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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공감 능력 때문에 고통 받는 '초민감자'

송고시간2019-08-2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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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 감정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전략서 '나는 초민감자입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자극의 임계점이 낮다.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빛과 소리, 냄새에 예민하고 단체로 어울리는 것도 싫어한다. '매우 민감한 사람들(HSP:Highly Sensitive Person)'의 특징이다.

그런데 이보다 몇 걸음 더 나아간 사람들이 있다. '초민감자' 즉 '엠패스(Empath)'다. 미국 정신과 전문의인 주디스 올로프 박사에 따르면, 초민감자는 감정 이입이 지나쳐서 타인의 감정을 자신의 것으로 느껴 고통받는다. 이들은 아무런 방어막 없이 타인의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감정뿐 아니라 신체적 증상까지 몸과 마음으로 온전히 수용한다. 감정의 필터가 없어 쉽게 지치고 상처를 입는 것이다.

초민감자가 그저 나쁘고 해로울까? 올로프 박사는 심리치료서 '나는 초민감자입니다'를 통해 자신의 민감한 성향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상처를 다스린다면, 초민감자가 직관과 통찰력을 갖춘 '치유자'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주가 아닌 축복으로 얼마든지 승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자신도 초민감자라고 고백한 올로프 박사는 남다른 공감 능력 때문에 힘든 유년 시절을 보냈으나 이를 극복함은 물론 그 장점으로 인생의 새로운 장을 활짝 열었다. 그리고 정신과 전문의가 돼 HSP와 초민감자들의 심리치료를 위해 힘써왔다.

이번에 국내 번역·출간된 '나는 초민감자입니다'는 냉혹하고 자극적인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한 저자의 경험담과 수많은 상담 사례를 통해 24가지 인생 전략을 정리해냈다. 특히 초민감자는 공감 능력이 결핍된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 나르시시스트 같은 '에너지 뱀파이어'의 대척점에 있어 이들의 손쉬운 먹잇감이 된다. 초민감자들에게 각별한 방어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참고로, 올로프 박사는 타인의 긍정 에너지를 빼앗는 사람을 '에너지 뱀파이어(Energy Vampire)'라고 2004년에 최초로 명명한 창시자이기도 하다.

그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의 민감성을 지니고 있는데, 초민감자는 그중에서도 세상의 괴로움과 즐거움을 가리지 않고 빨아들이는 감정의 스펀지"라며 "모든 것을 지나칠 정도로 감지하고 타인과 나 사이를 막아주는 방어벽이 아주 낮다 보니 자주 과도한 자극을 받아 압도되고 기진맥진하거나 감정의 과부하에 걸리기 쉽다"고 말한다.

하지만 초민감자에게는 훌륭한 특징과 장점도 많단다. 가슴이 따듯하고, 곤경에 처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어하는 공감 본능이 있다는 것. 꿈꾸는 이상주의자이기도 한 이들은 열정적이고 사려 깊으며, 창의적이다. 그리고 감정에 솔직해 직관적이고 영적이며, 에너지를 잘 감지해낸다. 이와 관련해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도 타고난 공감 능력이야말로 인간을 가장 존귀하게 만드는 원천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올로프 박사는 "온전한 인간이 되려면 민감성을 회피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서 행복한 '초민감자'가 됐다"면서 "저처럼 민감한 부류의 사람들이 거칠고 잔인하며 민감성을 업신여기는 세상에서 이해와 인정을 받도록 돕고자 이 책을 펴냈다"고 들려준다.

라이팅하우스. 최지원 옮김. 312쪽. 1만6천원.

나는 초민감자입니다
나는 초민감자입니다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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