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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데없는 엄마 모시고 싶어요"…러시아 결혼이주여성의 호소

송고시간2019-09-0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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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데없는 엄마를 모시고 싶어요"
"갈데없는 엄마를 모시고 싶어요"

(부천=연합뉴스) 김종량 기자 = 6일 경기도 부천시 한 커피전문점에서 만난 러시아 출신 결혼이주여성 안나(45) 씨. 외동딸인 그는 "갈데없는 엄마랑 같이 살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2019.9.6 jr.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종량 기자 = 지난 2000년 경기도 부천으로 시집온 러시아 출신 아니기나 안나(45) 씨.

남편,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다. 한국말도 잘한다. 직장도 얻어 6년째 다닌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데 큰 불편이 없다.

그런 그에게 최근 밤잠을 설칠 정도로 큰 고민이 생겼다. 지난 10년간 아이를 키워 주며 같이 살던 친정엄마(67)의 비자가 만료돼 조만간 러시아로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엄마는 고령인 데다 건강도 썩 좋지 않다. 러시아에 가도 돌봐줄 가족도 없다. 친정 아빠는 오래전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안나 씨는 무남독녀 외동딸이다.

6일 부천시 커피전문점에서 만난 그는 "엄마는 러시아에 돌아가도 돌봐줄 사람이 없어요. 제가 돌아가실 때까지 모실 수밖에 없습니다"며 거듭 도움을 요청했다.

아이가 만 7살이 될 때까지는 가족 초청 비자를 발급받아 장기 체류할 수 있지만,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당사자가 65세 이상이 되면 비자 발급이 엄격히 제한된다. 고령 외국인에게까지 의료보험이나 교통비 등의 혜택을 주는 것이 국가재정에 부담이 돼서라고 한다.

러시아의 경우 국내 체류가 무비자 기간 60일을 넘을 수 없다.

이 같은 규정 때문에 그의 엄마는 러시아를 오가며 사실상 체류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 하지만 항공료 등 비용도 가족에게는 벅차다. 거기에다 건강도 좋지 않다.

"너무 답답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찾아가 '엄마랑 같이 살게 해달라'고 무릎을 꿇고 몇시간을 사정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한국은 어른을 공경하고 잘 모시는 나라인데 갈 데도 없는 늙은 엄마를 이렇게 대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의 아들 김데니(12) 군도 "할머니가 왜 가족도 없는 러시아로 가야 하느냐. 같이 살고 싶다"고 했다.

경기글로벌센터 송인선 대표는 "돈을 벌기 위해 온 이주노동자의 가족 초청을 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안나 씨처럼 영주권이나 한국 국적을 가진 결혼이민자의 가족 초청을 제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안나 씨 같은 경우 오갈 데 없는 부모를 모시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인권유린이라고 생각한다.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j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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