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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 '악당' 역할 메드베데프, 코트 인터뷰서 '개그 본능'

송고시간2019-09-0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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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으로 질 때는 3-0으로 패한 뒤 무슨 얘기 할지 고민"

나달(왼쪽)과 메드베데프.
나달(왼쪽)과 메드베데프.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US오픈 테니스 대회 내내 팬들의 야유에 시달린 다닐 메드베데프(5위·러시아)가 결승전 명승부를 마친 뒤에는 팬들의 웃음을 끌어냈다.

메드베데프는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에게 2-3(5-7 3-6 7-5 6-4 4-6)으로 졌다.

무려 4시간 50분 접전이 펼쳐진 경기에서 메드베데프는 먼저 2세트를 내주고도 3, 4세트를 따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 대회 전까지 메이저 대회에서 18번이나 우승한 나달에 비해 올해 23세인 메드베데프는 이번이 첫 메이저 대회 결승 진출이었다.

2세트가 끝났을 때만 해도 많은 사람이 '나달의 3-0 완승'을 예상했지만 메드베데프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승부를 5세트로 몰고 갔다.

1949년 이후로는 US오픈 결승에서 0-2로 끌려가다가 3-2로 뒤집은 사례가 나오지 않았는데 메드베데프가 그 가능성을 한때나마 밝힌 것이다.

또 5세트에서도 메드베데프는 게임스코어 2-5에서 4-5까지 따라붙고 이어진 나달의 서브 게임에서 브레이크 포인트까지 잡으며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하지만 메드베데프는 이번 대회 3회전 경기 도중 볼 보이가 갖고 있던 수건을 거칠게 빼앗고, 주심에게도 심한 항의를 하는 바람에 뉴욕 팬들의 눈 밖에 났다.

팬들은 메드베데프에게 야유를 보냈고, 경기 도중 메드베데프는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행동으로 팬들을 자극했다. 심지어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는 "여러분들 덕분에 내가 더욱 에너지를 얻는다"며 팬들과 대립각을 세웠다.

결승전 패배 후 벤치에 앉아 있는 메드베데프
결승전 패배 후 벤치에 앉아 있는 메드베데프

[AFP=연합뉴스]

그러나 이날 준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식 인터뷰에서는 메드베데프가 '악당'에서 '코미디언'으로 변신했다.

메드베데프는 "오늘 경기가 끝나고 나니 나달이 지금까지 18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영상을 차례로 보여주더라"며 "만일 내가 우승했으면 뭘 보여줬을지 모르겠다"고 말문을 열어 2만3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 웃음 폭탄을 투척했다.

그는 '세트 스코어 0-2로 지고 있을 때는 어떤 생각이었느냐'는 물음에 "한 20분 있다가 3-0으로 지고 나면 무슨 얘기를 할지 고민했다"고 말해 또 한 번 팬들을 웃겼다.

메드베데프는 "저도 사람이라 대회 도중에 실수했다"고 솔직히 시인하며 "오늘은 경기를 더 오래 보려는 팬 여러분의 응원 덕분에 제가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다"며 대회 기간에 자신에게 야유를 보낸 팬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이날 메드베데프와 나달의 결승전은 나달이 '크레이지 매치'였다고 할 정도의 명승부였다.

키 198㎝의 장신인 메드베데프는 호리호리한 체형으로 수비력이 좋다는 평을 듣는 선수다.

여기에 워낙 랠리에 강한 나달과 매치업을 이루면서 이날 결승전에서는 20번이 넘는 긴 랠리가 자주 이어졌다.

메드베데프의 코치와 아내.
메드베데프의 코치와 아내.

[AP=연합뉴스]

메드베데프는 1996년생 동갑인 정현(170위·제네시스 후원)을 상대로 2017년 11월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4강에서 패했고, 2018년 1월 호주오픈 2회전에서도 정현에게 패하는 등 그저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결혼한 뒤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메드베데프는 2018년 10월 일본 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올해도 최근 4개 대회에서 우승 1회, 준우승 3회의 성적을 내며 '톱 랭커'로 발돋움했다.

나달은 "오늘 메드베데프는 그가 왜 세계 5위인지 잘 보여줬다"며 "앞으로 우승 기회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그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이날도 나달을 상대로 '코트 위 반란'을 일으킬 뻔했던 메드베데프는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 나달,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의 '빅3' 시대를 종식할 '차세대 선두 주자'로 급부상했다.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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