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국가기간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댓글댓글페이지로 이동

[팩트체크] 北, 이동식발사대서 ICBM 쏠 수 있나 없나

송고시간2019-11-05 11:26

댓글댓글페이지로 이동

정의용 "어렵다" 발언하자 '2년전 ICBM발사때 이동발사대 이용' 지적

국방장관·국정원 "이동식발사대서 바로 쏘지 않았단 취지" 해명

전문가 "현재 北기술상 어려울수도"…軍 "0.001%의 가능성에도 대비"

"문제핵심은 北이 동창리 밖에서도 ICBM 쏠 수 있다는 점" 지적도

2017년 북한의 ICBM급 화성-17형 발사 모습
2017년 북한의 ICBM급 화성-17형 발사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이 2017년 11월 29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시험발사하는 모습이라며 북한 노동신문이 다음 날 보도한 것이다. 2017.11.30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나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북한 미사일 관련 발언이 논란을 불렀다.

당시 질의에 나선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북한이 동창리(평안북도 철산군 소재) 미사일 기지를 폐기하더라도 이동식발사대(TEL)를 활용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정의용 실장은 "ICBM은 TEL로 발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동석한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도 "현재 북한의 능력으로 봐서 ICBM은 TEL로 발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과 김 차장의 발언은 곧바로 사실 여부를 놓고 논란을 불렀다.

북한은 2017년 7월 4일과 28일에 '화성-14형'을, 같은 해 11월 29일에는 '화성-15형'을 각각 시험 발사하는 등 ICBM급 미사일을 누차 발사한 바 있다. 이때 북한은 TEL을 이용해 미사일을 발사 장소로 옮긴 뒤 고정식 발사대나 지상 거치대 등을 이용해 발사했기에 'TEL로 발사하긴 어렵다'는 정 실장 말은 틀린 말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정 실장이 대통령을 수행해 해외 출장을 간 상황에서 국방부와 국정원은 '북한이 ICBM 발사에 TEL을 이동수단으로 이용한 것은 맞지만 TEL에서 바로 발사한 것은 아니다'는 게 정 실장 발언의 취지였다고 대신 설명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 실장이) TEL을 움직여서 바로 그것(ICBM)을 쏜 게 아니라 고정식 발사대나 지지대 등을 사용해서 발사했다는 차원에서 답변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도 같은 날 국회 정보위 보고 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북한은 ICBM을 TEL에 실어 발사 지점으로 이동했고, 고정 거치대에 세워 놓은 뒤 TEL은 현장을 벗어났고, 고정 거치대에서 발사했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TEL을 이용해 ICBM을 쏜 것은 맞지만 TEL에서 바로 쏜 것은 아니라는 말이었다.

그렇다면 현 상황에서 북한이 TEL에서 바로 ICBM을 쏘는 것이 정 실장 말대로 '어려운지' 여부에 우선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은 5일 "지금 북한이 가진 TEL 중에는 (ICBM의) 높은 중량을 견디는 것이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상태'라는 전제를 달아 북한이 보유한 TEL에서 바로 ICBM을 쏘지는 못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 연구위원은 또 "북한이 미국 동부까지 타격가능한 수준의 ICBM을 쏘려면 산소를 공급하는 산화제로 사산화이질소를 써야 하는데, 끓는 점 21.69℃, 어는 점 -11.2℃로 야전에서의 운용에 제약이 있는 사산화이질소를 쓸 경우 TEL에서 발사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국방부는 북한이 TEL에서 직접 발사할 수 있을 만큼 기술적 진보를 이뤘을 가능성을 '제로'로 단정하진 않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놓았다.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은 2017년에 이동식 발사대로 (ICBM급 화성-15를) 발사 위치까지 운반해서 그 자리에서 고정된 별도의 받침대를 이용해서 발사했다. 그 이후 2년 정도 지났기 때문에 군사 기술적인 보완 노력을 지속해 왔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군은 0.001%의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TEL의 손상을 피하기 위해 그동안 TEL에서 직접 ICBM을 쏘지 않았을 뿐, TEL에서 직접 발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진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입장으로 해석됐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문제의 '본질'은 북한이 한미 정찰 자산을 통한 식별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동창리 발사장 등의 고정 발사시설에서 ICBM을 발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ICBM을 TEL로 이동시킨 뒤 발사함으로써 사전탐지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TEL에서 바로 ICBM을 쏠 수 있는지, TEL에서 분리해 별도의 거치대를 세워야 하는지 여부도 발사 사전 탐지 가능 여부에 '차이'를 가져오는 요인이지만, 그보다는 북한이 TEL을 활용한 '이동 발사'가 가능하다는 점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문제의 핵심은 북한이 동창리 시설이 없어도 이동식 발사장치를 이용해 ICBM을 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아직 TEL에서 ICBM을 직접 쏘는 것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그것은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고 말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TEL은 미사일을 이동시켜서 탐지하지 못하게 해 놓고 쏘는 것이 목적"이라며 "꼭 TEL 위에서 쏘아야만 하는 것이 아니며, 다른 나라를 봐도 TEL로 ICBM을 이동해 놓고 TEL의 파손을 막기 위해 북한의 화성-15형 발사때처럼 TEL에서 미사일을 분리해 놓고 쏘곤 한다"고 말했다.

국감서 발언하는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국감서 발언하는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서울=연합뉴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일 오전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 경호처 등의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11.1

jhcho@yna.co.kr

핫뉴스

전체보기

포토

전체보기

댓글 많은 뉴스

포토무비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