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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in제주] '신들의 고향' 제주의 정월은…'신에게 세배' 마을제 풍성

송고시간2020-02-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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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신제·포제·당굿 등 섬 전역서 이어져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1만8천 신(神)들이 산다는 '신들의 고향' 제주의 정월 맞이는 특별하고 분주하다.

제주도를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설문대할망 신화를 비롯해 전해 내려오는 수많은 신과 관련된 이야기를 가진 제주 사람들은 생명의 신 '삼승할망, 사랑과 농경의 신 '자청비', 농경의 여신 '백주또', 대문을 지키는 '문전신', 장독대의 장맛을 좋게 만드는 '철륭신', 집안 지킴이 '성주신'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신이 자신들을 지켜주고 있다고 믿는다.

제주 송당리 본향당 '신과세제'
제주 송당리 본향당 '신과세제'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6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본향당에서 큰 굿인 '신과세제(新過歲祭)'가 재현되고 있다. 신과세제는 마을주민들이 새해를 맞아 마을의 수호신인 본향당신에게 문안을 드리고 한 해의 무사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공동체 제의다. 2020.2.6 jihopark@yna.co.kr

2020년 경자(庚子)년 정월(正月·음력 1월을 달리 부르는 말)을 맞아 '신들의 고향' 제주도 곳곳에서 주민의 무사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다양한 마을제가 줄지어 열리고 있다.

제주에서는 예부터 정월이 되면 날을 정해놓고 유교식으로 신에게 세배하는 마을제를 지내왔다.

마을마다 모시는 신의 이름은 '포신', '산신', '해신', '토신' 등으로 다양하게 불렸다.

명칭 역시 포제, 마을제, 동제(洞祭), 해신제, 토신제, 당제, 풍어제 등으로 불리며 전승되고 있다.

마을제를 지내는 날짜도 마을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풍어와 안녕을 기원합니다'
'풍어와 안녕을 기원합니다'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29일 오전 제주시 화북포구 해신사에서 해상안전과 도민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해신제(海神祭)가 봉행되고 있다. 2020.1.29 jihopark@yna.co.kr

해신제는 제주시 화북포구에 있는 해신사(海神祠·제주도기념물 제22호)에서 새해 바다에서의 안전한 조업과 풍어를 기원하는 제사다. 해신사는 조선 순조 20년(1820년) 제주목(牧) 관문인 화북포구에 목사 한상묵(韓象默)이 처음 세웠으며, 주민들은 매년 음력 1월 5일 '해신지위'(海神之位)에 제를 올린다. 올해 해신제는 지난달 29일에 열렸다.

포제와 당굿도 연이어 펼쳐진다.

한국세시풍속사전에 따르면 제주에는 남성이 제관이 돼 향교의 석전제(釋奠祭)처럼 유교식으로 지내는 '포제'(酉+甫 祭)와 여성들 중심으로 이뤄지는 무교식 마을제인 '본향당굿'(당굿)이란 마을제가 있다.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 금산공원 내 포제청에서는 이달 14일 0시를 기해 제주도 무형문화재 6호로 지정된 유교식 포제가 열린다. 이 제례에는 12명의 제관이 나와 마을수호신인 토신(土神) 등에게 제사를 지낸다.

연미, 오라, 사평, 선흘 등의 마을에서는 지난 4일 마을포제가 열렸고, 8일부터 14일까지 제주시에선 동복, 덕천, 월평, 오등, 산천단, 서회천, 용강 등의 마을에서, 서귀포시에선 덕수, 표선, 세화, 가시, 성읍, 사회, 토산, 화순 등의 마을에서 포제가 치러진다.

제주 무형문화재 납읍리마을제
제주 무형문화재 납읍리마을제

[연합뉴스 자료사진]

당(堂)신앙의 메카 구좌읍 송당리 본향당에서는 제주도 무형문화재 5호인 본향당굿인 신과세제(新過歲祭)가 6일 열렸다.

송당리는 제주도 무속 당본풀이로 보면 당신(堂神)들의 원조가 되는 수렵·목축신이자 남신(男神)인 '소로소천국'과 농경신이자 여신(女神)인 '금백조(백주또)'가 결혼해 터를 잡은 곳이다.

이 둘 사이에서 18명의 아들과 28명의 딸이 태어났고, 이들과 그 자손들이 뻗어 나가 제주 전 지역 368개 마을의 당신이 됐다고 전해진다. 송당리가 당신앙의 뿌리이자 메카로 일컬어지는 이유다.

당제(堂祭)도 이어진다.

한림읍 귀덕리 '할망(할머니의 제주어)당', 애월읍 구엄리 당할망당 등에서 열리는 당제는 당산신(堂山神)과 같은 제당신을 모시면서 마을공동체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한 의례로, 마을제의 또 다른 형태다.

제주 마을제는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의례로, 자연과의 친화와 이웃 간의 결속을 다지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1970년대에 미신이라는 이유로 된서리를 맞았다가 1980년대 들어 대부분 부활했다.

제관들은 제례를 지내기에 앞서 2∼3일 동안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며, 제단이 되는 곳의 입구에는 부정한 사람들이 오지 못하도록 제례 일주일 전부터 금줄을 치기도 한다.

제주의 정월은 신들의 축제 기간인 셈이다.

ji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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