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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숙 고려인어린이합창단장 "아이들 노래할 때 밝아지면 뿌듯"

송고시간2020-02-1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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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숙 고려인어린이합창장
김혜숙 고려인어린이합창장

[김혜숙 제공]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언어와 문화차이로 학교에서 따돌림당해 우울해하던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면서 성격도 밝아지고 매사에 적극적으로 변했습니다. 무엇보다 고려인이란 걸 자랑스러워하고 있어 기쁩니다"

2016년 창단된 국내 유일의 고려인어린이합창단을 4년째 이끄는 김혜숙(66) 단장은 1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합창은 인성 교육에도 좋지만 성취감도 커서 아이들의 자신감이 무럭무럭 크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 어린이들 21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은 창단 이후 정기 연주회를 비롯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초청 공연, 광주비엔날레 개막식 축하 합창 등 크고 작은 무대에서 35차례 공연했다.

이 합창단의 강점은 한국어, 러시아어, 영어 등 3개 국어 노래를 자유자재로 부른다는 점이다.

단원들의 실력도 뛰어나 2017년 음악교육신문사 어린이 독창 콩쿠르에서 1·2학년 부문 대상을 비롯해 7명이 입상했고, 호남예술제(2018)에서도 3명이 독창 부문 상을 받았다.

광주난원합창단 지휘자이기도 한 김 단장은 성악가로서 여러 무대에서 활동했고, 광주교대·순천대 음악과 외래교수로 후진 양성에도 앞장서 왔다.

그가 이 합창단을 맡게 된 것은 고려인강제이주 80주년 기념사업으로 합창단을 만드는데 아이들을 가르칠 지휘자 겸 단장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고려인 학부모들은 대부분 일용직 노동자로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기에 그는 자원봉사라는 마음으로 아이들의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매주 아이들에게 발성과 하모니를 가르쳤고 동요, 가곡, 캐럴, 팝송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합창할 수 있도록 실력을 키웠다. 또 틈틈이 한국식 인사법과 한복 예절, 다도 등 한국 전통문화도 가르치고 있다.

김 단장은 "단원 모두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에서 태어난 고려인 3세, 4세 들로 대부분 중도입국자"라며 "환경과 문화도 다르고 말도 서툴러 적응에 어려워하던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면서 표정도 밝아지는 걸 보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무대에서 노래하는 고려인어린이합창단
무대에서 노래하는 고려인어린이합창단

합창단은 광주비엔날레, 3·1절 행사 등 다양한 기념식에서 초청공연을 펼쳤다. [고려인어린이합창단 제공]

그는 2017년부터 고려인마을에서 운영하는 '고려 FM'(주파수 FM 102.1MHz)의 '고려인뉴스'와 '맑은샘 이야기'의 MC도 맡아 고려인사회의 훈훈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김 단장은 "아이들이 이제는 무대에 서는 것을 겁내기보다는 즐기게 돼 오히려 아쉬워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고려인은 정직하고 부지런한데 서툰 우리말과 문화의 차이로 인해 편견과 차별에 시달린다"며 "아이들이 노래를 들어보면 아름다움은 겉모양이 아닌 마음에서 나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아이들이 우리 사회 일원으로 당당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게 내 역할"이라며 "한국어와 러시아어를 능통하게 구사해 양국에서 어린이 문화사절단이 되도록 양성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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