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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교통카드는 소장품…길에서 주워가면 점유이탈물 횡령"

송고시간2019-08-1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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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재판서 유죄 판결…법원 "원소유자가 소유권 포기했다고 볼 수 없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길에 떨어진 교통카드가 '주인 없는 물건'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원소유자가 카드를 길에 버리고 갈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이를 주워가면 범죄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절도)과 점유이탈물 횡령 혐의로 기소된 김모(56)씨의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김씨는 올해 3월 서울 마포구 인근에서 가방과 지갑 등을 3차례 훔치고, 1∼4월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과 서대문구 신촌 인근 길에서 교통카드 5장을 주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가방과 지갑을 훔친 혐의는 인정했다. 하지만 교통카드 습득은 원소유자들이 소유권을 포기한 물건을 주운 것이므로 점유이탈물 횡령죄가 될 수 없다며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재판의 쟁점은 김씨가 주운 교통카드 5장이 점유이탈물에 해당하는지였다. 배심원 7명 중 4명이 점유이탈물이라는 점을 인정했고, 3명은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배심원 다수의견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교통카드가 쓰레기통 등에 직접 버려져 있지 않았던 점, 김씨가 주운 5장 중 3장에는 일정 금액이 충전됐던 상태라는 점에서 원소유자들이 소유권을 포기한 물건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도 이런 점을 인식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아울러 "교통카드 중에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레드벨벳의 특정 멤버 사진이 담긴 것도 있다"며 "단순히 교통카드의 용도를 넘어 소장품으로서 기능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이런 교통카드의) 거래 가격도 프리미엄 등이 부가돼 초기 구매가격을 초과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금액 충전 여부와 별개의 재산적 가치가 있는 재물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김씨는 교통카드가 점유이탈물에 해당하더라도 이를 챙긴 것이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교통카드를 습득하고도 경찰에 분실물 신고를 하는 등 반환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비난 가능성이 작지 않다"며 "피고인의 행위를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절도죄 등으로 3번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누범 기간에 동종 절도 범행을 저질렀다"며 "자신의 잘못을 사회에 미루려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도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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