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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in제주] '가짜 농사꾼'에 불이익…방치 농지 '처분의무' 강제

송고시간2019-09-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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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지가 상승 노린 투기 막기 위해 농지 기능 관리·강화 정책 유지

8년간 농지 도내·외 소유자 조사, 방치농지 7천587필지·799㏊ 적발

농지법 위반으로 적발된 휴경 상태 농지
농지법 위반으로 적발된 휴경 상태 농지

[제주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 제2공항 입지 바로 인근에 있는 성산읍의 한 농지.

1일 이곳은 사람이 제대로 걸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높이 자란 풀이 우거져 있다.

지목상 '전'으로 농사를 지어야 할 땅이지만 농사를 짓지 않고 휴경 상태로 장기간 방치된 것을 얼핏 보기에도 금방 알 수 있다.

농사를 지어야 할 땅이 장기간 방치돼 있는 동안 이 땅의 공시지가는 2015년 1월 ㎡당 1만6천100원에서 올해 1월 기준 2만3천700원으로 1.4배로 뛰었다.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농지(지목 전)도 농사를 짓지 않아 장기간 방치된 상태다.

이곳의 공시지가는 2015년 1월 ㎡당 3만8천800원에서 올해 1월 기준 8만4천500원이 돼 2배 이상으로 올랐다.

땅값 상승으로 시세 차익을 거두려는 세력들이 제주도 땅을 노리면서 농사를 지어야 할 농지까지 투기의 대상이 되고 있다.

농지 가격 상승은 농사를 지으려는 '진짜' 농민들에게는 농지 구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주도는 부동산 가격이 폭등해 사회 문제로 대두된 2015년에 농지 가격 상승을 막으려고 초강수 조치를 내놓았다.

도는 '농지 기능 관리 강화 운영 지침'을 내 총 3단계에 걸쳐 8년간 농지거래 및 농지 관리 상태에 대해 조사하고 방치된 농지에 대해 처분 의무를 부과하도록 했다. 또 사실상 농사를 짓기 어려운 도 외 거주자에 대해 농지 소유를 제한하도록 제도화했다.

농지법 위반으로 적발된 휴경 상태 농지
농지법 위반으로 적발된 휴경 상태 농지

[제주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농지 실태 조사는 1단계로 2012년부터 2015년 4월까지 도 외 거주자가 취득한 농지 1만5천480필지에 대해 조사했다.

2단계로 2012년부터 2015년 9월까지 도내 거주자가 취득한 농지 5만82필지를 조사했다.

이어 3단계로 2008년 이후 취득한 모든 농지(1·2단계 조사 대상 제외)에 대해 농지 관리 상태를 조사했다.

도의 조사 결과 6천207명이 소유한 7천587필지(799㏊)의 농지가 휴경 상태로 확인됐다.

제주시 지역에서 3천326명이 소유한 3천999필지(415.8㏊)가, 서귀포시 지역에서 2천881명이 소유한 3천588필지(382.7㏊)가 적발됐다.

이 중 제주 거주자 3천233명은 4천28필지(488.5㏊)를 소유하고도 농사를 짓지 않고 방치해 있었다.

또 제주 외 거주자는 2천974명이며 이들 제주 외 거주자가 소유한 농지는 3천559필지에 310㏊나 됐다.

위반 형태는 위탁경영(임대)과 휴경이다. 개인 농지는 농지법에서 정한 특별한 경우 외에는 임대할 수 없음에도 불법 임대한 것이다.

조사 결과 토지주가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 '비자경' 농지에 대해서는 농지법 규정과 절차에 따라 청문 절차 등을 거쳐 처분 명령을 내렸다.

도는 농지법 위반자는 관리 카드를 작성해 처분명령 이행 여부 등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특별 관리하고 있다.

도는 또 농업경영의 실현 가능성을 엄격하게 심사해 도내 실제로 거주하지 않으면 제주의 지리적 여건을 고려해 '농지취득자격증명서'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이런 노력 등의 결과로 부동산 가격 상승 추세가 주춤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제주지역에서 거래된 토지는 모두 2만2023필지로 작년 상반기(3만191필지)보다 27.1% 줄었고, 최근 5년 상반기 평균 거래량(3만3128필지)보다는 33.5% 감소했다.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 정보시스템에 공개된 전국지가변동률 현황을 보면 올해 상반기까지 제주지역 땅값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0.29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 상승률 1.86%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전국 최고 수준의 땅값 상승 추세가 한풀 꺾인 것이다.

제주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농지의 경우 외지인 소유 자체가 까다롭게 돼 있고 직접 농사를 짓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매수자가 적어 농지가 거래되는 일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한인수 도 친환경농업정책과장은 "농업경영에 이용할 자가 아니면 농지를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농지가 농업경영 목적대로 이용되고 비농업인들의 투기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지속해서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제주불패'(CG)
부동산 '제주불패'(CG)

[연합뉴스TV 제공]

제주도의 전체 토지는 82만5천필지(18만4천900㏊)이며 이 가운데 농지는 26만7천필지(5만3천300㏊)다. 농지의 면적은 전체 토지 면적의 28.8%를 차지한다.

전체 토지 면적 중 도내 거주자 소유의 토지 면적은 13만9천100㏊(75.2%)이고, 도 외 거주자가 소유한 토지 면적은 4만5천800㏊(24.8%)다.

이 중 농지만 보면 도내 거주자가 소유한 면적은 4만2천270㏊(79.3%)이고, 도 외 거주자가 소유한 면적은 1만1천32㏊(20.7%)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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