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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년전 대한제국 국빈에게 대접한 한식 메뉴 첫 공개(종합)

송고시간2019-09-20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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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공공도서관서 식단 찾아…덕수궁 '황제의 식탁'展

신세계조선호텔,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재현
신세계조선호텔,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재현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모델과 셰프들이 국빈으로 대한제국을 찾은 미국 제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딸 앨리스 루스벨트가 1905년 9월 20일 덕수궁 중명전을 방문했을 때 고종과 함께한 전통식 한식 오찬을 재현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9.20 kane@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신선로에 고기·해산물·채소를 넣어 함께 끓인 열구자탕, 비빔 메밀국수인 골동면, 숭어 살과 소고기를 함께 끓인 수어증(숭어찜), 편육, 생선전과 전복초, 각종 재료를 꼬치에 꿰어 만든 화양적, 약밥….

대한제국 황제 고종이 한반도를 침탈하려는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초청한 앨리스 루스벨트가 1905년 9월 20일 덕수궁 중명전 오찬에서 받은 음식들이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당시 미국 대통령 딸인 앨리스는 미국 아시아 순방단 일원으로 방한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20일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공개한 미국 뉴욕 공공도서관 소장 대한제국 황실 오찬 식단에 따르면 메뉴는 17개, 소스는 3개였다.

배추와 무로 담근 국물 있는 김치와 두텁떡, 후식인 정과·원소병, 배·밤·포도·홍시 같은 과일이 상에 올라왔다. 소스로는 간장에 초를 넣은 초장, 겨자에 식초와 꿀을 더한 개자(겨자), 꿀이 준비됐다.

고종이 51세가 된 것을 기념해 1902년 치른 연회와 고종·순종 생일상에 나온 음식으로 구성한 이날 식단은 대한제국이 서양인에게 서양식 코스 요리를 대접했다는 기존 견해를 뒤집는다.

앨리스 루스벨트가 국빈 오찬에서 한식을 먹었다는 사실은 자서전 '혼잡의 시간들'에서도 확인된다. 그는 "우리는 황실 문양으로 장식한 조선 접시와 그릇에 담긴 조선 음식(Korean food)을 먹었다. 내가 사용한 물건은 내게 선물로 주었고, 작별 인사에서 황제와 황태자는 각각 자신의 사진을 주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식단표 뒷면에는 황제가 여성과 공식적으로 한 최초의 식사라는 기록이 있다"며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내세운 구본신참(舊本新參)의 개혁 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 상차림"이라고 설명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미국 장관 윌리엄 태프트가 이끄는 순방단에게 제공한 식사는 1905년 중명전에서 황제가 치른 세 번의 오찬 중 두 번째"라며 "고종은 전통적 잔칫상을 마련하는 등 지극 정성을 다해 대접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대한제국이 차린 서양식 연회 음식을 재현한 신세계조선호텔 이미영 조리팀 대리는 "색감은 서양음식보다 수수하지만, 모든 재료를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만든 점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정희정 한국미술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한 공간에서 황제와 앨리스 루스벨트가 차등 없이 먹기 위해 황실 여성 생신 음식상을 전례로 삼아 메뉴를 구성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 음식문화사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신세계조선호텔,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특별전 참여
신세계조선호텔,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특별전 참여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모델과 셰프들이 국빈으로 대한제국을 찾은 미국 제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딸 앨리스 루스벨트가 1905년 9월 20일 덕수궁 중명전을 방문했을 때 고종과 함께한 전통식 한식 오찬을 재현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9.20 kane@yna.co.kr

1905년 식단은 덕수궁이 21일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전시실에서 개막해 11월 24일까지 진행하는 특별전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에 전시된다. 이 전시는 덕수궁이 지난해부터 추진하는 '황제의 의·식·주' 기획전 중 두 번째 행사다.

고종 생일상에 올린 음식을 기록한 발기(發記), 독일인 손탁 서명이 들어간 동의서, 황실 연회 초청장, 앨리스 루스벨트가 고종에게서 받은 사진, 이화문 그릇도 처음으로 선보인다. 서양인들이 조선 음식문화를 기록한 책과 궁중에서 사용한 소반, 다양한 그릇도 관람객과 만난다. 대한제국 황실 음식을 고증해 만드는 과정을 촬영한 영상도 상영한다.

전시 공간은 개항, 대한제국 선포와 변화의 시작, 황제의 잔칫상, 대한제국 서양식 연회, 대한제국 국빈 연회 음식, 황실 연회로의 초대로 나뉜다.

덕수궁은 특별전과 연계해 다음 달 4일과 11일에 각각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장과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강사로 나서는 강연회를 개최한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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