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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용의자 DNA감정 책임자 "설마 했는데 확인하고 경악"(종합)

송고시간2019-09-19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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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필원 국과수 법유전자과장…"용의자 특정한 순간 소름 돋아"

화성 사건 계기로 국과수 들어온 지 28년 만에 '결실'

"DNA 혈액형 분석법 최근 개발…과거 조건에서는 오류 가능성 있어"

화성 연쇄살인사건 용의자 DNA감정 총괄한 강필원 국과수 과장
화성 연쇄살인사건 용의자 DNA감정 총괄한 강필원 국과수 과장

[행정안전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제공=연합뉴스]

(세종·원주=연합뉴스) 권수현 이재현 기자 = "설마 했는데 3건에서 모두 동일한 유전자 프로필을 확인하다니…놀라다 못해 경악스러웠습니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이 계기가 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들어왔는데 용의자를 특정하는 작업을 맡아 하게 됐네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에서 DNA분석 등 유전자 감정을 총괄하는 강필원(56) 법유전자과장은 19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만감이 교차하는 목소리로 소회를 밝혔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1991년 보건연구사 경력공채로 국과수에 들어온 강 과장은 국과수에서 처음 DNA 감정을 시작한 1992년부터 지금까지 이 분야에서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다 겪은 베테랑이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2014년 세월호 침몰을 비롯해 연쇄살인범 유영철·김길태 사건 등 숱한 대형재난과 흉악사건에서 DNA 감정을 통한 피해자 신원확인 작업에 직접 참여했다.

그런 강 과장도 이번에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감정물을 분석해 용의자를 특정한 순간 "소름이 돋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경찰에서 7월에 화성사건 감정물을 가져오기 시작해 8월 초부터 어제까지 차례로 9차, 10차, 7차, 5차 사건의 감정 결과가 나왔다. 이 가운데 남성 DNA가 없었던 10차 사건 감정물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건에서 동일한 DNA 프로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남성이 처제 성폭행 살인사건으로 수감 중인 A씨임을 확인하고 순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설마 했는데 정말이지 경악스러웠다"고 말했다.

강 과장은 화성 살인사건을 계기로 국과수로 들어오게 된 자신이 사건의 용의자 확인 작업까지 맡게 돼 만감이 교차한다고 했다.

그는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DNA 감정을 할 수 없어 일본에 의뢰해야 했다. 관련 전공자로서 관심을 갖던 차에 국과수에서 전문가를 뽑으면서 이 길로 들어섰다"며 "화성 사건 때문에 입사했는데 30년 가까이 지나 그 용의자를 확인하게 되다니 정말이지 소설 같다"고 말했다.

강 과장은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된 2006년 이전에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질문에는 "아쉬워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용의자의 혈액형이 과거 경찰이 추정한 화성 연쇄살인 범인의 혈액형인 B형과 다른 O형인 것으로 나타나 혼선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강 과장은 "당시 피의자의 순수 혈액으로 분석한 혈액형이 아니라 유류물 분석을 통한 간접적인 결과이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제약 조건에서는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 당시의 유류물을 통한 혈액형 분석법은 피해자의 유류물과 피의자의 유류물이 혼합됐거나 기타 오염 물질의 영향을 받는 등 제약조건이 있기 때문에 혈액형이 B형으로 반응할 수도 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강 과장은 특히 "우리나라에서 1992년부터 시작된 DNA 분석은 최근에는 DNA를 통한 혈액형 분석법까지 개발됐고, 보다 정확한 분석 방법을 통해 용의자의 혈액형을 O형으로 특정했다"며 "이 같은 분석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통해 미량의 DNA에서도 보다 정확한 정보를 분석해 낼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래픽] 국과수 DNA 감식 과정
[그래픽] 국과수 DNA 감식 과정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1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현재 다른 범죄로 수감 중인 A(50대) 씨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jin34@yna.co.kr

그는 "DNA 분석 장비와 시약의 품질 등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국과수 DNA 감정관 노하우도 그동안 대형 사건·사고를 접하면서 크게 향상됐다"며 "또한 DNA 감정물 분석은 아주 예민한 작업으로 작은 변화에도 결과가 달라져 몇 년 전에 같은 검사를 했다고 해서 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강 과장은 "무엇보다 수형자 DNA 데이터베이스(DB)가 공소시효 이후인 2010년에 만들어져서 그 이전에는 (동종범죄자 DNA와) 대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면서 "화성 사건 감정물의 DNA와 수형자 DB 대조가 이번에 처음 이뤄지게 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범인을 꼭 찾아내고 싶었다. (이번 용의자 확정으로) 모든 국민이 느꼈을 안타까운 마음이 조금이라도 해소됐으면 한다" "앞으로 나머지 화성 사건의 DNA 감정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inishmore@yna.co.kr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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