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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축구 사령탑 벨 "첫 외국인 감독 영광…한국 팀에 매력"(종합)

송고시간2019-10-2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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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감독 "선수 중심 팀 문화 만들겠다…목표는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

김판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 "다른 축구 접목할 시기라고 판단"

기자회견하는 콜린 벨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기자회견하는 콜린 벨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한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인 콜린 벨 감독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9.10.22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한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콜린 벨(58) 감독은 선수 중심의 팀 문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벨 감독은 2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편안하면서도 선의의 경쟁을 통한 발전을 도모하는 선수 중심의 팀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영국 국적인 벨 감독은 28세에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마인츠에서 선수 생활을 마친 뒤 코블렌츠 감독을 맡아 30년간 축구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2011년 SC 07 바드 노이에나르 감독을 시작으로 올해 6월까지 약 8년간은 여자팀 감독을 지냈다.

2013년 독일 여자 분데스리가 FFC 프랑크푸르트 감독을 맡은 그는 2014년 독일컵 우승, 2015년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2015-2016시즌에는 노르웨이 명문 아발드네스를 지휘했고,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는 아일랜드 여자 국가대표팀을 감독을 지냈다.

김판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외국인 감독 4명과 한국인 감독 1명을 후보군에 넣고 선발을 진행했다"며 "여러 가지 검증을 거친 후 10월 대표팀의 미국 평가전에서 벨 감독을 초청해 인터뷰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어 "여자축구도 이제는 외국 지도자를 통해 기존과 다른 축구를 접목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며 "선수들에게도 뛰어난 감독을 초청해 더 나은 환경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질문 답하는 콜린 벨 감독
질문 답하는 콜린 벨 감독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한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인 콜린 벨 감독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0.22 jieunlee@yna.co.kr

벨 감독은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이다.

선임 직후 '선수 폭행설'이 불거진 최인철 전 감독의 사퇴 이후 한 달 넘게 이어지던 사령탑 공백이 해소되면서 여자 축구 대표팀은 본격적으로 2020년 도쿄 올림픽 예선 준비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대한민국 여자 축구 대표팀의 첫 외국인 감독이 돼서 영광입니다"라는 한국말 인사로 기자회견을 시작한 벨 감독은 "미국과의 평가전을 보면서 한국팀에 대한 매력과 잠재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공을 소유할 때 자신감이 넘쳤다. 미국과 2차전에서는 상대보다 좋은 경기를 펼쳤다"며 "세트피스 대처 부분에서 약점이 있는데 수비력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이를 보완해 보겠다"고 말했다.

벨 감독은 선수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감독의 첫 임무라며 선수 중심의 팀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만간 선수들과 만나는데, 선의의 경쟁을 통해 발전할 수 있는 선수 중심의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며 "한국과 유럽 문화에 장점만 모아 더 나은 팀을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여자실업축구 WK리그를 지켜보면서 선수들에 대한 전체적인 분석을 진행할 것"이라며 "각 팀의 코치들과도 따로 만나 선수들을 빨리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벨 감독 감독은 12월 부산에서 열리는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데뷔전을 치른다. 첫 경기는 12월 10일 중국전이다.

벨 감독은 "상대가 강한 만큼 도전 의욕이 생기는 대회"라며 "국내 리그 선수들을 테스트할 기회로 삼아 최선의 결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중요한 목표는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며 "이를 달성한 후에는 2023년 여자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벨 감독과의 일문일답.

질문 답하는 콜린 벨 감독
질문 답하는 콜린 벨 감독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한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인 콜린 벨 감독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0.22 jieunlee@yna.co.kr

-- 코치진 구성은 어떻게 할 것인가.

▲ 수석코치 후보군을 받아두고 여러 상황을 고려 중이다. 한국인 스태프는 미국전 그대로 할 것이다. 미국에서 스태프들의 일하는 모습을 보고 만족했다. 지금은 기존 환경에 맞춰 감독인 내가 변화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 한국팀의 특징과 장단점은 무엇인가.

▲ 공을 소유할 때 자신감이 보였다. 미국과 두 번째 경기에서 압박을 강하게 하고 공격적인 경기를 했다. 세계 최강인 미국 상대로 경기 전체를 지배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많은 부분 좋은 모습을 보였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한국이 미국보다 더 나은 팀이라는 걸 보여줬다. 단점을 굳이 꼽자면 세트피스다. 체격의 어려움이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세트피스 자체를 최소화해야 한다. 상대 선수들이 들어오기 전에 먼저 수비 대형을 갖춰야 하고, 상대를 골대부터 먼 곳으로 밀어내야 한다.

