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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리아 철수, 45년 전 사이공 연상"<더타임스>

송고시간2019-10-1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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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임 오바마 정권의 실책 능가"

"닉슨, 사이공 모욕적 철수 후 소련 붕괴 이끌어…트럼프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터키의 침공에 시리아 북부 쿠르드인 가족이 피란을 떠나고 있다.[EPA=연합뉴스]

지난 10일(현지시간) 터키의 침공에 시리아 북부 쿠르드인 가족이 피란을 떠나고 있다.[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시리아 동부 사막의 어딘가에서 미군들이 헬기에 뛰어오른다. 이는 마지막으로 철수하는 것으로 조급하면서도 모욕적 결말이다.

한편에서는 이들 미군을 위해 일해온 현지인들이 틀림없이 함께 태워달라고 간청했을 것이다.

시리아 정권 혹은 터키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들이 주도할 정치적 환경 속에서 이들 현지인의 미래는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4일(현지시간) 미군의 시리아 동부 철수 모습을 이같이 묘사하며, 이는 45년 전 사이공 몰락 당시의 상황을 연상시킨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이런 유사점이 미국이 패하지 않았다는 측면을 포함해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이데올로기를 앞세워 싸웠던 미국의 군사적 모험은 퇴각으로 끝나게 됐다고 전했다.

이런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실패이기도 하지만,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시리아 정책과도 무관치 않다는 게 신문의 지적이다.

오바마는 재임 시 시리아 전쟁 개입을 일찌감치 결정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개입할지에 관해서는 다른 세력들의 적극적인 자세와 달리 완전한 해법을 찾겠다며 계속해서 결정을 못 내리고 망설였다.

오바마 정권 하에서 미국은 시리아의 정권교체를 추구하면서도 사실상 유일한 해법이랄 수 있는 군사력 동원은 원치 않았다. 대신 일부 반군을 무장시키는 쪽을 택했다. 하지만 이들 반군은 시리아 정권과 다른 지하디스트 그룹의 표적이 됐고 미국으로서도 승리를 쟁취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바마는 시리아 정부 쪽에 화학무기를 쓰면 대응에 나서겠다고 위협했으나 막상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도 않았다는 게 더타임스의 설명이다.

오바마는 특히 한창 기세를 올리던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해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며 '쿠르드 민병대'(YPG)와 제휴하는 쪽을 택했다.

YPG가 터키 내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내 분파라는 게 터키의 입장이지만, YPG 무장이 불러올 결과에 대해 터키 정부 쪽을 제대로 적극적으로 설득하지도 못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터키의 침공에 시리아 북부 고향을 등지는 쿠르드 가족[EPA=연합뉴스]

지난 10일(현지시간) 터키의 침공에 시리아 북부 고향을 등지는 쿠르드 가족[EPA=연합뉴스]

오바마 정부의 이런 대처도 문제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자를 능가한다는 게 더타임스의 진단이다.

시리아 동부의 미군이 지키던 지역을 물려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 지역을 반영구적으로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는 뜻을 천명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반면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은 1991년 이라크 쿠르드족을 확고히 보호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트럼프의 이런 태도는 미국이 중동 분쟁에서 빠져나오겠다는 약속과 일치하지만, 이란에 대한 압력을 지속하겠다는 것이나 러시아의 영향력에 맞서 미국의 이익을 지키겠다는 다짐과는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재임 시 동남아에 대해 했듯이,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을 더는 우선순위에 두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닉슨 대통령은 베트남에서 철수하는 순간부터 외교정책 참모인 헨리 키신저를 통해 마오쩌둥이 이끄는 중국과 비밀회담을 개시했다. 장기적으로 유라시아와 세계 정치를 재편한다는 목적이었다.

결과적으로 닉슨 대통령은 사이공에서 모욕적인 철수를 했지만, 15년 후 소련 붕괴라는 극적인 반전을 이뤄냈다는 게 더타임스의 평가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시리아에서의 반전과 관련해 어떤 보상 방식을 준비하는지, 계획을 가졌는지조차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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