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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사람은 흑인·집시"…伊서 고질적 남북 지역갈등 재점화

송고시간2019-09-15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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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서 남부 출신 이유로 집 임대 거부…살비니 "바보같은 짓"

[ANSA 통신]

[ANSA 통신]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에서 고질적인 남부-북부 지역 간 갈등 상황을 보여주는 일이 재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남부지역 풀리아주 출신인 한 여성(28)은 북부 최대 도시 밀라노에서 집을 구하려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집주인이 임차인이 남부 출신인 것을 알고선 집을 빌려주기를 거부한 것.

집주인은 전화상으로 이 여성에게 "남부 사람들은 그냥 남부 사람들이다. 이는 4천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남부 사람들은 흑인, 집시들과 똑같다"면서 "나는 100% 인종주의자다"라고도 했다.

어이 없는 말을 들은 이 여성이 대화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하자 집주인은 "내가 살비니 지지자라고 공개하라"면서 "나는 지도자 마테오와 함께 한다"고 맞받았다.

'살비니', '마테오'는 북부를 지지 기반으로 하는 극우 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를 가리킨 것이다.

이 일은 피해 여성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대화 내용을 공개하고 관련 음성 파일을 언론사에 제공하면서 알려졌다.

이탈리아 언론들이 이 일을 비중 있게 보도하면서 논란이 일자 집주인은 이 여성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고 한다.

피해 여성은 "집주인의 얘기를 듣고 눈물을 흘렸다. 이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일 이후 연대를 표하는 많은 메시지를 받았다. 이는 우리에게 큰 희망을 준다"면서 "인종주의는 패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세기 중반까지 여러 도시 국가로 쪼개져 있던 이탈리아는 리소르지멘토(Risorgimento) 운동을 통해 1871년 통일 국가를 수립했지만, 상공업이 발달한 중·북부와 낙농업에 치우친 남부 지역 간 경제적 격차와 이에 따른 갈등을 극복하지 못한 채 지금에 이르렀다.

현재 북부와 남부 지역 간 소득 차는 대략 두 배가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부에서는 '가난한 남부를 먹여 살릴 수 없다'며 분리 독립을 외치는 목소리도 득세하고 있다. 살비니의 동맹이 이러한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당으로 꼽힌다.

지식인을 중심으로 국민 통합과 국가 발전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남부-북부 간 갈등을 극복해야 한다는 반성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큰 반향을 얻지는 못한 채 해결 자체가 요원한 상태다.

한편, 살비니는 이번 일에 자신의 이름이 거론된 것과 관련해 "집주인이 바보 같은 짓을 했다. 이는 내 개인적인 생각과 상당히 거리가 있다"며 "북부에서 남부까지 국가를 통합하는 일은 역행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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