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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외 성관계는 모두 불법?…인니 대통령, 형법 개정에 제동

송고시간2019-09-2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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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만명 거부권 행사 청원…외국인도 적용돼 관광업계 반발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동성애와 혼전 성관계 등 부부를 제외한 커플의 성관계를 모두 불법으로 규정하는 인도네시아 형법 개정안 통과에 제동이 걸렸다.

22일 일간 콤파스와 CNN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의회에 형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치지 말고 다음 회기로 넘겨달라고 요구했다.

조코위 인니 대통령(좌)의 형법개정 표결 보류 요청 기자회견
조코위 인니 대통령(좌)의 형법개정 표결 보류 요청 기자회견

[콤파스TV]

인도네시아 의회는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 법을 그대로 차용한 현행 형법을 개정하는 작업을 2014년부터 진행, 최근 개정안을 완성해 다음주 표결에 부칠 예정이었다.

하지만 상당수 조항이 샤리아(이슬람 관습법)를 반영해 사생활 침해와 민주주의 퇴행 논란이 불붙었다.

가령 결혼한 배우자가 아닌 사람과 성관계 시 가족이 고소하면 최대 징역 1년에 처할 수 있다는 부분이 있다.

또, 혼인하지 않고 동거하는 커플을 마을 촌장이나 가족이 고발·고소하면 징역 6개월 또는 최고 1천만 루피아(85만원)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인도네시아는 동성 간 결혼을 인정하지 않기에 이대로 형법이 개정되면 동성애자들이 처벌받을 뿐만 아니라 합의하고 혼전 성관계를 하는 커플도 처벌 대상이 된다.

기존 형법은 배우자가 있는 남녀가 혼외성관계를 맺은 경우만 간통죄로 처벌했지만, 보수 성향 무슬림 단체들은 혼전 성관계까지 전면 불법화해달라고 요구해왔다.

낙태한 여성에게 최대 징역 4년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한 조항, 미성년자의 피임 제한 조항, 늦게 귀가하는 여성 근로자를 부랑자로 간주하는 조항 등도 논란이 됐다.

아울러 대통령 모욕죄가 2006년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폐지됐음에도 이를 부활시키는 조항을 개정안에 넣었다.

인도네시아는 온건하고 관용적인 이슬람 국가로 분류됐으나, 수년 전부터 원리주의 기조가 강화됐다.

지난 19일 열린 인도네시아 형법 개정안 반대 시위
지난 19일 열린 인도네시아 형법 개정안 반대 시위

[TEMPO.CO]

조코위 대통령에게 형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라고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에 56만명이 넘게 서명했다.

형법이 개정되면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는 외국인도 적용받기에 투자와 관광 위축 우려도 제기됐다.

호주 정부는 이미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교민과 관광객에게 인도네시아 형법이 개정되면 외국인도 적용받는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발리 지방 관광진흥청은 "형법 개정안이 사적인 영역을 침해해 관광업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수정 요구안을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샤리아(이슬람 관습법] 따르는 인니 아체주의 공개 태형
샤리아(이슬람 관습법] 따르는 인니 아체주의 공개 태형

[AFP=연합뉴스]

논란이 거세지자 조코위 대통령은 "개정안에 반대하는 여러 단체의 의견을 검토한 결과 12개 조항과 관련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며 의회에 표결 보류를 요청했다.

이를 두고 인권·사회단체들은 표결 연기가 아니라 개정안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반면 이슬람교 보수파에서는 '외국 정부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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