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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대신 총 쥔 멕시코 아이들…카르텔 범죄 맞서 자경단 활동

송고시간2020-01-2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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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남부 게레로주에서 5∼15세 어린이들도 총기 훈련

카르텔 공격 방어 위해 합류…"공책으로는 나를 지킬 수 없어"

멕시코 남부 게레로주 자경단에서 총기 훈련을 하는 소년
멕시코 남부 게레로주 자경단에서 총기 훈련을 하는 소년

[AFP=연합뉴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국방색 티셔츠를 입고 얼굴을 가린 소년들이 무장을 한 채 마을을 순찰한다. 한창 장난감 총을 갖고 놀 나이지만 그들이 지닌 것은 살상이 가능한 진짜 총이다.

마약 카르텔의 강력 범죄로 몸살을 앓는 멕시코 남부 지역에서 카르텔에 맞서기 위해 미성년자들까지 무기를 들었다.

27일(현지시간) 멕시코 언론과 EFE·AFP통신 등에 따르면 남부 게레로주 칠라파 지역 주민들로 이뤄진 자경단에는 5∼15세 어린이들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마을 운동장에 모여 사격 연습을 하고 군사 훈련을 받는다. 훈련은 총 3단계로 이뤄져, 가짜 총으로 시작했다가 나중엔 진짜 무기를 들고 한다.

13세 이상의 소년들은 성인 단원과 함께 마을 순찰도 한다.

마스크를 쓴 채 총을 들고 순찰하는 아이들의 눈에는 공포가 내비쳤다고 EFE통신은 전했다.

무장한 채 마을 지키는 소년
무장한 채 마을 지키는 소년

[EPA=연합뉴스]

게레로주는 멕시코 내에서도 범죄율과 빈곤율이 높은 지역이다.

마약 조직도 횡행하고 있는데 그 중에도 악명 높은 조직이 '로스 아르디요스'(Los Ardillos)라는 이름의 카르텔이다.

지난 17일에는 이 지역에서 로스 아르디요스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이 원주민 뮤지션 10명을 무참히 살해하기도 했다.

용의자들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공권력조차 주민들을 보호해주지 못하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만 없던 주민들은 일찌감치 자경단을 조직해 무기를 들고 스스로 지켜왔다.

자발적으로 자경단에 참여한 이들은 600명에 달하는데 이중엔 여자와 어린이들도 있다.

알코사칸 마을 자경단 단장인 베르나르디노 산체스는 EFE통신에 "아이들이 최소한 엄마와 여동생은 지킬 수 있게끔 훈련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버지, 형과 함께 자경단 활동을 하는 구스타보(13)는 AFP통신에 "공부를 하고 싶지만 학교가 로스 아르디요스 근거지와 너무 가깝기 때문에 자경단이 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며 22구경 권총을 잡으면 기분이 좋다고 했다.

총기 훈련하는 멕시코 자경단 소년
총기 훈련하는 멕시코 자경단 소년

[AFP=연합뉴스]

부모님을 설득해 자경단에 합류했다는 알렉산데르는 EFE통신에 "공책으로는 나 자신을 지킬 수 없다. 무기를 지니는 편이 더 좋다"고 말했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아동과 청소년이 무장단체에서 활동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멕시코 국가인권위원회는 27일 게레로주 자경단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당국이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자경단 활동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일찍부터 무기 훈련을 하는 것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항변한다.

자경단 아들을 둔 한 부모는 EFE에 "그들이 자라서 범죄자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들은 무기가 누군가를 위협하거나 겁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목숨을 존중하기 위한 것이라는 걸 배운다"고 말했다.

무기 들고 마을 지키는 여성 자경단원
무기 들고 마을 지키는 여성 자경단원

[EPA=연합뉴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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