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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거세지는 美 '동맹 압박'에 국익 최대화로 대처해야

송고시간2019-11-0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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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 미국 고위 관료들이 주요 현안과 관련해 대거 한국을 찾아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이목이 쏠린다. 지금 한미 간에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임박 등 한반도 안보 지형에 큰 영향을 미칠 굵직한 과제들이 가로놓여 있다. 시간상 우선 눈길이 가는 사안은 오는 22일 자정까지 연장되지 않으면 시행이 종료되는 지소미아 문제다. 한미일 안보협력과 직결돼 미국도 관여하는 이 문제는 애초 일본 정부가 촉발했다.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에 아베 신조 총리 정부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을 어긴 국제법 위반 행위", "한국은 믿을 수 없는 나라"라며 수출규제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지소미아 종료는 청구권협정 해석 차이를 무시한 일본의 일방적인 보복이 불러온 한국의 불가피한 대응이다. 우리 정부의 대화 노력에도 일본의 완고함으로 진전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때 아베 총리에게 다가간 '깜짝 환담'을 계기로 일부 호전 조짐이 나타나 그나마 다행이다. 아베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와 양국 정부의 더욱 적극적인 협상 노력을 기대한다.

6일 외교부와 국방부를 찾은 스틸웰 차관보는 기자들에게 한일 정상의 회동을 "한일 관계가 개선되는 것을 주시하는 과정에서 '고무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소미아와 관련해 "환상적인 논의를 했다"고만 언급했지만 어떤 식으로든 의견을 냈을 것이다. 미국 정부가 지소미아를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의 상징으로 여기며 한국의 종료 결정에 우려와 불만을 표출해온 만큼 지소미아 연장과 한일 갈등 해소의 필요성을 강조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미국이 일본 입장에 치우친 목소리를 내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한국 내에서 제기된다. 미국에는 오래전 먼 나라의 이야기일 수 있지만, 한국민에게는 참혹한 전쟁의 아픔을 치유하고 제대로 된 사과와 배상을 받아야만 하는 절박한 문제다. 양국의 청구권협정 해석 차이에도 아베 정부는 개인 청구권까지 완전히 소멸했다며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일본의 주장대로 한일이 신뢰할 수 없는 관계라면 군사정보도 공유할 수 없다는 우리의 입장을 미국에 잘 이해시켜야 한다. 우리 정부가 수출규제 철회와 지소미아 연장을 교환하자는 타협안을 제시했지만 이마저도 일본이 외면하는 형국이다. 당사국 간 노력이 우선이겠으나 미국의 중재 역할도 최대한 활용해야 할 이유다.

미국의 과도한 방위비 분담 요구도 난제다. 스틸웰 차관보는 미국의 도움을 받았던 한국은 이제 지역 발전의 강력한 기여국이며 훌륭한 파트너라고 했다. 이는 한미가 금주 방콕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논의한 아세안 개발 협력 추진에서 한국의 기여 확대를 강조한 말이겠지만, 연말까지의 협상에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올리려는 압박과도 맥을 같이한다. 때마침 방한한 제임스 드하트 미국 방위비분담협상 대표가 한국 수석대표와 국회 및 언론계 인사들을 만난다고 한다. 협상 진행 중에 미 측 수석대표가 회의 일정과 관계없이 건너온 행보는 이례적이다. 한국 내 여론을 파악하고 증액 논리를 설명할 것이다. 미국은 현행 분담금의 5배 이상인 50억 달러를 제시하고 있고, 유사시 한미 연합위기관리 범위를 국제사회로 넓히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에서 반발 여론이 인다. 스틸웰 차관보가 방문한 외교부 청사 앞에서 열린 시위가 한 사례다. 외교부에서는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이 참석한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도 열렸는데 중국 견제에 동참하라는 요구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요구와 압박이 전방위로 밀려드는 형국이다. 이들 협상은 자칫 강국의 논리에 밀리는 합의로 귀결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 두루 지혜를 모아 치밀한 논리로 대응해 국익 최대화를 끌어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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