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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소녀상·친일행적 홍난파 동상이 한곳에 모여있다니

송고시간2019-08-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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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올림픽공원내 3개 동상 `몰역사적' 공존

수원시 "홍난파 동상 이전 또는 철거 고민중"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수원의 올림픽공원 안에 수원지역 독립운동가의 동상과 평화의 소녀상, 친일파로 지목된 작곡가 홍난파의 동상이 한 공간에 모여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수원 올림픽공원 평화의소녀상
수원 올림픽공원 평화의소녀상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수원의 올림픽공원 안에 수원지역 독립운동가의 동상과 평화의 소녀상, 친일파로 지목된 작곡가 홍난파의 동상이 한 공간에 모여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수원시민의 성금으로 건립한 평화의소녀상. 2019.8.15 hedgehog@yna.co.kr

수원시청 앞 88올림픽 공원 초입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수원평화비(평화의 소녀상)가 자리 잡고 있다.

수원시민 1만2천여명이 성금 7천만원을 모아 2014년 5월 3일 건립했다.

소녀상에서 30여m 떨어진 공원 중앙에는 수원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이자 근대교육가인 필동(必東) 임면수(1874∼1930) 선생의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임면수 선생은 수원 출신으로 서울 상동청년학원을 수료한 뒤 고향으로 내려와 개인재산을 털어 지금의 삼일학교를 설립해 교육 계몽 활동을 펼쳤다.

또 수원지역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했으며 1911년 만주로 망명해 신흥무관학교 교장으로 독립군을 양성했다.

그러나 1921년 만주 지린에서 체포돼 옥고를 치르고 반신불수로 석방, 1930년 고문 후유증으로 수원에서 사망했다. 정부는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수원올림픽공원내 독립운동가 임면수 선생 동상
수원올림픽공원내 독립운동가 임면수 선생 동상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수원의 올림픽공원 안에 수원지역 독립운동가의 동상과 평화의 소녀상, 친일파로 지목된 작곡가 홍난파의 동상이 한 공간에 모여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수원시민의 성금으로 건립한 독립운동가 필동 임면수 선생 동상. 2019.8.15 hedgehog@yna.co.kr

수원 시민들이 힘을 모아 임면수 선생 동상을 만들어 2015년 광복절 당일 올림픽공원에서 제막식을 올렸다.

임면수 선생 동상 제막식 이후 독립운동가와 친일음악인 동상이 한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일었다.

임면수 선생 동상 정면에서 1시 방향으로 70여m 떨어진 곳에 친일행적이 밝혀져 논란이 된 수원 출신의 작곡가 난파 홍영후의 동상이 서 있기 때문이다.

홍난파 동상은 공원 한쪽에 있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동상이 있는 것 자체를 모르는 시민이 많다.

동상을 받치고 있는 기둥 뒷면에는 '1989.10.14. 제38차 JC 전국회원대회 기념, 수원청년회의소 주관, 사단법인 한국청년회의소 주최'라고 적힌 명판이 붙어있다.

'고향의 봄', '봉선화' 등을 작곡한 홍난파는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서양 음악가이자 수원 출신의 근대문화예술인이다.

그는 1937년 독립운동단체인 수양동우회 회원이라는 이유로 검거되고서 친일음악가로 변절, 국민총력조선연맹의 문화위원으로 활동하며 친일 작품을 발표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 '친일인명사전'을 제작하면서 홍난파를 그 명단에 실었다.

연구소는 그가 일제강점기 친일단체인 '국민총력조선연맹'에서 문화부 문화위원을 지낸 것 등을 문제 삼았다.

수원 올림픽공원내 홍난파의 동상
수원 올림픽공원내 홍난파의 동상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수원의 올림픽공원 안에 수원지역 독립운동가의 동상과 평화의 소녀상, 친일파로 지목된 작곡가 홍난파의 동상이 한 공간에 모여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친일파로 지목된 수원출신의 근대 서양음악가 난파 홍영후의 동상. 2019.8.15 hedgehog@yna.co.kr

올림픽공원에 독립운동가의 동상과 소녀상이 친일행적 논란의 당사자인 홍난파 동상과 함께 있는 것에 대해 시민들과 공무원들이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했다.

수원시의 한 공무원은 "올림픽공원을 가끔 가지만 홍난파 동상이 있다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라면서도 "공원 안에 독립운동가와 친일행적 인사의 동상이 같이 있는 것은 보기가 불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14일 소녀상 옆에서 만난 시민 박모(43)씨는 "홍난파 동상이 여기에 있어요?"라고 반문하면서 "소녀상과 독립투사의 동상이 있는 곳에 함께 동상이 있는 것을 알고 나니까 기분이 이상하다"라고 했다.

공원 벤치에 앉아있던 50대로 보이는 한 시민은 "요즘 한일관계가 악화했다고 해서 홍난파 동상을 없앴다든지 하는, 과거의 잘못된 일을 문제 삼는 것 말고 앞으로 우리 국민이 잘해서 일본을 이길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 블로거는 지난달 25일 '애국과 매국이 혼재하는 초현실-수원올림픽공원 홍난파 동상'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일본군 성노예를 고발하는 소녀상, 독립투쟁에 투신한 대가로 불구가 된 독립운동가 임면수 선생을 기리는 동상이 홍난파의 동상이 혼재하는 올림픽공원의 풍경이 초현실적인 공간인 듯 묘하고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이것은 친일을 공공연하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을 꼭 닮은 듯하다"라고 비유했다.

수원시도 이런 여론을 인지하고 홍난파 동상 이전 또는 철거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공원과 홍난파 동상 관리 주체인 수원 권선구의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홍난파 동상 이전에 대한 의견이 나왔고, 논란이 된 부분은 빨리 조치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다"라면서도 "그러나 당장 철거와 이전을 시행하기는 어렵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올림픽공원을 평화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가 시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데, 평화공원 조성이 확정되면 공원의 가치에 맞게 동상 등 시설물이 자연스럽게 재배치될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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