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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주택 관리인, 입주민에 문자 스토킹…경찰 찾았지만 '빈손'

송고시간2019-11-23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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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공사 위탁 관리업체 "퇴사한 뒤라 손쓸 방법 없어"

피해자 "관리인·LH공사 상대 법적 대응 검토"

청년임대주택 관리인이 피해자 A씨에게 보낸 메시지
청년임대주택 관리인이 피해자 A씨에게 보낸 메시지

[독자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지난 9월 서울 서대문구의 한 청년임대주택에 입주한 여성 A(27)씨는 최근 소름 끼치는 일을 겪었다.

A씨가 입주할 당시 건물에 상주하는 관리직원으로 일하다 얼마 안 가 그만둔 50대 남성 B씨가 A씨의 주소로 선물 택배를 보낸 것이다. 발송자 이름은 가명이었다.

놀란 A씨는 선물을 반품했다. 그러자 B씨는 A씨에게 전화를 걸어 "근무할 때 본 입주민 정보로 연락했다. 예뻐서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A씨는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사람이 이래도 되느냐"고 따지며 반품을 요구했다. B씨는 "딸 같아서 그랬다.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체하더니 갑자기 돌변해 "당신을 사랑한다. 하루도 당신 생각을 안 한 적 없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23일 A씨가 한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 따르면, B씨를 고소하고자 지난 20일 경찰서를 찾은 A씨는 빈손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민원실에서 '개인정보를 제삼자에게 유출한 것이 아니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적용하기 어려우며, 스토킹이라고 보기에는 상습성이 부족하다'는 대답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A씨가 남긴 글에는 13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같은 여성으로서 무섭고 불쾌하다", "경찰 대응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이에 한 일선 경찰서 수사팀 관계자는 "주소나 연락처를 관리하는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면, 이를 다른 사람에게 유출한 것이 아닌 이상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처벌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김의지(법률사무소 서담) 변호사는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상 B씨를 개인정보파일을 운용·처리하는 '개인정보처리자'로 판단할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71조 제2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씨가 회사를 나와 사적으로 개인정보를 이용한 것이라 개인정보보호법상 금지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의문이 있으나,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해서라도 일벌백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B씨를 고용한 관리업체는 '난처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위탁을 받아 해당 건물을 관리하는 이 업체 관계자는 "관리실에서 비상시 연락을 위해 입주민 연락처와 이름 등 최소한의 정보를 입주자 카드에 기록해 보관하는데, B씨가 이를 기억하고 있다가 택배를 보내거나 연락하는 데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를 채용할 때 비밀유지각서를 쓰게 하고 위반 시 사규에 따라 징계하겠다고 명시했지만, 이미 퇴사한 상태라 달리 손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LH 관계자도 "위탁업체 선정 시 입주자 개인정보 보호를 중요한 평가지표로 정하고 있음에도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난처하다"며 "피해자가 희망할 경우 거처를 이전해 주는 등, 불안감 해소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건 이후 사비를 들여 집 현관에 별도의 잠금장치를 설치한 A씨는 이런 해명에 "관리업체와 LH 모두 맨 처음에는 B씨가 퇴사했다는 이유로 전혀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다가, 논란이 되자 갑자기 거처 이전 등의 대책을 제시하기 시작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B씨와 LH공사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는 등 법적 대응을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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