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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돼지열병 백신 없고 경로도 모르는데"…농가 '속수무책'

송고시간2019-09-1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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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사육두수 1위 홍성 농가 "잔반 안쓰고 매일 소독해도 불안"

돼지 열병 확산 방지 총력
돼지 열병 확산 방지 총력

(대전=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국내에서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병한 지난 17일 오전 대전시 서구 한 양돈 농가에서 방역 차량이 돈사 주위를 소독하고 있다. psykims@yna.co.kr

(홍성=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20여년 전 홍성에 처음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의 악몽이 떠오르네요. 그땐 백신이라도 있었는데…지금은 속수무책이네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18일 경기 연천까지 확대된 가운데 충남 홍성군 홍북읍에서 돼지 3천여마리를 키우고 있는 양봉규씨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그렇게 총력 방역을 했는데 결국 국내도 뚫리고야 말았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돼지 흑사병'이라고도 불리는 ASF는 폐사율이 최대 100%에 이르는 돼지 전염병이다.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으나 돼지는 한번 감염되면 폐사하는 치명적인 병으로 아직 백신이나 치료 약이 개발되지 않았다.

특히 홍성은 전국 최대 규모의 양돈 농장이 밀집한 탓에 한번 감염되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우려가 있다.

홍성 축사 방역하는 소독 차량
홍성 축사 방역하는 소독 차량

[홍성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홍성에서는 현재 410개 농가가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58만5천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홍성군은 지난 3월부터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전화 예찰을 하고 위험 농가에 대해서는 연중 바이러스 검사를 하는 등 대비하고 있지만, ASF는 백신이 없기 때문에 차단 방역에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

군 관계자는 "구제역은 예방 백신이라도 있지만, ASF는 한번 걸리면 전멸"이라며 "바깥출입을 하지 못하는 축산 농가들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불안해하며 전화를 하시는데, 지금으로서는 출입 제한과 자가 소독밖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양봉규 씨도 걱정하는 가족들의 전화를 받으며 집 안에서 분무 소독만 하고 있을 뿐 뾰족한 수가 없어 답답한 상황이다.

사료는 운송 차량이 검역을 통과하면 늦게나마 받을 수는 있지만, 약품 등 부자재는 일절 받지 못하고 있고 출하 시기가 된 돼지들도 도축장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다.

양씨는 "20여년 전 처음 구제역이 발발했을 때는 식구들까지 석 달 동안 외출을 하지 못했다"며 "사료를 제외한 잔반은 일절 먹이지 않고 매일 소독을 하는 등 온갖 대책을 다 쓰고 있는데 과연 효과가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며 불안해했다.

구제역은 발생 후 반년이 지나면 재입식이 가능하지만, ASF에 감염된 농가는 3년 동안은 재입식을 못하고 자칫 폐쇄될 우려까지 있어 농가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양씨는 "ASF가 발생한 경기지역 농가도 울타리도 치고 소독도 철저히 하는 등 매뉴얼을 다 지켰다는데 이렇게 되지 않았느냐"며 "어디서 유입됐는지라도 알면 제대로 방어를 할 텐데 원인을 모르니 더 불안하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군은 홍주종합경기장의 거점소독시설을 광천가축시장까지 2곳으로 확대하는 한편 전날 김석환 홍성군수를 본부장으로 하는 ASF 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해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김동진 대한한돈협회 홍성군지부장은 "농가들은 모임을 자제하고 차량 통제·소독을 철저히 하는 한편 야생멧돼지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울타리를 견고하게 하는 등 방역에 힘쓰고 있다"며 "농민들도 '축산 1번지'로서의 명성을 지킬 수 있도록 소독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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