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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타다금지법'…혁신 발목잡기인가, 상생 제도화인가(종합)

송고시간2019-12-0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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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타다 측 "법 통과되면 운영 못해"…'붉은 깃발법' 규정

국토부·박홍근 의원 "제도권 틀 내로 수용…무조건 금지 아냐"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공유경제'를 내세운 모빌리티 업계의 발목을 잡는 조치일까, 택시업계와의 상생을 위해 제도권으로 편입하기 위한 수순일까.

일명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논의가 발빠르게 진행되자 이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9일 정부와 국회,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만을 남겨 둔 여객사업법 개정안은 어느 신설 조항을 중점적으로 보느냐에 따라 '타다 금지법'과 '타다 제도권 내 수용법'으로 갈린다.

흔히 '타다 금지법'으로 부르는 이유는 개정안이 34조 2항에서 대여자동차의 경우 관광 목적으로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차를 빌리는 경우 등에 한해서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제한했기 때문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관광 목적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렌터카에 기사를 함께 알선해주는 방식의 '타다'는 불법이 된다.

국회 본회의 절차 앞둔 타다 금지법
국회 본회의 절차 앞둔 타다 금지법

[연합뉴스 자료사진]

반면 개정안 2조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의 일종으로 '여객의 운송과 관련한 다른 사람의 수요에 응해 이동통신단말장치,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 사용되는 응용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인 여객자동차운송플랫폼사업을 규정했다.

이어 49조에서 플랫폼 기업이 차량을 확보해 직접 운송사업을 할 수 있는 플랫폼운송사업, 택시와 가맹계약을 체결해 운송·부가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할 수 있는 플랫폼가맹사업, 플랫폼을 통해 여객운송을 중개하는 플랫폼중개사업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았다.

새롭게 신설되는 플랫폼운송사업 제도에 따라 '타다'와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 정식 절차를 거쳐 정부의 허가를 받고 계속 영업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에서 '타다 금지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개정안이 시행된다고 해서 '타다'가 당장 운행을 그만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개정안이 공포 후 1년 뒤 시행, 시행 후 6개월간의 유예 기간을 뒀기 때문에 일단 현행 방식으로도 '타다'는 1년6개월간은 영업이 가능한 셈이다.

또 49조에 따라 플랫폼운송사업자가 차량을 확보하고 기여금을 낼 경우 운송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타다'도 택시 면허를 빌리거나 구입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타다'의 운행 차량이 1천400대인데 개인택시면허의 권리금격인 면허값이 7천만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타다'가 이 비용을 감수하고 영업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작년에 150억원의 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도 300억원 안팎의 적자가 예상되는 데다 최근 '타다 금지법'의 논의 여파로 추가 투자마저 끊긴 현실을 고려하면 사실상 '타다'의 향후 운영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예측이다.

이 때문에 사면초가의 위기에 놓인 타다 측과 스타트업 업계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재웅 쏘카 대표(왼쪽)와 타다 운영사 VCNC의 박재욱 대표
이재웅 쏘카 대표(왼쪽)와 타다 운영사 VCNC의 박재욱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타다의 모회사인 쏘카 이재웅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연일 "지금이 2019년이 맞느냐" "타다를 사실상 운영할 수 없도록 하는 붉은 깃발법"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타다 금지법' 철회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타다는 타다금지법이 통과되면 운영할 수 없다"며 "1년 반 뒤에는 항공기 탑승권 없이는 공항도 갈 수 없는 서비스가 될 것일 텐데 시한부로 운영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겠느냐"며 울분을 토해냈다.

이 대표가 언급한 붉은 깃발법은 19세기 말 영국이 마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 앞에서 사람이 붉은 깃발을 흔들게 하며 자동차의 속도를 제한했던 법을 말한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8월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 방문 당시 과감한 혁신을 주문하며 언급한 법이기도 하다.

