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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법절차 무시한 학과 폐지'…법원 "대학 재량권 일탈로 위법"

송고시간2019-11-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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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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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은 채 여러 폐과 대상 학과 중 특정 학과만을 골라 폐지한 대학의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박양준 부장판사)는 A대 교수 이모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폐과·면직 처분 취소를 받아들이지 않은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 교수는 1997년 A대학 전임강사로 임용된 후 2013년 정교수로 승진해 B학과의 교수로 재직해왔다.

A대학은 2013년 B학과를 폐지하기로 의결한 후 신입생 모집을 하지 않았고, 2014년 2월 이 학과를 삭제하는 내용으로 학칙을 개정했다. 이후 재학생들이 차례로 졸업해 2017년 4월 학적부 등록 학생이 더이상 없게 되자 이듬해 학과를 정식으로 폐지하면서 이 교수를 면직 처분했다.

A대학은 2011년 제정된 '구 대학발전 구조조정에 관한 규정'(구조조정 규정)을 B학과 폐지의 근거로 삼았다.

이 규정에는 매년 4월 1일 신입생 등록 인원이 모집정원 대비 70% 미만인 학과에 대해서는 다음 연도에 폐과 절차를 개시하고, 모든 재학생의 졸업 후 폐과 절차가 종료된다고 나와 있다.

이에 이 교수는 '구조조정 규정'이 적법한 절차에 의해 제정되지 않았고, 설령 이 규정에 따르더라도 같은 상황의 다른 학과는 존속시킨 채 B학과만 폐지한 것은 형평에 반해 위법하다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이 교수의 의견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학과 폐지는 적법하게 제·개정된 관련 규정에서 정한 폐과 요건을 충족하고, 적법한 절차에 의해 학과가 폐지된 경우로 한정해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A대학은 2011년 '구조조정 규정'을 제정하면서 공고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고,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며 "또 폐과 기준을 충족한 다른 과들에 대해서는 폐과를 유예한 반면 원고가 소속된 B과만 폐지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A대학은 이미 2013년 7월에 2014학년도 B학과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했다"며 "2014년 2월 학칙을 개정하기 전에 이미 B학과를 폐지하고 신입생 모집을 중단했다는 점에서 (A학대 처분의) 하자는 더 중대하다"고 강조했다.

bookman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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