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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동생 건강문제에 별건수사 논란도…'조국 수사' 변수로(종합)

송고시간2019-10-0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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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건강상태' 언급하며 심문 포기한 동생 구속영장 기각

정경심 교수도 건강문제 호소…조국 장관 "별건수사·반복적 영장청구 개선"

검찰 "채용비리, 웅동학원 의혹의 한 축"…"심문불출석 피의자 영장기각 이례적"

'웅동학원 비리 의혹' 조모씨 영장 기각
'웅동학원 비리 의혹' 조모씨 영장 기각

(의왕=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이 운영해온 학교법인 웅동학원 관련 비리 의혹을 받는 조 장관 남동생 조모씨가 9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대기하고 있던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ham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웅동학원 비리 의혹을 받는 조국 법무부 장관 동생 조모(52)씨의 구속영장이 9일 기각되면서 조 장관 가족을 둘러싼 검찰 수사 전반에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법원이 허리디스크를 호소하는 조씨의 항변을 받아들이는가 하면 조씨의 교사 채용비리 혐의가 '별건수사'에 해당한다는 지적과 사실상 유사한 논리로 영장을 기각해 다른 피의자들의 신병처리 결정에도 변수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 검찰 "허위소송·채용비리 모두 핵심 혐의…별건수사 아니다"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조씨의 영장 기각 사유로 가장 먼저 "주요 범죄(배임) 성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을 들었다.

조씨의 배임 혐의는 웅동학원 사무국장 역할을 하면서 과거 자신이 운영한 건설업체의 공사대금을 달라는 민사소송을 내고 학교법인은 변론 없이 패소하도록 해 채권을 확보했다는 내용이다.

조씨가 대표로 있던 고려시티개발이 1990년대 중반 수주한 공사대금 16억원은 두 차례 소송을 거치면서 지연이자 등이 추가돼 100억원대 채권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법원이 이 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한 것은 "웅동학원이 승소할 가능성이 없는 소송이었으며, 반대로 변호사 선임 비용을 지출하며 소송에 대응했을 경우가 배임에 해당한다"는 일각의 반론을 일정 부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안팎에서는 일반적으로 재판에서도 유무죄를 많이 다투는 배임죄의 특성을 감안할 때 조씨의 영장 발부 여부는 교사 채용 대가로 2억원 안팎의 뒷돈을 받은 채용비리 혐의를 법원이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달렸다는 관측이 많았다.

조국 후보자 집안 소유 사립학교
조국 후보자 집안 소유 사립학교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웅동중학교. 이 학교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집안이 소유한 학교법인 웅동학원 소유의 사립중학교다.[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명 부장판사는 채용비리 혐의에 대해서도 조씨가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는 점"을 영장 기각 사유로 들었다.

검찰 안팎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조씨에게 돈을 전달하며 브로커 노릇을 한 또 다른 조모씨와 박모씨 등 2명이 모두 구속된 상황에서 금품의 종착지인 조씨를 구속하지 않는다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를 지낸 이충상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인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조 장관 동생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오늘은 법원 스스로 오점을 찍은 날이 될 것"이라며 "(채용비리) 범죄 하나만으로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봐 구속을 해야지 기각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브로커들 역시 검찰 조사에서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했고 수수료 명목으로 챙긴 금액은 1천만원 이하 소액이었다. 그러나 해외도피 등 증거인멸 시도 정황이 짙은 점이 구속에 영향을 미쳤다. 법원은 지난 4일 박씨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도망 내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같은 증거인멸을 지시한 조씨의 혐의(증거인멸교사)에 대해서는 별다른 판단을 내놓지 않았다.

명 부장판사는 웅동학원 허위소송 혐의를 '주요 범죄'로, 채용비리 혐의는 '배임수재 부분'으로 구분했다. '주요 범죄'는 다툴 여지가 있고 '배임수재 부분'은 조씨도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으니 구속수사할 사안이 아니라는 판단이었다.

