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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학생단체 "서울대 청소노동자 죽음, 총장이 사과해야"

송고시간2019-09-17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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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운동에 서울대생 7천800여명 등 1만4천여명 참여…국회의원 11명도 동참

서울대 "청소노동자 휴게실에 환풍기, 냉·난방기 설치할 것"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고 관련 기자회견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고 관련 기자회견

[촬영=김철선]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서울대에서 일하던 청소노동자가 열악한 직원 휴게실에서 숨진 사고와 관련해 학생·교수·노동단체들이 대학 당국의 책임 인정과 휴게공간 개선을 요구했다.

학생모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울대 민주화 교수협의회 등은 17일 오전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한 달 동안 벌인 서명운동 결과를 발표했다.

청소노동자 사망 사고에 대한 대학의 책임 인정과 총장 명의 사과, 노동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에는 서울대 재학생 7천845명을 포함해 졸업생과 교수, 일반 시민 등 총 1만4천677명이 참여했다. 정의당 소속 국회의원 6명 전원과 더불어민주당 김해영·노웅래·김병욱·김현권 의원, 무소속 손혜원 의원 등 국회의원 11명도 이름을 올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서울대 시설노동자와 학생, 교수의 발언이 이어졌다.

최분조 서울일반노조 서울대 시설분회 분회장은 "2000년부터 서울대에서 노조를 설립하고 노동환경 개선에 앞장섰는데, 10년 넘게 요구했지만 대학은 단 한 번도 우리의 말을 듣지 않았다"며 "사고가 발생하니 그동안 내가 무엇을 했는지 부끄럽고, 한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귀한 목숨은 떠났지만, 남아있는 노동자들은 여전히 열악한 현실에서 일하고 있다"며 "더는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동환경 개선이 이뤄질 때까지 끝까지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정근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낮 기온이 35도에 이르던 날, 교도소 독방보다 좁고 찜통같이 더운 휴게실에서 청소 노동자가 사망했다"며 "하지만 학교는 고인의 사망이 지병 때문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청소노동자의 죽음은 우리 사회에서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보여주는 비극"이라며 "서울대는 고인이 처해 있던 열악한 환경을 방치한 책임을 인정하고, 학내 모든 휴게공간을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서울대 민주화 교수협의회 소속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사망 소식을 듣고 '결국 올 것이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여영국 의원은 "가장 평등하고 교육적이어야 할 교육 현장이 가장 불평등한 곳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국정감사를 통해 대학 공간에 제대로 된 휴게공간이 설치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서울일반노조 조합원 200여명은 "인간적인 노동조건 보장하라", "서울대는 책임지고 사과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고인의 추모공간이 마련된 중앙도서관 통로까지 행진했다.

이후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노조 간부 등 대표단은 ▲ 학내 휴게실 개선 ▲ 책임 인정 및 총장 명의 사과 등 요구를 담은 서명문을 기획부총장실에 전달했다.

앞서 서울대 청소노동자 A(67)씨는 지난달 9일 정오께 서울대 공과대학 제2공학관(302동) 직원 휴게실에서 휴식 중 숨졌다. A씨는 평소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고, 수술을 앞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이후 고용노동부는 서울대 청소노동자 휴게공간을 점검하며 실태조사를 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개별 단과대학과 협의해 대학 안에 있는 청소노동자 휴게실을 모두 지상으로 올리고, 환풍기 시설과 냉·난방기를 설치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학 본부에 서명문 전달하는 대표단
대학 본부에 서명문 전달하는 대표단

[촬영=김철선]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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