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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싸고 편한 전기스쿠터… 전기차 추월한다

송고시간2020-01-0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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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테이션
고스테이션

자판기식 배터리 교환시설 '고스테이션'에서 한 운전자가 전기스쿠터 배터리를 직접 교환하고 있다. '스쿠터계의 테슬라'로 불리는 대만 고고로가 개발한 혁신적 충전방식이다. 고고로 제공

전기스쿠터 열풍이 불고 있다. 2019년 판매량은 약 1만 대로 전년(3천975대)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내연기관을 포함한 전체 오토바이 시장의 약 8%로, 2%대에도 못 미치는 전기차의 네 배 수준이다. 전기스쿠터가 전기차보다 빨리 대중화되리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60만 원대 전기스쿠터 등장에 보조금 동나

정부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전기스쿠터 구매를 지원하고 있다. 일반 스쿠터는 미세먼지 유발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소형 승용차의 여섯 배나 배출한다. 연료가 완전연소되지 않아 유해성분을 다량 배출하는 스쿠터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전기스쿠터는 유해가스를 전혀 내뿜지 않는다. 스쿠터 특유의 요란스러운 엔진소리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전기스쿠터 보조금은 유형과 성능에 따라 대당 200만∼350만 원이다.

하지만 전기스쿠터 보급은 시원치 않았다. 가격이 400만 원대여서 보조금을 받더라도 일반 스쿠터보다 비싸서다. 2016∼2018년 전기스쿠터 6천710대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실제로는 73%인 4천881대 보급에 그쳤다.

상황이 급변한 것은 2019년 4월 국내 중소기업 와코모터스가 289만 원에 'ev-e6'를 출시하면서부터다. 보조금을 감안한 실제 구매가는 60만 원대로 뚝 떨어진다.

성능도 뛰어나다. 보통 전기스쿠터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50km대에 불과하지만, ev-e6는 80km를 달릴 수 있다. 출퇴근이나 장보기용으로 충분한 수준이다. 충전도 편리하다. 굳이 충전소를 찾지 않아도 배터리를 분리해 가정용 콘센트에 꽂으면 된다.

대림오토바이 '재피'도 인기다. 가격은 395만 원(실제 구매가 165만 원)으로 높지만, 주행거리가 112km로 넉넉해서 장거리 출퇴근이나 배달용으로 판매량이 늘고 있다.

ev-e6와 재피의 깜짝 흥행에 보조금이 이례적으로 동이 났다. 2019년 책정된 보조금 예산은 1만 대 분량인 250억 원이었다. 갑작스러운 호황에 스쿠터 업계도 분주하다. 최근까지 정부인증을 신청한 전기스쿠터 모델은 3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v-e6
ev-e6

전기스쿠터 열풍을 일으킨 'ev-e6'. 보조금을 고려한 실제 가격은 60만 원대다. 와코모터스 제공

◇매연·소음 걱정 없네… 중국·유럽 확산

친환경적이고 조용한 전기스쿠터는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가장 큰 시장은 중국이다. 전체 이륜차 가운데 절반 이상이 전기스쿠터다. 내연기관 스쿠터는 아예 운행허가를 안 내주는 도시가 늘어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도 전기스쿠터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차량공유회사 우버는 새해부터 EU에서 전기스쿠터 투자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다만 EU 전기스쿠터는 최대속도가 50km/h에 불과하다. 전기스쿠터 배터리는 48V, 60V, 72V로 나뉘는데 EU는 안전을 고려해 48V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전압이 낮으면 속력이 나오지 않는다.

업계 선두주자는 '스쿠터계의 테슬라'로 불리는 대만 고고로다. 스마트폰을 통해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스쿠터 '고고로'를 2015년 출시해 불과 1년 만에 1만 대를 판매했다.

비결은 번거로운 충전소를 대신하는 자판기식 배터리 교환시설 '고스테이션'이다. 전자제품의 건전지를 교환하듯이 충전된 배터리를 꺼내 스스로 교체하면 끝이다. 고스테이션은 대만의 주유소, 편의점 등 600곳에 설치돼 있다. 고고로의 혁신적인 충전방식은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캐나다 등 북미에선 아직 전기스쿠터 바람이 미약하다. 땅이 워낙 넓어서 현재 전기스쿠터의 짧은 주행거리로는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배달용 전기 이륜차
배달용 전기 이륜차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배달용 전기 이륜차들이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2019.4.24 seephoto@yna.co.kr

◇국내서도 충전소 대신 배터리 교환시설

일반 전기스쿠터의 주행거리 50km는 배달용으로 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배달용 스쿠터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는 100km가 넘는다. 충전소가 가깝더라도 '시간이 곧 돈'인 배달업계에서 충전이 오래 걸리는 전기스쿠터를 선택하긴 어렵다.

정부는 전기스쿠터 열풍이 배달업계로 확산하도록 고고로 방식의 배터리 교환시설을 설치하는 시범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방전된 배터리를 미리 충전한 배터리와 바꿔 끼우기만 하면 바로 운행할 수 있어서 주유소보다 오히려 빠르다.

대기업도 뛰어든다. CJ대한통운은 수도권 재래시장과 편의점 등 스쿠터 이용이 잦은 250여 개 지역에 배터리 교환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앱 개발과 운영, 요금 관리와 서비스 등은 CJ헬로비전이 맡는다.

전용 전기스쿠터도 출시한다. 교환이 간편한 형태로 1~2kWh급의 국산 리튬이온 배터리팩 두 개를 실어, 100km가량을 달릴 수 있다. 배터리가 고가이지만 공유하는 방식이라 전기스쿠터 가격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김영대 기자 Lonf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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