이를 두고 '조씨의 채용비리는 별건수사'라는 주장과 맥이 닿는다는 해석이 나온다. 별건수사 주장은 검찰이 조씨를 일단 구속하기 위해 당초 주요 의혹 사안이었던 허위소송 혐의와 직접 관련이 없는 채용비리 혐의를 찾아내 영장 범죄사실에 포함했다는 취지다.

반면 검찰은 채용비리 의혹 역시 지난 8월말 관련자 제보에 의한 언론보도와 형사고발이 이어졌고, 사모펀드·웅동학원 등 수사의 다른 갈래와 같은 경위로 수사가 시작됐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허위소송과 채용비리는 웅동학원 관련 의혹의 두 축"이라며 "두 가지 모두 조씨의 핵심 혐의로 보고 있으며 별건수사라는 지적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조국 장관, "신속하고 과감한 검찰 개혁 완성할 것"
조국 장관, "신속하고 과감한 검찰 개혁 완성할 것"

(과천=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 8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브리핑룸에서 검찰 개혁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jeong@yna.co.kr

◇ 정경심도 영장청구 가능성…"건강문제가 여론전 영향"

조씨는 사모펀드·입시부정과 함께 핵심 수사대상인 웅동학원 관련 비리의 열쇠를 쥔 인물이다. 채용비리가 벌어진 시기 조 장관 모친 박정숙(81)씨가 이사장으로,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이사로 각각 재직했다. 검찰은 조씨 주변 금융거래 내역을 토대로 조씨가 받은 돈의 행방을 추적하면서 의사결정 과정에 다른 가족들이 얼마나 관여했는지 확인할 계획이었다.

허위소송 의혹과 관련해서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웅동학원 가압류에 대한 법률검토 문건을 조 장관 PC에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다른 가족들로 수사망을 넓힐 기회가 일단 차단된 셈이다.

검찰은 영장 기각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허위소송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를 보강해 조씨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가급적 이달 안에 전체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인 만큼 정 교수가 연루된 사모펀드·입시부정 혐의 입증에 남은 기간 수사력을 집중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할 여지도 있다.

검찰은 전날까지 모두 세 차례 소환 조사한 정 교수에 대해 이르면 이번 주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조씨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 가운데 상당 부분이 정 교수 수사상황과 겹치면서 고민거리가 늘었다.

조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기일이 잡히자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아야 한다"며 심문 연기를 요청했다. 검찰이 입원한 병원에 찾아가 구인영장을 집행하자 심문을 포기했다. 법원은 조씨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수회에 걸친 피의자 소환조사 등 수사경과, 피의자 건강 상태, 범죄 전력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정경심 교수 연구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경심 교수 연구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씨가 병원에 입원하며 '지연전략'을 쓰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었고, 영장실질심사 포기는 통상 혐의를 인정하며 구속 결정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 표시로 해석되는 만큼 영장기각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대법원 자료에 따르면 2015∼2017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한 피의자 32명 가운데 구속영장이 기각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명 부장판사는 "주거지 압수수색을 포함해 광범위한 증거수집이 이미 이뤄진 점"도 감안했다고 밝혔다. 정씨 역시 조씨와 마찬가지로 뇌수술 후유증과 시신경 장애 등 건강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동양대 연구실과 방배동 자택, 증거인멸에 가담한 자산관리인의 직장까지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가족들의 건강문제가 촛불집회 여론전에 일종의 연료 역할을 하는 데다, 조 장관의 검찰개혁 방안이 검찰은 물론 법원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전날 '부당한 별건수사와 수사 장기화 제한', '반복적이고 광범위한 영장 청구 개선'이 포함된 검찰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김영재 수석연구위원은 같은 날 '제2 사법개혁추진위원회'를 제안하면서 법원과 검찰을 동시에 겨냥했다.

민주연구원은 이슈 브리핑에서 "검찰의 압수수색 남발만 문제가 아니라 법원의 압수수색영장 허가 남발은 더 심각한 문제"라면서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법개혁' 다짐이 무색하게도, 무분별한 검찰권 남용에 대해 방관자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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