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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까지 끌고가"…일제 조병창 강제동원 피해자 12명 증언

송고시간2020-02-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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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편찬위, 구술집 발간…"항상 배고팠고 사고도 자주 발생"

"일본 군인들 조선인들 엄격하게 감시…구타도 비일비재"

일제의 강제동원과 인천조병창 사람들
일제의 강제동원과 인천조병창 사람들

[국사편찬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일본 육군은 1930년대 일제강점기 인천에 있던 군수공장인 조병창에 우리 초등학생들까지 강제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국사편찬위원회가 2일 발간한 '일제의 강제동원과 인천조병창 사람들'이란 제목의 피해자 12명의 증언집에서 드러난 것이다.

이 증언집에 따르면 일본육군 조병창에 강제동원된 조선인 피해자들은 조병창의 구조, 노무자 동원 방식, 노무자의 일상, 노동환경 등을 털어놓았다.

이번 구술 작업에 참여한 피해자들은 강제 동원됐을 당시 모두 학생이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일제는 우리 전문학생과 중학생은 물론 어린 초등학생들까지 조병창에 동원하는 등 전 연령대의 학생들을 동원했다.

또 일제강점기 국내 강제동원이 연고에 따라 모집되거나 학교에서 단체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군 강제위안부'나 지원병으로 동원되는 것을 피해 면서기의 알선에 따라 지원하거나 부친 등 가족 대신 징용된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이 강제동원 되기 전 살았던 지역을 질문한 결과, 아시아태평양 전쟁기 일제의 조선인 강제동원이 전국에 걸쳐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증언집은 이상의 인천대학교 초빙교수가 조병창 강제동원 경험자 12명을 찾아 이들의 자택 혹은 자녀의 자택에서 15차례에 걸친 면담을 통해 기록한 것이다.

피해자들은 조병창 내부 기능자양성소를 비롯해 제1공장, 제2공장, 제3공장 등에 분산 배치돼 각자 무기의 생산 공정 일부를 담당했다.

캠프마켓 내 일본육군 조병창 유적
캠프마켓 내 일본육군 조병창 유적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국 각지에서 공출한 금붙이 등을 실어온 기차에서 물건을 옮기는 하역작업을 하거나 터널을 파는 토목공사를 한 사람도 있다.

조병창 의무과에서 서무를 본 사람 등 조병창에서 맡았던 역할은 다양했다.

구술집에는 배가 고파 항상 힘들었다는 강제동원 피해자 등의 증언이 그대로 담겼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충분한 안전교육을 받지 못한 채 작업에 투입돼 조병창 내에서 사고가 자주 발생했다고 증언했다.

기계 오작동으로 팔이 절단되기도 했다는 목격담도 있다. 구술자 중에도 기계에 엄지손가락 일부가 잘려 나간 사람도 있다.

기숙사나 작업장 내에서는 구타도 비일비재했다. 군사시설인 조병창은 높은 담장과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항시 군인들이 엄격하게 감시하고 있었다.

열악한 환경과 엄격한 통제를 견디지 못해 12명의 구술자 중 3명은 해방 이전에 조병창을 탈출했다고 증언했다.

이번 구술집은 조병창이 일본 본토 밖에 있던 시설이라 일본에서도 관련 기록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귀중한 사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방 직후에도 일본군이 조병창에 주둔하면서 일본에 가져갈 수 없는 문서는 통째로 소각해 조병창 관련 자료는 남아 있는 것이 많지 않다.

조병창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 국내 8천500여개에 달하는 강제동원 작업장에 동원됐던 피해자들에 대한 구술 작업도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상의 교수는 "국외 강제동원과 비교해 국내 동원은 연구 사각지대에 있고 사회적 관심도 적었다"며 "국내 강제동원의 실태에 대한 연구자의 관심을 환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광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은 "생생한 증언이 담긴 구술 자료를 통해 국내 강제동원의 실태에 대한 연구가 진전되고 인천조병창의 역사가 노무자의 기억을 통해 되살아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국사편찬위원회는 2004년부터 한국 근현대사 관련 구술자료를 수집하고 수집 자료 중 중요 주제를 선정해 26권의 '구술사료선집'을 발간했다.

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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