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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in제주] 예멘인 인도적 체류허가 1년…낯섦에서 익숙함으로

송고시간2019-11-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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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적 체류허가자 17%만 제주에…"점차 안정적인 삶 꾸려"

식당·마트·공장 등 도내 곳곳서 종사, 일부는 구직 중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평범해요(Normal)."

평범한 일상 지내는 예멘 난민
평범한 일상 지내는 예멘 난민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29일 제주시 삼도동의 할랄식당인 와르다에서 만난 예멘인과 그의 친구들의 점심식사 메뉴. 2019.10.29 dragon.me@yna.co.kr

29일 제주시 삼도동의 할랄식당인 '와르다'에서 만난 예멘인 모하마드(25)는 '제주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모하마드는 지난해 입도해 제주시 내 한 사무실에서 6개월간 근무하고 있다.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은 지 1년가량. 점심시간을 활용해 한국에서 인연을 맺은 지인들을 만나고 있던 그는 한국의 여느 근로자와 별반 다르지 않은 평범한 모습이었다.

일주일에 세 번씩 제주외국인근로자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중인 그는 꽤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뽐냈다.

덕분에 한번은 한국인 친구가 운영하는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책방을 같이 찾아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읽기도 했다.

모하마드는 "주말에는 한국인 친구들과 축구를 하거나 와르다에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며 "제주에서 지내고 있는 예멘인들 모두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더는 커다란 여행용 가방을 끌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와르다에서 1년 넘게 메인 쉐프로 일하고 있는 아미(26)도 보통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아미는 식당 사장인 여자친구와 지난 4월 결혼을 했다. 당시 예멘 난민과 제주 여성과의 결혼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주로 식당과 집을 오가며 지내지만, 쉬는 날은 부인과 집 근처를 걷거나, 드라이브하는 등 여느 신혼부부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아미와 같은 식당에서 일하는 모따심(26)은 부산 세라믹 회사에서 6개월간 일하다 최근 제주에 다시 내려왔다고 했다.

모따심처럼 다른 지역으로 떠났다가 다시 제주로 온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출입국 예멘난민(CG)
제주출입국 예멘난민(CG)

[연합뉴스TV 제공]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난민 인정자와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은 414명 중 17.3%(72명)만이 제주에 남아있다.

나머지 예멘인들은 제주보다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가 더 많고, 외국인 커뮤니티 등 인프라가 갖춰진 곳을 찾아 전국 각지로 흩어졌다.

제주에 남아 있는 예멘인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안정적인 삶을 꾸려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로 어선업, 양식업, 요식업 등 내국인 일자리 수요가 적은 직종에 종사하고 있지만, 1년 전보다 다양한 삶을 살고 있다.

마트와 녹차 밭, 감귤 포장 상자 공장, 심지어 킥복싱 선수도 있다.

마트 직원으로 1년 넘게 일하고 있는 예멘인들은 매대 정리가 수준급이 됐다. 짧은 영어와 한국어였지만 동료들과 일하는 데 지장은 없었다.

한 예멘인은 짤막한 제주어까지 구사하며 지역사회에 녹아들었다.

마트를 오가는 손님 그 누구도 예멘인 직원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

감귤 포장 상자 공장에서 근무하는 예멘인 부부는 최근 신세를 지던 곳에서 독립하고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렸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1년 넘게 예멘인들과 일하고 있는 A씨는 "제주에는 일자리가 많지 않아 남아있는 예멘인들이 많지는 않다"면서 "그중 반은 일자리를 구해 안정적으로 지내고 있고, 그중 반은 계약이 끝난 경우가 많아 현재 다른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멘인에 대한 지원이 전보다 많이 줄어 힘들어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자립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 예멘인 난민 심사 (PG)
제주 예멘인 난민 심사 (PG)

[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사진합성

지난해 초 내전을 겪은 예멘인들이 대거 제주로 입도해 난민신청을 하자 국내에서는 난민수용 여부를 놓고 찬성과 반대 측으로 갈려 큰 논란이 벌어졌다.

특히 법무부가 작년 4월 30일 난민 인정심사와 체류 대책이 미비한 가운데 이들 예멘인이 제주 외 다른 지역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출도제한' 조처를 내리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예멘인 500여 명이 제주 섬에 묶이게 되자 이들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됐고, 사회적 긴장감도 커졌다.

각종 가짜 뉴스와 찬·반 갈등 속에서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6개월에 걸친 난민 심사를 벌여 세 차례에 걸쳐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심사 결과 지난해 난민신청을 한 예멘인 총 481명(신청 포기자 3명) 중 단 2명만이 난민으로 인정받았다.

이외 나머지 412명은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았고, 56명은 단순 불인정 됐다. 신청 포기자 등 14명은 직권 종료됐다.

인도적 체류 허가 기간은 1년으로, 현재 제주출입국청은 지난해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은 예멘인들을 대상으로 체류 기간 연장 신청을 받고 있다.

제주출입국청은 현재까지 예멘 내전이 진행 중인 상황으로, 범법 행위 등의 특이 사항이 없을 시 체류 기한을 연장해주고 있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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