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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한·아세안 회의 초청 거부하며 남북관계 불만 표출

송고시간2019-11-2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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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친서에 중앙통신 논평으로 응답…관계 경색 분위기 반영

대남 비난은 절제…문 대통령 친서 답신 의식한 듯

문재인 대통령, 북한에 한-아세안 초청 (PG)
문재인 대통령, 북한에 한-아세안 초청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초청한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에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한미공조를 남북관계보다 우선하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남북 정상이 또 만나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북한 지도부의 회의적 시각을 숨기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은 21일 김정은 위원장의 부산 한·아세안 회의 초청 거부 이유와 관련 "흐려질 대로 흐려진 남조선의 공기는 북남관계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며 남조선 당국도 북남 사이에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의연히 민족공조가 아닌 외세의존으로 풀어나가려는 그릇된 입장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엄연한 현실"이라고 밝혔다.

초청 거부 이유가 한국 사회의 부정적인 대북 인식과 여론도 있지만, 그보다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불만임을 읽을 수 있다.

통신은 "지금, 이 순간에조차 '통일부' 장관이라는 사람은 북남관계 문제를 들고 미국으로의 구걸행각에 올랐다니 애당초 자주성도 독자성도 없이 모든 것을 외세의 손탁에 전적으로 떠넘기고 있는 상대와 마주 앉아 무엇을 논의할 수 있고 해결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판문점과 평양, 백두산에서 한 약속이 하나도 실현된 것이 없는 지금의 시점에 형식뿐인 북남수뇌상봉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평양공동선언] 남북 정상, '판문점의 봄이 평양의 가을로'
[평양공동선언] 남북 정상, '판문점의 봄이 평양의 가을로'

(평양=연합뉴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배재만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뒤 악수하고 있다. 2018.9.19 scoop@yna.co.kr

겉으로는 외세의존으로 표현했지만, 지난해 남북 정상이 세 차례나 만나 다양한 합의를 이뤘음에도 한미 당국의 대북제재 공조로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한 데 대한 불만을 고스란히 드러낸 셈이다.

부산에서 남북 정상이 만나봐야 앞으로도 미국의 허가 없이는 남북관계에서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리라는 것이 북한 지도부의 판단임을 재확인했다.

현 정부에 대한 북한의 불신은 남북 정상의 합의가 대북제재에 기반한 한미동맹에 밀리면서 축적돼 오다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을 기점으로 절정에 달했고 여전히 진행형임을 보여준다.

심지어 "저들이 주도한 '신남방정책'의 귀퉁이에 북남관계를 슬쩍 끼워 넣어보자는 불순한 기도를 무턱대고 따를 우리가 아니다"라고 한 대목에서는 남측 외교 행사에 북한을 '들러리'로 내세우려 한다는 불쾌감까지 엿보인다.

북한이 문 대통령의 친서에 김정은 위원장의 답신이 아닌, 조선중앙통신이라는 언론 기사를 통해 입장을 밝힌 것도 남북관계에 대한 북한의 부정적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30일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평양에서의 합의대로 서울 방문이 실현되기를 고대했으나 이뤄지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하면서 내년에는 남북 두 정상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나가자는 뜻을 전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이 문 대통령에 기대 2차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던 때였고 남북관계는 정상회담 직후로 훈훈한 상황이어서 가능했다.

그럼에도 북한은 이번에 문 대통령에 대해 그동안 보였던 거친 표현 대신 나름 절제를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 '노딜' 이후 지난 4월 전 세계에 공개한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문 대통령에게 "오지랖 넓은 '중재자·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라고 했고, 외무성 당국자들이 원색적인 욕설을 퍼붓기도 했던 것과 대비된다.

이번 입장 표명이 비록 언론 논평이라는 형식을 취했지만,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 앞으로 직접 보낸 친서에 대한 답이라는 점을 고려해 나름의 예우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남측에 대한 불만에도 북미대화 우선 기조 속에서 향후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여지를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문 대통령의 초청에 대해 어쨌든 답신을 했고, 내용의 톤도 지금까지 대남 비판의 수위와 비교할 때 굉장히 낮다는 점에서 상황 악화보다는 상황관리에 방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대남전략이 통미봉남이 아니라 선미후남의 전술임을 엿볼 수 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민족자주의 원칙을 준수하고 다른 한편으론 미국의 셈법 전환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달라는 메시지도 담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ch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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