-- 구체적인 목표는.

▲ 다가오는 동아시안컵에서 강한 상대들을 상대한다. 도전 의욕이 생긴다.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가 아니라 영국에서 뛰는 선수들 차출이 힘들 것으로 안다. 국내 선수를 테스트할 좋은 기회라고 보고 최상의 결과를 가져오겠다. 두 번째는 올림픽이다. 본선 진출이 최우선 목표다. 이후에는 2023년 월드컵 진출을 목표로 잡겠다.

-- 위르겐 클롭 감독과 한 팀에서 2군 감독을 맡은 적이 있다. 어떤 영향을 받았나.

▲ 클롭과는 25년 동안 알고 지냈다. 2001년에 마인츠 23세 이하 감독으로 부임해 매년 두세 명씩 1군에 올려보냈다. 클롭과 축구 철학을 많이 공유하고 있다. 첫째는 항상 경기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 둘째는 선수에 대한 높은 이해도다. 셋째는 코치진과 선수의 좋은 관계다. 무엇보다 감독은 선수의 마음을 얻어야 성공할 수 있다. 전술은 그다음이다. 그런 면에서 클롭 감독은 세계 최고다. 클롭 감독은 빠른 템포와 에너지를 원했는데 나도 마찬가지다. 우리 여자대표팀도 그런 역량과 재능을 갖고 있다고 판단한다.

-- 남자와 여자 축구를 오가면서 느낀 차이점이 있다면.

▲ 가장 큰 차이는 체격이다. 여자팀에서는 190㎝ 이상의 선수를 찾기 힘들다. 또 여자 선수들은 감정이 더 풍부하다. 그뿐만 아니라 스펀지처럼 감독에게 와서 소통하고 배우고 싶어하며 경기에 대한 질문도 더 많이 한다. 여자 선수들의 이러한 특징들을 잘 활용해 이기는 팀을 만들겠다. 이를 통해 어린 여자 선수들이 꿈을 꿀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여자축구에 대한 시선도 바꿔놓고 싶다. 많은 사람이 남자축구와 여자축구를 비교하는 오류를 범한다. 그러나 이 둘 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여자축구는 여자축구의 시선으로 봐야 한다.

-- 내년 2월 올림픽 예선까지 시간이 얼마 없는데.

▲ E-1 챔피언십은 팀에 나를 소개할 기회다. 경기를 치르며 통해 선수 분석을 하겠다. WK리그의 코치들도 따로 만나겠다. FIFA가 허락한 소집 기간은 약 10일이다. 그때는 우선순위를 정해 짧은 시간에 집중해야 한다. 선수들을 잘 아는 코치들과 소통해 미리 특징을 파악하겠다.

-- 최근 문제가 있었던 북한과도 경기해야 하는데.

▲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 북한은 또 하나의 상대 팀일 뿐이다. 아일랜드 대표팀 시절 북아일랜드와 경기를 치렀다. 남북 대결처럼 많은 관심을 끈 경기였는데 두 번 다 승리했다.

-- (김판곤 위원장에게) 외국인 감독 선임 배경과 목표는.

▲ 현장에서는 다들 한국축구를 잘 아는 국내 지도자가 좋겠다고 했는데 딱 한 분이 2002년의 예를 들면서 외국인 감독이 왔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한국에서 오래 지도자의 길을 걸어오신 분들을 격려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이젠 외국 감독님을 모셔서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보다는 다른 축구를 접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당장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감독님이 오셔서 3년 정도를 길게 보고 여자 축구를 더 발전시켜줬으면 좋겠다. 선수들의 요청도 있었다. 그들에게 좋은 환경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었다.

-- 한국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는 무엇인가. 앞으로 선발하려는 여자 선수의 기준은 어떻게 되나.

▲ 한국 선수들의 잠재력을 봤고,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확신했다. 김 위원장과 대화를 나누면서 여자축구 부흥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 감명받았다. 선수는 나이와 무관하게 실력만 충분하면 언제든 대표팀에 올 수 있다. 최고의 선수로 최고의 팀을 꾸릴 것이다. 첫 소집을 이후 선수들과 논의하면서 팀의 정체성을 확립하겠다. 교과서적인 것보다는 경기를 바꿀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갖추면 좋겠다.

trau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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