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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나무합판으로 '아트퍼니처' 만든 두 조각가

송고시간2019-09-0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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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상·김민기 협업해 아라리오뮤지엄인스페이스 '가구'展

아라리오뮤지엄 '가구'전에 나온 토끼 의자. 자작나무 합판을 활용해 만든 것이다.
아라리오뮤지엄 '가구'전에 나온 토끼 의자. 자작나무 합판을 활용해 만든 것이다.

[촬영 정아란]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버려진 나무에 '예술'이 피었다. 서울 종로구 원서동 아라리오뮤지엄 언더그라운드인스페이스에 들어찬 가구 혹은 조각은 폐기장으로 갈 뻔한 자작나무 합판을 가공한 것이다.

비전통적인 '사진 조각'으로 유명한 권오상(45)은 2년 전 김민기(36) 조각가에게 가구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당시 '뉴 스트럭처' '릴리프' 작업을 끝낸 권 작가 작업실에는 종이인형을 오리고 남은 듯한 합판들이 쌓여 있었다. "기능이 있는 무엇인가를 만들고 싶었어요. 마침 자작나무 조각들이 버려지는 것이 아깝기도 했고요." (권오상)

김 작가가 권 작가 합판을 넘겨받아 형태를 잡으면, 두 작가는 다시 의견을 나누며 가구를 다듬었다. 첫 결과물이 뮤지엄 입구에 놓인 녹색 스툴 5점이다. 여러 색을 층층이 칠한 뒤 모서리를 살짝 벗겨내 '녹슨' 듯한 모습을 연출한 시도는 나무 물성을 숨겼다는 점에서 재미난다.

지난 3일 개막한 '가구' 전은 2년간 협업한 결과물 30여 점을 선보이는 자리다.

여기저기 잘려 나간 합판이라는 한계 안에서 분투한 이들의 작업은 잡지에 곧잘 나오는 매끈한 '아트퍼니처'와는 결이 다르다.

집에 하나 놓아두면 좋겠다 싶은 녹색 스툴이나 깜찍한 토끼 의자도 있지만, 반지 선반이나 구멍이 숭숭 뚫린 칸막이처럼 처음에는 도통 '쓰임새'를 가늠하기 어려운 작업도 여럿이다. 회화적인 붓질 흔적도 강하다.

아라리오는 "권오상과 김민기는 디자이너가 전시장에 진입하고자 만드는 '아트'퍼니처도, 예술가가 상업적인 태그를 붙이려고 만드는 아트'퍼니처'도 지향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가구를 협업-예술을 위한 소실점으로서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두 작가는 그만큼 흥미롭지만 고단한 작업 과정을 보낸 듯했다. 다른 작업을 하면서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고단함을 그나마 덜었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김 작가는 "형태를 잡느라, 만드는 시간보다 판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더 길었다"면서 "조각은 제한을 받지 않는데 가구는 기능이나 구조에서 매우 많은 제약이 있음을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권 작가는 "아무리 유명한 작가가 만들어도 가구라는 이름을 달게 될 경우, 쏟는 창작 에너지와 비교해 (가격에) 기본적인 제한선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시 작품은 판매도 가능하다. 같은 작업에 또 도전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 권 작가는 웃음 끝에 판매 결과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시는 12월 8일까지.

버려진 합판으로 '아트퍼니처'에 도전한 두 조각가
버려진 합판으로 '아트퍼니처'에 도전한 두 조각가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아라리오뮤지엄서 '가구' 전시를 여는 김민기(왼쪽)·권오상 조각가. 12월 8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두 사람이 버려진 자작나무 합판을 활용해 만든 조각·가구 30여점을 선보인다. 2019.9.9. airan@yna.co.kr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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