와 파발극회의 꿈이다.

c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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