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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선 철길이 태풍 피해 더 키웠다…영덕·울진서 '논란'

송고시간2019-10-0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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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철도 둑 아래 통로로만 물 빠져…거센 물살에 토사 유입"

철도시설공단 "100년간 홍수위 고려 물흐름 문제없도록 건설"

철길 아래 배수로
철길 아래 배수로

(울진=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8일 경북 울진군 기성면 망양2리에서 공사 중인 동해선 철도 둑 아래에 있는 배수로. 주민은 태풍 '미탁' 때 이 배수로를 통해 물과 토사가 마을로 많이 내려와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한다. 2019.10.9 sds123@yna.co.kr

(영덕·울진=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이번 태풍 피해는 인재인가 천재인가?

태풍 '미탁'으로 경북 동해안에 큰 피해가 나면서 영덕과 울진 주민 사이에선 동해선 철도가 태풍 피해를 더 키웠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태풍 미탁은 1일부터 3일까지 울진에 555.6㎜, 영덕에 382.5㎜의 기록적인 비를 뿌렸다.

많은 비로 영덕과 울진을 중심으로 경북 동해안에 산사태가 나거나 하천이 불어나 둑이 쓸려가는 등 피해가 컸다.

그러나 영덕과 울진 일부 주민은 많은 비 외에도 동해선 철도가 비 피해를 더 키웠다고 주장한다.

현재 동해선 가운데 포항∼영덕 구간은 건설돼 기차가 운행 중이고 영덕∼울진∼삼척 구간은 건설 공사 중이다.

이번 태풍에 큰 피해를 본 울진군 기성면 망양2리 주민은 "많은 비와 더불어 동해선 터널 공사 과정에서 나온 많은 토사가 계곡을 따라 흘러 마을을 덮치는 바람에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했다.

이곳은 태풍이 지나간 지 6일이 지났지만, 마을 길조차 완전히 정비하지 못했을 정도로 집과 길에 토사가 많이 쌓여 있다.

망양2리 마을회관에서 800m가량 하천을 따라 계곡 위로 가면 동해선 철도 공사 구간이 나온다.

이곳은 흙을 쌓아 둑 형태로 철도 기초를 만드는 공사가 어느 정도 끝난 상태다.

이 구간은 산을 뚫어 만든 터널과 터널을 잇는 구간이지만 교량이 아니라 둑처럼 만든 뒤 아래쪽에 네모난 배수로를 통해 물이 내려갈 수 있도록 해놓았다.

계곡 상류 쪽 물이 배수로를 통해서만 아래로 흐를 수 있어 물살이 빠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를 반영하듯 철도 배수로 하류에는 애초 계곡 모습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토사가 많이 쓸려 내려가 파인 곳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봇대도 쓰러져 있어 물살이 거셌음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주민은 터널 공사를 하면서 나온 흙과 돌이 공사장 주변에 쌓여 있었다고 전했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빠른 물살과 함께 흙과 돌이 아래쪽 망양2리로 쓸려와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철도 공사 구간과 마을 사이에 있는 7번 국도는 교량이어서 물흐름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주민 이 모(83) 씨는 "비가 많이 오기도 했지만, 철도공사가 아니었으면 이 정도로 큰 피해가 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임 모(66) 씨도 "집 안팎과 길, 하천에 쌓인 흙과 돌이 어디서 왔겠느냐"며 "태풍이 오기 전에 공사장에 쌓아둔 흙과 돌에 벽을 치고 방비를 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서 발생한 인재"라고 강조했다.

토사에 덮인 마을
토사에 덮인 마을

(울진=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8일 경북 울진군 기성면 망양2리 마을이 태풍 때 상류에서 내려온 토사에 덮여 있다. 2019.10.9 sds123@yna.co.kr

영덕군 병곡면 백석리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 마을에서 침수된 집은 10여곳에 이른다.

백석리 마을회관에서 직선거리로 150m가량 떨어진 계곡 상류 쪽에서는 동해선 철도 건설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곳 역시 철도 기초 구간이 교량이 아닌 흙을 쌓아 만든 둑 형태였다.

주민은 철도 아래 통로를 통해 많은 흙과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복개된 하천을 막는 바람에 마을로 물과 토사가 넘쳤다고 주장한다.

주민 성모(68) 씨는 "철도 공사 구간을 보면 이곳뿐만 아니라 토사가 아래로 무너져 내린 곳이 많다"며 "토사가 빗물과 함께 하천을 막아 피해를 키운 만큼 건설업체나 철도시설공단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2m 깊이 하천 막은 흙
2m 깊이 하천 막은 흙

(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지난 7일 경북 영덕군 병곡면 백석리에서 한 주민이 태풍 '미탁' 때 막힌 하천을 가리키고 있다. 깊이 2m인 이 하천은 태풍 때 상류에서 내려온 많은 돌과 흙으로 덮였다. 2019.10.9 sds123@yna.co.kr

영덕군 강구면에서도 동해선 철길로 지난해 10월 태풍 '콩레이'에 이어 이번 태풍 미탁 때도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 나온다.

강구시장을 기준으로 남서쪽 계곡에 있는 화전리 들판 한중간 약 10m 높이에 강구역이 들어서면서 전체 길이 약 340m의 둑 형태 철길이 생겼다.

이 철길 둑은 한 모퉁이에 도로와 하천 부분 30m 길이 구간만 뚫려 있다.

주민은 산과 산 사이를 잇는 철길 둑이 비가 올 때 댐 역할을 하면서 빗물이 마을 길을 타고 지대가 낮은 오포리와 강구시장 일대를 덮쳤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해 태풍 콩레이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강구역 건설 때 과거 100년간 홍수위를 고려해 물흐름에 문제가 없도록 건설한 만큼 침수와 무관하다"고 밝힌 바 있다.

철길 둑
철길 둑

(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지난 7일 경북 영덕군 병곡면 백석리에서 공사 중인 동해선 철길 둑. 주민은 태풍 '미탁' 때 철길 공사로 물과 토사가 마을로 많이 내려와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한다. 2019.10.9 sds123@yna.co.kr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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