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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치에 "페미니즘은 정의구현…스토리텔링으로 문화 바꿀 것"

송고시간2019-08-1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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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로 불리는 이유 묻자 "페미니즘 얘기하는 순간 좋은 평판 180도 바뀌어"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나이지리아 출신 페미니스트 소설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42)는 19일 "페미니즘은 정의구현 운동(Feminism is a justice movement)"이라고 말했다.

방한 중인 아디치에는 이날 중구 소공로 더 플라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너무 오랫동안 여성이 억압받고 소외당했다는 걸 인정하고, 그런 상황을 바꾸겠다는 게 페미니즘"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민주주의 사회에서 산다면 모든 시민이 평등하게 권리와 기회를 누려야 하는데 시민 중 여성이 동등한 기회를 갖지 못하거나 권리를 누리지 못하면 진정한 민주주의가 아니다"라면서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싶다면 모든 남녀가 평등한 권리를 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페미니즘 소설을 쓰는 이유와 관련해 "다양하고 복합적 대응이 필요하다. 법과 제도, 정책을 하지만 법을 바꾼다고 태도와 인식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람들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바꾸는 게 중요하고,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 스토리텔링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아디치에는 자국에서 '악마'로 불릴 만큼 비판이 적지 않다는 평가에 대해선 "나이지리아 사회에서는 내가 가정 파탄 주범, 많은 비행 소녀들이 생겨나고 많은 여성이 남자를 싫어하게 되는 주범이라고 비난받는다"면서 "하지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발언은 성차별적 사고방식을 차단하는 데 일조하는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했다.

특히 "페미니즘을 얘기하면서 비난과 적대감 대상이 돼서 그렇게 (악마라고) 얘기하는 것"이라며 "처음 데뷔했을 땐 나이지리아에서 넓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인기 작가 반열에 오른 것 같았고 평판도 좋고 호평도 받았다. 그러나 페미니즘을 얘기하기 시작한 순간 평판이 180도 바뀌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악마라고 불려도 좋다. 내가 발언을 멈출 수 없는 것은 정의로운 세상에 살고 싶어서이고 작은 변화라도 나로 인해 생길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남성들도 내 말과 글을 읽고 육아에 동참하는 더 나은 아버지가 돼야겠다고 생각한 남성도 있다. 그런 것이 진보"라고 주장했다.

소설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내한
소설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내한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나이지리아 소설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소설 '보라색 히비스커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8.19 scape@yna.co.kr (끝)

그는 '미투' 캠페인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여성들이 하는 이야기를, 성폭력과 관련된 사연들을 사람들이 처음으로 진지하게 믿어주기 시작했다는 데 매우 큰 의의가 있다"면서 "미투 운동이 완벽하다는 말은 아니고 어떤 정의구현 운동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냥 지나가는 게 아니라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는 운동이 되길 바란다"고 평가했다.

아디치에는 또 방한 기간 한국 페미니스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고 소개하면서 "여성성과 패션, 화장품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탈코르셋 운동이 너무 훌륭한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여성들의 다양성과 선택권을 회복해 주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외모로 먼저 평가받는 상황은 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 여성이 동일 노동에 대해 동일 임금을 못 받는다는 주장을 들었다면서 "선진국 면모를 갖춘 대한민국에서도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을 못 받는다는 건 여전히 후진적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아디치에는 현재 페미니즘 운동에서 부족하거나 보완할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부족한 점이 없다"고 답했다.

아디치에는 최근 민음사에서 펴낸 '아메리카나 1·2'와 '보라색 히비스커스' 홍보를 위해 내한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테드(TED) 강연 내용을 옮긴 책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미국에서 유학하며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고 인종, 이민자, 여성 등을 주제로 한 소설을 주로 썼다. 영연방작가상, 오렌지소설상, 미국도서비평가협회상 등을 받았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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