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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 불평등 다룬 조귀동씨의 '세습 중산층 사회'

송고시간2020-01-1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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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20대는 10% 중산층과 나머지 90%의 초격차 세대"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오늘날 20대 문제의 핵심은 '1등 시민'인 중상위층과 나머지 '2등 시민' 간의 격차가 더는 메울 수 없는 초격차가 되었다는 데 있다."

도입부에서부터 저자는 날카롭고 단호하게 현실을 들춰낸다. 한국 사회 민낯이자 어두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이는 갈수록 짙어지는 명암과 갈수록 멀어지는 거리의 격차 때문일 것이다. 불평등 사회에 던지는 저자의 경고음은 준열하게 이어진다.

"초격차는 단순히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는 것만이 아니라 좋은 직업과 사회경제적 지위를 확보하는 형태의, 즉 물적 자본만이 아닌 인적 자본의 세습을 통해 확대·유지된다. 그리하여 1등 시민과 2등 시민이 갖는 격차는 노동시장에서 소득·직종·직업적 안정성의 격차로 나타난다."

만 11년차 회사원인 조귀동 씨가 펴낸 '세습 중산층 사회'는 취업시장을 중심으로 불평등의 본질에 성큼 다가선다. 저자는 '세습 중산층'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10'과 '90'으로 나뉜 한국 사회 불평등 구조를 다양한 자료와 치밀한 분석을 토대로 촘촘히 뜯어본다.

대졸 취업자의 직장 규모와 일자리 유형에 따른 임금 격차(2015년 현재 초임). 그림 [생각의힘 제공]

대졸 취업자의 직장 규모와 일자리 유형에 따른 임금 격차(2015년 현재 초임). 그림 [생각의힘 제공]

출생 세대별 부모의 고소득과 자녀의 고소득에 미칠 영향력 추정계수(2014년 자료). 그림 [생각의힘 제공]

출생 세대별 부모의 고소득과 자녀의 고소득에 미칠 영향력 추정계수(2014년 자료). 그림 [생각의힘 제공]

저자에 따르면, 20대 불평등 문제는 단순히 그들의 삶이 평등하지 않다는 데 있지 않다. 불평등이 만들어지고 강화하는 과정 그리고 그것이 다차원적이라는 질적 특징이 있다. 그 불평등은 학력·소득·직업·인맥·문화적 역량의 복합적인 결합으로, 부모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격차가 그대로 자녀의 인적자본 격차로 체화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견해는 "부의 위계에 따라 구조화돼 있던 사회가 거의 전적으로 노동과 인적자본의 위계에 따라 구조화된 사회로 바뀌었다"고 저서 '21세기 자본'에서 지적한 토마 피케티의 말을 상기시킨다. 흔히 격차는 개인적 능력의 격차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출신 계층의 격차라는 얘기다. 우월과 차별, 열등과 배제의 '금수저 흙수저'론은 그래서 나온다.

이처럼 90년대생의 현실은 그 부모 세대인 60년대생의 삶과 직접 관계가 있다. 90년대생의 불평등 문제에 접근하려면 60년대생을 제대로 살펴야 하는 이유다.

저자는 60년대생이 전에 없이 특별한 세대라고 말한다. 한국 사회에서 학력, 소득, 직업, 자산, 사회적 네트워크 등 다중격차를 처음으로 만들어낸 세대여서다. 대학 정원 확대, 경제 호황기 노동시장 진입, 수출 대기업의 급성장, 노동소득 증가와 자산가격 급등에 힘입어 탄탄하고도 찬란한 세습 중산층의 1세대를 이뤘다.

책은 이들 '80년대 학번-60년대생'과 '학번 없는 60년대생'의 차이가 이전과 다르다는 점도 지적한다. 직전의 '학번 없는 50년대생'이 노동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위를 차지할 여력이 있었지만, '학번 없는 60년대생'은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로 '번듯한 일자리' 대부분은 대졸자가 고스란히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교육 투자뿐 아니라 문화적 역량과 사회적 네트워크 등 무형 자산을 이용해 90년대생 자녀 세대에게 동일한 지위를 물려주면서 세습 중산층의 2세대가 만들어지고 있다. 세습을 토대로 20대는 계층과 계급을 재생산한다는 것. 오늘날 20대는 하나의 세대로 묶을 수 있는 단일한 실체가 아닌 상호 범접하기 힘든 '초격차 세대'가 돼버렸다. 이는 '계층 양극화', '단절 사회' 등의 용어가 범람하는 시대 현상과 직접 관련이 있다.

책은 20대가 진입하는 노동시장의 특성을 개관한 뒤 2010년 이후 20대가 노동시장 진입 당시 겪는 '경험'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알아본다. 이어 교육이 어떻게 세습 중산층 지위를 유지하는 불평등 제조기 역할을 하는지 살피고, 이른바 '90%'에 해당하는 지방 소재 대학생과 고졸자의 아픈 현실도 들춘다. 또 취업 이후의 생애주기 과업인 결혼과 주택 구입 등에서 나타나는 계층 분화 양상을 분석하며, 오늘날 20대의 세계관이 성별과 계층에 따라 얼마나 다른지 주목한다.

참고로, 저자가 책에서 말하는 '중산층'은 '중간 소득 집단'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안정된 도시의 중간계급과 도시 및 농촌의 프티부르주아 중 경제적으로 안정된 집단 그리고 소득이 높은 상층 노동계급을 포함하는 집단'과 유사하거나 그보다 좀 더 상층의 집단이다.

생각의힘. 312쪽. 1만7천원.

세습 중산층 사회

세습 중산층 사회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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