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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리더인 사람이 진정한 리더다"

송고시간2019-11-0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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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의 비밀 파헤친 책 '배철현의 위대한 리더'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리더는 '스스로에게 리더인 사람'이다. 혼자 있을 때 자신에게 리더인 사람이 남들과 함께 있을 때에도 '리더'다."

고전문헌학자 배철현 씨가 리더십의 역사와 리더 마인드를 총체적으로 정리한 '배철현의 위대한 리더'를 펴냈다.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를 지낸 저자가 낸 여덟 번째 저작. 자신의 이름을 제호에 직접 내건 첫 번째 저서여서 더욱 눈길을 모은다. 7년 전 시골로 이주한 저자는 '글쓰기가 깊은 생각'이라는 신념으로 묵상의 글쓰기에 몰입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리더는 일상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사람이다. 일상을 인생의 첫날처럼,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생각한다.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의 시구 '카르페 디엠(오늘을 즐기라)'처럼 순간을 포착해 최선으로 전환시켰을 때 진정한 행복이 있다는 얘기다.

"리더는 순간을 장악하여 예술로 승화하는 사람이다. 자신을 좌지우지하려는 구태의연한 '과거의 진실'을 끊임없이 소멸하는 자다. 따라서 리더는 일상에서 스스로에게 온전하고 완벽한 사람이고, 스스로에게 존경받을 만한 사람이다."

카리스마의 기원을 묘사한 네덜란드 화가 헤르브란트 반 덴 에크하우트의 1665년 작품 '아들 사무엘을 엘리 제사장에게 바치는 한나' (살림출판사 제공)

카리스마의 기원을 묘사한 네덜란드 화가 헤르브란트 반 덴 에크하우트의 1665년 작품 '아들 사무엘을 엘리 제사장에게 바치는 한나' (살림출판사 제공)

리더십의 부재라고 할 만큼 우리 현대사에서 진정한 리더를 찾기 힘들었다. 경제성장 등으로 외형은 커졌으나 내적 공허와 빈곤감이 해소되지 못한 채 짙은 그림자를 남긴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리더십의 빈곤이었다. 철학과 신념을 지닌 리더가 그만큼 드물었다는 뜻이다.

저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기인 2016년 중반에 이 책을 기획했다고 한다. 임기가 아직 1년 반 정도 남아 있었지만 때 이른 레임덕 현상으로 사회가 뒤숭숭해진 무렵이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화두를 늘 마음속에 품고 있던 그로서 '가진 자' 또는 '사회 지도자'가 가져야 할 덕목에 대해 속 깊이 고민했다.

박 전 대통령의 중도 하차로 처음 생각한 출간 시기를 놓쳤으나 더욱 진지하게 리더십을 천착하면서 스스로에게 보내는 질문과 해답의 깊이도 더해갔다. 진정한 리더는 누구인가? 공동체를 이끄는 리더의 덕목은 과연 무엇인가? 리더는 정치·경제·교육·종교 등은 물론 작은 집단 공동체 어디에나 있다.

저자는 지도자가 어떤 마음가짐을 갖춰야 하는지 그 기원을 고전과 역사인물에서 찾았다. 그리고 이상적 리더의 모습을 고전 속에서 발견해냈다. 고전문헌학자이자 종교학자라는 전공과 장점을 최대한 살려 고대 그리스어·라틴어·고대 이집트어·수메르어·아카드어·산스크리트어·고대 페르시아어 문헌 속에 실린 리더십의 비밀을 파헤친 것이다.

거기서 보석처럼 찾아낸 위대한 리더의 대전제가 '카리스마'와 '자비', '안목', '원칙'이었다. 이 네 가지 대전제는 각기 세 가지 키워드로 분류하며 그 덕목을 차례로 탐색·판독해나갔다. '콘템플라치오', '마아트', '메', '파토스', '샬림투', '카타르시스', '요가', '프로노이아', '프로네시스', '나끄바', '아리야', '호시아' 등의 리더 마인드가 그것이다.

대전제 중 하나인 '카리스마'는 신이 부여한 리더의 품격으로, '매력적인 권위'를 뜻한다고 한다. 카리스마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이라는 저자는 "리더는 묵상, 임무, 수련, 이야기 그리고 자기 확신을 통해 카리스마를 획득하고 강화한다"고 말한다. 평범한 인간이 고독의 과정을 통해 비범한 인간으로 다시 탄생한다는 얘기다.

다음은 타인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능력인 '자비'. 역지사지의 마음을 가진 리더는 오직 수련을 통해 카리스마를 몸에 익힌 자만이 이 자비를 베풀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최고의 덕목인 자비는 어머니가 자신의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치기를 주저하지 않는 것처럼 모든 생명을 아끼고 사랑한다.

세 번째 요소인 '안목'은 죽음의 시점에서 지금을 상상하는 용기라고 들려준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것을 나도 보려는 욕심이 아니라 남들이 지나친 것을 남다르게 볼 수 있는 힘이라는 것. 리더는 반복적 응시를 통해 대중이 볼 수 없는, 공동체가 가야 할 길을 선명하게 보는 자로 듣고 또 듣는 경청을 매우 중요시한다.

'원칙'은 리더의 생각과 말, 행동의 문법을 뜻한다. 리더는 단순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원칙의 소유자로, 그런 원칙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지키는 삶으로 어떤 역경이나 유혹의 폭풍도 단호히 극복해낸다. 저자는 "마음속에 숨겨진 자신의 고유 임무를 깨닫고 그것을 자신의 삶 안에서 조화롭게 배치하는 능력이 바로 원칙"이라고 덧붙인다.

"리더는 거대한 산과 같다. 등산하는 사람들은 그 안에 심어진 나무와 흐르는 시냇물을 보고 감탄하지만 그 산 전체를 볼 수 없다. 위대한 리더는 산처럼 멀리서 봐야 비로소 그 윤곽을 드러낸다."

"한 공동체를 규정하는 인물이 바로 리더다. 리더를 보면 그 공동체의 수준을 알 수 있다. 리더는 그 공동체가 선출한 최선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를 리더로 선택하는가?"

살림. 432쪽. 2만2천원.

배철현의 위대한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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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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