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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람에 산악영웅 추모 포럼도…울주산악영화제 행사 다채(종합)

송고시간2019-09-08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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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영화, 고전 명작 등 릴레이 상영…현장 표 구하려 긴 줄 늘어서기도

지난해 히말라야서 숨진 故 김창호 대장 포럼…"신루트 개척 주도한 선구자"

'김창호, 히말라야의 방랑자' 포럼
'김창호, 히말라야의 방랑자' 포럼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제4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사흘째 행사가 열린 8일 울주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세미나실에서 포럼 '김창호, 히말라야의 방랑자'가 열렸다. 고(故) 김창호 대장은 지난해 10월 네팔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산군 구르자히말 남벽 직등 신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해발 3천500m에 차려진 베이스캠프에서 사고를 당해 다른 대원 4명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2019.9.8 hkm@yna.co.kr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국내 유일의 국제 산악영화제인 제4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개막 사흘째인 8일 산악영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 상영에다 다양한 학술·전시·문화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맞았다.

이날 울주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언양읍 행정복지센터, 범서읍 선바위도서관, 별빛야영장 등에 마련된 9개 상영장에서 자연과 인간의 삶을 소재로 한 극영화와 다큐멘터리가 릴레이 상영됐다.

가장 먼저 오전 9시 30분 복합웰컴센터 알프스시네마1에서 상영된 '강 그리고 장벽'(미국 벤 마스터스 감독·다큐멘터리)은 미국과 멕시코 접경에 있는 리오그란데강을 따라 감독과 4명의 친구가 1만2천마일을 여행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트럼프 정부의 국경 장벽 건설이 현실적 문제로 대두하면서, 환경운동가들에게도 이 장벽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피할 수 없는 질문이 됐다.

5명의 일행은 자전거, 무스탕, 카누를 타고 국경을 여행한다. 카메라가 포착한 아름다운 풍경 위로 세심하게 준비된 정치적 질문이 삽입됐다.

영화 '강 그리고 장벽'의 한 장면.
영화 '강 그리고 장벽'의 한 장면.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잘 알려진 고전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도 알프스시네마1에서 상영됐다.

'콰이강의 다리'와 '닥터 지바고' 등으로 유명한 데이비드 린이 1962년 연출한 이 작품은 영국 정보국 소속 장교 T.E 로렌스의 자서전 '지혜의 일곱 기둥'을 토대로 극화한 영화다.

영화는 1차 세계대전 중 아랍지역으로 파견된 로렌스가 분열된 아랍의 통합과 독립을 위해 싸우고, 당시 치열한 이해관계로 얽힌 제국주의 서양과 격동의 아랍 사이에서 고뇌하는 모습 등을 그렸다.

자연의 묘사가 탁월했던 원작을 잘 재현한 영화는 와디럼 사막을 또 다른 주인공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영화표는 온라인 사전예약이나 현장 발권을 통해 무료로 배부된다.

이날 복합웰컴센터 현장 발권 코너에는 영화를 관람하려는 관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지는 광경이 자주 반복, 다소 낯설 수 있는 산악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느낄 수 있었다.

6일부터 10일까지 울산시 울주군에서 열리는 국내 유일 국제 산악영화제인 제4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행사장에서 '히말라야 방랑자' 산악인 고 김창호를 소개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6일부터 10일까지 울산시 울주군에서 열리는 국내 유일 국제 산악영화제인 제4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행사장에서 '히말라야 방랑자' 산악인 고 김창호를 소개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복합웰컴센터 세미나실에서는 포럼 '김창호, 히말라야의 방랑자'가 열렸다.

우리나라 최고 산악인으로 꼽혔던 고(故) 김창호 대장은 지난해 10월 네팔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산군 구르자히말 남벽 직등 신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해발 3천500m에 차려진 베이스캠프에서 사고를 당해 다른 대원 4명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국내 최초로 히말라야 8천m 이상 14개 봉우리를 모두 무산소로 등정했으며, 특히 2012년 네팔에 남겨진 가장 높은 미등정봉 힘중(7천140m)을 세계 최초로 등정해 산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황금 피켈상 아시아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듬해인 2013년 에베레스트(8천848m)를 인도 벵골만의 갠지스강 하류의 해발 0m에서부터 출발해 카약, 사이클, 트래킹만으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뒤 무산소 등정으로 정상에 오르면서 히말라야 8천m 이상 14좌 등정에 성공했다. 화석연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등반'이었다.