당시 문 대통령은 "영국은 마차업자들을 보호하려고 붉은 깃발법을 만들었는데, 결국 자동차 산업에서 뒤처지고 말았다"며 당시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를 붉은 깃발법에 비유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제도는 새로운 산업의 가치를 키울 수도 있고 사장해버릴 수도 있다"며 "제도가 신산업 성장을 억제한다면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며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이 대표와 모빌리티 업계 입장에서는 정부와 국회가 힘을 합쳐 '타다 금지법'을 연내 통과시키려는 현 상황이 당시 문 대통령의 이 같은 규제 완화와 혁신에 대한 주문에 역행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승차 공유서비스 '차차' 운영사 차차크리에이션의 김성준 명예대표가 "혁신을 외치는 정부로부터 스타트업 차차는 유린당했다"며 "스타트업 창업자로서 절박한 심정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국민의 편익 제고를 더 중요하게 여겨달라"고 촉구하고 나서는 등 모빌리티 업계에서도 불안감이 커지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타다'를 둘러싼 이번 갈등이 작년에 불거진 카카오[035720]의 카풀서비스 논란의 연장선이라며 모빌리티 산업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런 가운데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택시를 보호하려는 의도는 이해가 가지만 그렇다고 미래를 막아버리는 방법이 유일한 대안인가"라며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안 간다"고 지적했다.

당장 '타다'를 이용하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소비자는 없고 기득권만 보호한다" "여야 할 것 없이 자기 지역구 표에만 관심있지 국민의 생활은 안중에도 없다"며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타다'의 회원 수는 150만명이다.

타다와 택시
타다와 택시

[연합뉴스 자료사진]

반면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 등은 개정안이 '타다 금지법'이 아니라고 항변한다.

국토부는 이번 개정안이 '타다' 등 일부 업체의 영업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권의 틀 내로 수용해 공정하게 경쟁하도록 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국토부 측은 "개정 법률이 시행되면 새롭게 신설되는 플랫폼운송사업 제도에 따라 '타다'와 같은 플랫폼 기업들은 정식 절차를 거쳐 정부의 허가를 받고 계속 영업할 수 있게 된다"며 "그동안 현행법 상 예외규정을 활용한 영업, 택시와 현격히 차이가 나는 제도 적용 등으로 발생하던 형평성 논란과 사회적 갈등이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대표가 7년 전 여객사업법 개정안을 거론하며 "2012년 다른 나라에서는 허용돼 있는 기사알선렌터카를 국민 편의를 위해 확대 허용하겠다고 했을 때와 지금 무엇이 달라졌는지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해명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하고 나섰다.

2012년 7월 당시 국토부는 운전면허 미취득자, 운전 미숙자 등도 보다 쉽게 렌터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자동차대여사업의 운전자 알선을 제한적 허용에서 원칙적 허용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여객사업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국토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당시에도 렌터카를 이용한 불법 유상운송은 금지됐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준수사항도 규정했다"며 "당시 법안은 국회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법률 개정 대신 시행령에서 운전자 알선 예외조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조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4년 시행령을 개정,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자동차 임차인과 결혼식 목적의 대형승용차 임차인에 대해 운전자 알선을 허용하게 됐다는 것이다.

다만 당초 운전자 알선 예외 조항의 개정 취지와 기대효과와는 달리 이 규정으로 불법 유상운송 논란, 즉 현재의 '타다' 논란이 발생하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7월 대책을 마련하고,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을 마련했다는 게 국토부의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2012년 당시의 조항 개정은 대여사업자의 사업 형태에서 기사를 알선하도록 하겠다는 것이고 지금 타다의 위치와는 다른 면이 있다"며 "검찰도 '타다'의 영업이 운송 행위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당시 해당 조항의 개정과는 지금 크게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국토위 전체회의 통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국토위 전체회의 통과

[연합뉴스 자료사진]

박홍근 의원도 보도자료를 내고 "개정안은 총선의 표를 의식해서 현 택시업계만을 보호하기 위한 법도 아니며 더구나 타다를 무조건 금지하거나 퇴출시키려는 법은 더구나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새로운 이동서비스를 준비하거나 이미 시행하고 있는 KST모빌리티(마카롱택시), 코나투스(반반택시) 등과 같이 크고 작은 수많은 스타트업과 함께 카카오모빌리티와 우버 등도 이번 여객운수법 개정을 지지하고 하루빨리 제도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길 바라고 있다"며 "개정안은 붉은깃발법이 아니라 택시산업의 혁신과 상생을 위한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도 진화에 나섰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6일 개정안의 상임위 통과 후 "개정안은 '타다'와 같은 혁신적 시도를 금지하는 게 아니다"라며 "혁신 플랫폼 택시가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합법적으로 사업을 시도할 수 있는가 하는 제도의 틀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토부는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택시업계와 관련 단체 등과 함께 기여금 등 시행령에 들어갈 세부 내용을 논의할 계획이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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