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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6년 키운 인삼 태풍이 망쳤습니다"…강화도 인삼농가의 눈물

송고시간2019-09-1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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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링링'이 휩쓸고 간 강화도 인삼밭
태풍 '링링'이 휩쓸고 간 강화도 인삼밭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강화도 농민들이 10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하점면 인삼밭에서 태풍으로 초토화된 재배시설을 치우고 있다. 2019.9.10 tomatoyoon@yna.co.kr (끝)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태풍이 6년간 공들여 키운 인삼을 하루아침에 망쳐놨어요. 오늘은 비까지 내려 복구는커녕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10일 제13호 태풍 '링링'이 휩쓸고 지나간 인천 강화군 하점면 일대 인삼밭은 마치 포격을 입은 듯한 모습이었다.

인삼을 비와 햇볕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밭에 설치한 차광지와 차광막은 초속 30m를 넘나드는 강풍에 힘없이 찢어지거나 땅에서 뽑힌 지지대와 함께 이리저리 뒤엉켜 있었다.

하늘로 솟아 있던 인삼 줄기는 한쪽으로 휘어지거나 꺾여 부러졌으며 초록빛을 띠던 이파리는 찢어지거나 빗물에 젖어 갈변된 상태였다.

이곳의 인삼은 2∼4년간 재배된 것으로 5∼6년째가 되는 내년과 내후년 가을께 수확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이번 태풍으로 손상돼 폐기될 처지다.

인근 다른 인삼밭에도 수확을 앞둔 6년근 인삼들이 강풍에 크게 손상됐다.

인삼은 과일과 달리 자연재해로 손상되면 상품 가치가 크게 떨어져 가공조차 할 수 없다. 이런 탓에 농민들은 손상된 인삼을 그대로 땅에서 썩게 놔두고 있었다.

수확해봤자 팔리지도 않고 오히려 힘만 축내는 꼴이기 때문이다.

농장주 김모(63)씨는 "인삼은 재배 6년째에 상품성이 가장 높아 밭 여러 개를 1∼2년씩 차이를 두고 재배, 매년 인삼을 수확할 수 있었는데 태풍이 이들 밭을 모두 망쳐놨다"며 "추석 인삼 출하를 앞두고 인삼이 모두 상해 어디서부터 복구해야 할 지 막막하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태풍에 줄기 꺾인 강화 인삼
태풍에 줄기 꺾인 강화 인삼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10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하점면 인삼밭에 태풍 피해를 입은 인삼 줄기가 꺾여 있다. 2019.9.10 tomatoyoon@yna.co.kr (끝)

강화도 남서쪽 화도면 일대 인삼 농가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인삼밭이 태풍 피해를 본 데다 비에 젖어 속히 차광지와 차광막을 설치해야 하지만 현재 인력이 부족해 피해 수습도 벅찬 지경이다.

농민들은 이대로 해가 떠 빗물을 머금은 밭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축축한 땅의 온도가 올라가면 인삼이 상하기 때문이다. 뜨거운 찜기에 인삼을 넣는 꼴이다.

김근석(66) 화도면 상방리 이장은 "해병대원들과 관공서 직원들이 인삼밭에 투입돼 강풍에 부서진 시설을 철거하고 있지만, 아직도 손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김 이장은 "강화군과 정부가 서둘러 나서줘야 농민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화군이 지난 8일 오후 9시까지 취합한 태풍 피해 상황에 따르면 강화도에 발생한 피해 규모는 77억5천만원으로 이중 가장 많은 40억원가량이 인삼 농가와 비닐하우스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모씨는 "인삼 농가에 가장 시급한 것은 차광지와 차광막을 조속히 설치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도 부족해 농민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인천시는 재해보험 보험금 선지급과 경영안정자금 조기지원 등 정부의 피해 대책을 시행하기 위해 관내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또 강화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특별재난지역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의 건의를 받은 대통령이 선포할 수 있으며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지방자치단체는 각종 피해 복구비를 국비에서 지원받아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윤승구 강화군 안전총괄과 안전관리팀장은 "특별재난지역 지정은 해당 지자체의 신청 없이도 정부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다"며 "강화지역 피해가 극심한 만큼 정부가 신속히 결정을 내려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풍 '링링'이 휩쓸고 간 강화도 인삼밭
태풍 '링링'이 휩쓸고 간 강화도 인삼밭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강화도 농민들이 10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하점면 인삼밭에서 태풍으로 초토화된 재배시설을 치우고 있다. 2019.9.10 tomatoyoon@yna.co.kr (끝)

tomato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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