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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브렉시트 입법절차 당분간 중단…연기 가능성 커졌다(종합3보)

송고시간2019-10-2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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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英 총리, 조기 총선 개최 추진할 듯…브렉시트 혼란 가중

EU 반응 엇갈려 "3개월 추가 연기 승인" vs "단 며칠 연기만 가능"

영국 브렉시트 (PG)
영국 브렉시트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런던·서울=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이영섭 기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관련 법안의 신속 처리를 추진했지만 하원의 벽에 가로막혔다.

오는 31일 23시(그리니치표준시·GMT) 예정된 브렉시트 시한까지 법안 통과가 어려워지면서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영국 하원은 2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탈퇴협정 법안을 사흘 내로 신속 처리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계획안'(programme motion)을 찬성 308표, 반대 322표로 14표차 부결했다.

통상 영국 하원에서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는 수주일이 걸린다.

英, 브렉시트 입법절차 당분간 중단…연기 가능성 커졌다(종합3보) - 2

정부는 그러나 브렉시트 예정일까지 열흘도 채 남지 않은 점을 고려해 EU 탈퇴협정 법안 통과 절차를 사흘로 줄이는 내용의 '계획안'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법안 관련 토론 시간을 제한하고, 하원을 밤늦게까지 열도록 해 오는 24일까지 법안 통과에 필요한 3독회를 모두 끝낸다는 계획이었다.

영국의 법안 심사과정은 3독회제를 기본으로 한다.

정부는 전날 EU 탈퇴협정 법안 및 설명서를 공개하면서 제1독회 단계를 마쳤다.

하원은 이날 '계획안' 표결 전 제2독회 표결에서는 찬성 329표, 반대 299표로 30표차 가결했다.

이는 브렉시트 관련 법안이 의회에서 승인된 첫 사례이자 존슨 총리가 의회에서 거둔 첫 승리를 뜻하기도 한다고 미 CNN방송 등 외신은 의미를 부여했다.

전임 테리사 메이 총리 재임 기간 의회는 브렉시트 관련 법안을 단 한 차례도 승인하지 않았다.

제2독회 표결이 가결되면서 EU 탈퇴협정 법안이 하원의 첫 관문을 넘은 것으로 평가됐지만, 가결된 지 15분 만에 이어진 표결에서 '계획안' 부결이라는 문턱에 걸리면서 존슨 총리는 또 다시 패배를 맛봐야 했다.

110쪽의 본문과 124쪽의 설명서로 이뤄진 EU 탈퇴협정 법안은 영국과 EU 간 합의한 탈퇴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영국 내부적으로 필요한 각종 법안을 말한다.

기존 EU 회원국으로서의 법률 등을 영국 국내 법률로 대체하고, 전환(이행)기간, 상대국 주민의 거주 권한, 재정분담금 등 영국과 EU 간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법적 효력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야당은 2차 대전 이후 영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이 법안을 단 사흘 동안 제대로 검증하기란 불가능하다며 '계획안'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다.

앞서 영국과 EU 양측은 지난 17일 오전 브렉시트 재협상 합의에 도달했다.

당초 영국은 의회의 통제권 강화를 위해 브렉시트 비준동의 이전에 정부가 EU와의 협상 결과에 대해 하원 승인투표(meaningful vote)를 거치도록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그러나 승인투표 개최 시도가 범야권 및 하원의장에 잇따라 가로막히자 이를 생략하고 바로 EU 탈퇴협정 법안을 상정했다.

'계획안' 표결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영국 하원의 모습 [AFP=연합뉴스]
'계획안' 표결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영국 하원의 모습 [AFP=연합뉴스]

'계획안' 통과가 좌절되자 존슨 총리는 곧바로 EU 탈퇴협정 법안 상정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영국의 '브렉시트 3개월 추가 연기' 요청에 어떻게 대응할지 EU가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하원이 사실상 브렉시트 연기를 위해 투표한 데 대해 "매우 실망했다"며 영국이 "더 큰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한편으로 오는 31일 '노 딜' 브렉시트를 단행할 준비를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떻게 해서든 우리는 방금 하원이 찬성표를 던진 합의안을 가지고 EU를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존슨 총리가 보다 합리적인 법안 통과 의사일정을 제안한다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이언 블랙퍼드 하원 원내대표는 존슨 총리가 또다시 "굴욕적인 패배"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자유민주당 조 스윈슨 대표는 존슨 총리가 '벼랑 끝 전술'이 아니라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위한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존슨 총리는 이날 법안 토론 과정에서 하원이 '계획안'을 부결시킬 경우 법안 자체를 취소하고 조기 총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나는 결코 이 일을 몇 달 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의회가 브렉시트 단행을 거부하고, 내년 1월이나 그 이후로 이를 연기하려 한다면 정부는 이를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될 경우 "매우 유감스럽게도 법안을 취소한 뒤 총선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브렉시트 추가 연기 요청에 대해 EU 내에서는 연기 기간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EPA=연합뉴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EPA=연합뉴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EU 탈퇴협정 법안의 신속처리가 영국 의회에서 거부된 뒤 트위터로 "노 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 영국의 브렉시트 연기 요청을 받아들이도록 EU 27개국 정상들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존슨 총리는 지난 19일 EU와의 새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승인 투표가 영국 의회에서 보류되자 이전에 통과된 법률에 따라 오는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의 3개월 추가 연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마지못해 EU에 발송했다.

지난달 제정된 EU 탈퇴법(벤 액트)은 이날까지 정부가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이나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의회 승인을 얻지 못하면 존슨 총리가 EU에 브렉시트를 2020년 1월 31일까지 3개월 추가 연기하도록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게끔 규정했기 때문이다.

투스크 의장은 이와 관련, 영국이 요청한 브렉시트 연기에 대한 승인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도록 위해 EU 27개국 정상이 별도 회담을 갖지 않고 서면으로 합의를 진행할 것을 제안하겠다고 덧붙여, EU가 내년 1월31일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하는 방안을 수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프랑스는 브렉시트 추가 연기 기간을 "단 며칠"로 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AFP는 보도했다.

아멜리 드 몽샬랭 유럽 담당 장관은 이날 프랑스 상원에 "영국 의회가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단 며칠"의 연기 기간이 필요한지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이 외에 브렉시트 합의안 자체를 재검토하기 위해 기간을 연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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