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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소녀상 전시 중단은 21세기 검열문화 드러낸 사건"

송고시간2019-09-2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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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선 연구교수, 서강대 '한일 기억 워크숍'서 발표

'표현의 부자유' 전시 팸플릿 품은 소녀상
'표현의 부자유' 전시 팸플릿 품은 소녀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이 사건은 21세기 검열 문화의 실상을 위태롭게 드러내는 실례다. 우익 정치세력의 권력과 대중선동, 그리고 예술의 '강요된 침묵'이 강하게 유착된 구조 속에서 어떻게 위험한 기억들이 배제되는가를 보여준다."

박현선 서강대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 연구교수는 이 연구소가 지난 20∼21일 개최한 '전지구적 기억공간으로서의 동아시아' 한일 워크숍에서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가 지난달 일본군 위안부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단을 결정한 데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발표문에서 평화의 소녀상 논란과 전시 중단은 사회적 불안감 해소나 관객 보호라는 관점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하고 "검열은 문제시되는 행위의 표현을 억압하는 데 국한되지 않고, 위험한 기억들을 은폐하고 박탈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아이치 트리엔날레 사태가 2014년 광주비엔날레에서 홍성담 작품 '세월오월'이 전시 유보된 데 이어 작가의 자진 철회로 걸리지 않았을 때 가해진 검열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월오월에 대한 블랙리스트 검열은 개별 작품이 아니라 작가 개인에 대한 통제를 의미하는 '속인주의' 검열 전형을 보여준다"며 "세월오월 전시 취소 이후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국고지원이 대폭 삭감됐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2014년 광주비엔날레와 올해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나타난 양상을 비교한 뒤 "21세기 검열의 근저에는 '배제와 지원'이라는 이중적 통치술이 자리한다"며 돈을 매개로 특정 문화산업을 육성하는 신자유주의적 발상과 국가라는 지배 권력이 문화 생산을 관리하는 전제 정치적 발상이 결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열에 대한 저항이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며 검열이 예술가와 지지자들의 새로운 동맹과 전략을 강요하는 행위라는 외국 학자 견해를 소개했다.

워크숍에서는 '식민지 시대에 대한 비판적 기억은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긴급 토론도 열렸다.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토론에서 '식민지성'과 '근대성'이라는 두 개념이 학문적으로는 분석적이고 이론적인 용어이지만, 실상에서는 과거 경험을 정치적으로 평가하는 데 쓰는 도구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른바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하는 연구자들이 써서 논란이 된 책 '반일종족주의'를 비판적으로 고찰하면서 "한국 역사 담론에서는 근대, 근대성, 근대화에 과도한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학문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의 중요한 원인이 서유럽에서 태동한 근대 개념을 비판 없이 수용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근대성과 식민지성을 다양한 층위에서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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