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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척 덮어둔 일이 만든 비극"…한 소녀의 차가운 성장통

송고시간2019-11-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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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하의 바람'으로 장편 데뷔한 김유리 감독

'영하의 바람'
'영하의 바람'

[비밀의 화원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14일 개봉한 영화 '영하의 바람'은 영하라는 한 소녀의 12살, 15살, 19살 때 삶을 그려낸다.

12살 때는 엄마의 재혼으로 혼자 버려지고 15살 때는 사촌 미진과 이별한다. 19세 때는 집을 떠난다. 엄마가 새아빠와 만든 영하의 새로운 가족은 겉으로 보기엔 문제가 없는 것 같지만 영하를 따뜻하게 보듬어주지 못하고 언제든 균열이 생길 준비가 돼 있는 것만 같다. 영하의 삶에는 차가운 '영하의 바람'이 불고, 영하는 자신에게도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길 바라는 '바람'을 갖는다.

김유리 감독
김유리 감독

[비밀의 화원 제공]

최근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서 만난 이 영화 김유리(33) 감독은 "가정이나 가족은 미성년의 시기일 때 한 사람에게 더욱더 큰 영향을 미친다"며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가슴 속에 안고 사는 이야기에 대해 말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가정사는 여러 가지 사정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아닌 척 모른 척 덮어두고 쌓아둔 일이 있고 이 일이 비극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 싶었어요. 그렇게 생각을 했더니 긴 시간을 다룬 영화가 만들어졌죠."

긴 시간을 다룬 까닭에 영하와 미진을 맡은 배우는 12세, 15세 그리고 19세 때 모두 다르다.

"시기마다 다른 배우로 캐스팅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를 통해 이들이 처한 현실은 변함없이 막막하지만, 영하와 미진은 변해가는 모습을 그릴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가장 비중이 큰 19세부터 캐스팅하고 그와 닮은 이미지로 12세와 15세 배우를 캐스팅했죠."

'영하의 바람'
'영하의 바람'

[비밀의 화원 제공]

영화는 주로 영하의 시선에서 진행되지만, 15세 때 부모를 잃고 이모이기도 한 영하의 엄마(신동미 분)에 의해 다른 친척에게 보내지는 사촌 미진의 이야기도 비중 있게 다뤄진다. 김 감독은 "이 영화가 미진의 이야기로도 읽히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하와 미진을 친구로 설정할 수도 있었겠지만, 굳이 친척으로 했던 것은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기 때문에 둘이 엮일 수 있는 접점이 있었으면 했거든요. 미진이가 영하보다 먼저 차가운 바람을 겪고, 19세의 영하 옆에 끝까지 있어 주죠. 이처럼 친척으로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가 됐으면 했어요."

김 감독은 "영화를 본 관객들도 영하와 마찬가지의 성장통을 겪었을 것이고, 따라서 공감하고 이해하는 지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하의 바람'
'영하의 바람'

[비밀의 화원 제공]

"누구에게나 시련이 닥치는데, 그때 내 옆에 있어 주는 누군가의 존재만으로도 위로를 받고 또 나도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좋겠어요. 또 갈등과 상처는 그 원인이 된 사람을 통해 극복하기는 어렵죠. 연대를 통해,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를 통해 치유되는 것이 아닐까요."

'영하의 바람'은 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그는 최근 여성 서사 영화, 여성 감독이 많아진 추세에 대해서는 "자신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발언할 수 있는 권리가 권력 있는 누군가의 것만이 아니다"라며 "그동안 소외됐던 여성 영화인들의 이야기가 계속 나올 것이고, 그 대열에 나도 합류할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영하의 바람'
'영하의 바람'

[비밀의 화원 제공]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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