무엇보다 김 대장은 남들이 올랐던 길(등정주의) 대신 최소한의 장비로 자신의 기술을 앞세워 새로운 루트를 개척하는 방식(등로주의)을 추구하며 산악인들의 존경을 받아왔다.

김 대장이 앞장선 '2016 코리안웨이 강가푸르나 원정대'는 2016년 10월 네팔 안나푸르나 지역 강가푸르나(해발 7천455m) 남벽에 새로운 루트인 '코리안웨이'를 개척한 공로로 2017년 황금피켈상 시상식에서 국내 최초로 황금피켈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김창호, 히말라야의 방랑자' 포럼
'김창호, 히말라야의 방랑자' 포럼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제4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사흘째 행사의 하나로 8일 울주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세미나실에서 열린 포럼 '김창호, 히말라야의 방랑자'에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고(故) 김창호 대장은 지난해 10월 네팔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산군 구르자히말 남벽 직등 신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해발 3천500m에 차려진 베이스캠프에서 사고를 당해 다른 대원 4명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2019.9.8 hkm@yna.co.kr

영화제 측은 김 대장 가까이에서 산악활동을 해온 전문가들이 불세출의 등반가이자 원정대장·탐험가·기록자·역사가·비평가로서 김창호를 평가하고, 남겨둔 과제를 살피며 한국 산악계를 진단하고자 포럼을 마련했다.

이날 첫 발제자로 나선 오영훈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인류학 강사는 김 대장의 산악인생을 입문·탐사·실험·결실 등 4단계로 되돌아보면서 "김창호는 방대한 탐사, 역사와 문화에 입각한 비평, 깊이 있는 산악 철학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산악사에 유례가 없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 대장과 4번의 등반을 함께 했던 등반가 최석문 씨가 두 번째 발제에서 "미지의 모험을 앞두고 기획하고 준비하는 과정, 산과 등반을 대하는 자세, 등반 후 자료를 남기는 것에 이르기까지 그는 나의 스승이었지만, 그의 탐사와 등반을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면서 "김창호는 한 세기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산악인이다"고 회상했다.

발제에 이어 남선우 대한산악연맹 등산교육원장, 이동훈 한국대학산악연맹 회장, 이성원 히말라얀클럽 부회장 등 3명의 패널이 김 대장의 업적을 기리고 그의 삶과 기록을 되돌아보는 토론을 진행했다.

영남알프스에서 열린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영남알프스에서 열린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8일 울산시 울주군 영남알프스 자락에 자리를 잡은 복합웰컴센터에서 제4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사흘째 행사가 열리고 있다. 2019.9.8 hkm@yna.co.kr

선바위도서관에서는 가족 심리전문가 서천석 박사가 진행하는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상처, 아픔 그리고 치유' 행사가 열렸다.

서 박사는 영화 '타이키'를 관객과 함께 관람한 뒤 영화 속 상처, 아픔, 치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영화는 컴퓨터 게임에 빠진 자녀에게 진짜 자연을 가르치고자 장거리 자동차 여행을 떠난 부모가 오히려 먼저 어긋나고 삐걱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아이보다 부모의 변화와 성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드러낸다.

이밖에 복합웰컴센터 움프아고라에서는 숲해설가와 함께 숲을 배우고 느끼는 '숲 산책-영남알프스가 품은 나무 이야기', 책 '등반중입니다'를 쓴 유학재 작가와의 북 토크 등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저녁에는 알프스시네마4에서 거장 찰리 채플린의 영화 '키드' 상영에 이어 재즈 음악가 진수영·황태룡, 색소포니스트 김오키 등이 공연하는 '시네마 앙상블'이 열렸다.

6∼10일 열리는 올해 영화제에서는 전 세계 45개국 산악·자연·환경 영화 159편이 상영된다. 관객,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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