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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내부 신호, 양성자가 전달한다"

송고시간2019-09-2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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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괴팅겐대 연구진, 저널 '네이처'에 보고서

프랑스 국립박물관에 있는 루브르 선형 입자가속기(AGLAE)
프랑스 국립박물관에 있는 루브르 선형 입자가속기(AGLAE)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단백질은 살아 있는 모든 세포에 꼭 필요하다. 단일 세포 내부 또는 세포와 세포 사이의 신호 전달에 필수적이고, 물질대사에선 생체 효소 역할도 한다.

단백질이 관여하는 세포 신호에 문제가 생기면 여러 가지 질병이 올 수 있다. 이런 단백질 신호가 어떻게 생기는지를 둘러싸고 학계의 논쟁이 끊이지 않은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

그런데 양성자(proton)가 세포 내에서 '인스턴트 메신저'와 비슷한 신호 전달자 역할을 한다는 걸 독일 괴팅겐대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살아 있는 세포 내에서 이런 작용을 하는 프로톤의 움직임을 전자 현미경으로 관찰한 건 처음이다. 이 발견은 질병이 생기는 메커니즘을 더 잘 이해하고, 새로운 치료 약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한다.

이 연구는 괴팅겐대 분자 효소학과의 카이 티트만 교수와 이 대학 부설 '물리 화학 연구소'의 리카르도 마타 교수가 주도했고, 보고서는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19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보고서 개요에 따르면 실제로 프로톤의 움직임을 관찰하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먼저 인간의 단백질에서 고순도 단백질 결정을 배양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했다. 입자가속기를 운용하는 함부르크 소재 DESY(독일 전자싱크로트론 연구소)의 도움도 받았다.

그러나 연구팀은 춤을 추는 거 같은 프로톤의 움직임을 보고, 단백질 분자 내의 멀리 떨어진 부위들이 어떻게 신호를 주고받는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마치 전류가 전선을 따라 흐르는 것과 비슷했다.

연구팀은 또한 전례가 없을 만큼 상세하게 수소 결합 구조를 보여주는 고해상 단백질 영상도 확보했다. '저 장벽 수소 결합(low-barrier hydrogen bonding)'이라고 하는 이 구조는, 두 개의 무거운 원자가 한 개의 프로톤을 효율적으로 공유하는 것이다.

이 영상 데이터는, 수십년간 논쟁거리였던 저 장벽 수소 결합 구조가 정말로 단백질 분자 내에 존재하고, 실제로 신호 전달 과정에서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걸 보여줬다고 과학자들은 평가한다.

괴팅겐 소재 '막스 플랑크 생물 물리·화학 연구소'의 펠로(선임연구원)인 티트만 교수는 "세밀히 관찰한 프로톤의 움직임은 뉴턴의 요람(Newton's cradle)과 매우 비슷해 보였다"라면서 "단백질 분자 내에서 프로톤은 즉각적으로 다른 부위와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타 교수의 랩(실험실)은 양자 화학 연산으로 모의 실험해, 프로톤의 신호 교환 메커니즘을 보여주는 새 모델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는 "프로톤이 일치된 방식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건 오래전부터 알았다"라면서 "단백질 분자가 프로톤을 신호 전달에 이용하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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