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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미국도 공판 전 공소장 비공개?…수사영향 제외하면 공개가 원칙

송고시간2020-02-0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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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형사 판결문도 공개할 정도로 알 권리 중시…비교 대상 자체가 잘못"

'하명수사 · 선거개입' 공소장 비공개 논란 (PG)
'하명수사 · 선거개입' 공소장 비공개 논란 (PG)

[장현경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청와대 선거개입 사건 공소장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한 법무부는 '알 권리 침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미국 법무부의 사례를 들며 해명했다. 법무부는 미국도 1회 공판기일 전까지 공소장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법조계에서는 법무부의 설명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6일 서울고검 대변인실 개소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소장 비공개 경위를 설명하면서 "앞으로 (공소장은) 재판 과정에서 공개될 것"이라며 "미국 법무부도 공판 기일이 1회 열리면(공소장이) 공개가 되고 법무부도 (공소장을) 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추 장관의 설명과 달리 미국 법무부가 공소장을 즉각적으로 공개하는 사례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법무부는 7일 설명자료를 내고 "미국 법무부의 공소장 전문 공개 사례 중 일부는 대배심 재판에 의해 기소가 결정된 이후 법원에 의해 공소장 봉인(seal)이 해제(unseal)된 사건이거나, 피고인이 공판기일에서 유무죄 답변을 한 사건 등"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보도된 미국 형사사건에 대해 "2019년 12월 19일 대배심 재판에 의해 기소됐으나 법원의 봉인 명령에 따라 공소장이 비공개 상태에 있다가 피고인이 2019년 12월 20일 오전 체포된 후 법원의 최초기일에 출석해 봉인이 해제된 경우"라고 해명했다. 대배심 재판은 배심원들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미국 형사사법 절차다.

법무부는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공판절차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정보의 경우 어떠한 정보도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긴 미국 연방 법무부 검사 매뉴얼을 제시하기도 했다.

의정관 개소식 입장하는 추미애 장관
의정관 개소식 입장하는 추미애 장관

(서울=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법무부 대변인실 사무실 '의정관' 개소식에 입장하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법무부의 설명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9일 법조계 관계자는 "대배심이 기소하는 'indictment'와 대배심 절차를 거치지 않고 검사가 기소하는 'information'의 경우 모두 공소장이 법원에 접수되면 바로 공개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은 대배심을 통해 기소(indictment)하면서 예외적으로 피고인이 기소 사실을 알면 도주할 가능성이 있어 재판 전 피고인의 신병 확보가 필요한 경우에는 법원에 공소장 등 봉인 신청(motion to seal)을 할 수 있다"며 "법원에서 봉인신청을 받아들이면 피고인에 대하여까지 공소 사실이 일절 공개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공소장 봉인 결정은 검찰의 요청으로 수사 목적에 한해 이뤄지는 것이며,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공소장 공개는 무관하다는 취지다.

다만 우리나라의 형사소송법은 원칙적으로 피고인에 대한 형사재판이 시작되기 전에는 재판의 형평성을 위해 공소장을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47조는 '소송에 관한 서류는 공판의 개정 전에는 공익상 필요 기타 상당한 이유가 없으면 공개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미국 로스쿨에서 학위를 취득한 한 변호사는 "미국은 주마다 공소장 공개 관련 절차가 다른 부분이 있다"며 "일부 주에서는 재판이 시작되고 나서 공소장을 공개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 일부의 예를 앞세워 미국 전체가 공소장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형사 판결문도 공개할 정도로 사법절차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를 중요시하는 나라"라며 "공소장 비공개를 정당화하기 위해 미국 사법 절차를 예로 든 것은 비교 대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trau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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