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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어지고 조각난 사랑…최기창 개인전 '한 번의 키스'

송고시간2020-02-1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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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창, 피에타, 2020. 철판 위에 실크 스크린, 부식, 180x210㎝ [원앤제이갤러리 제공]

최기창, 피에타, 2020. 철판 위에 실크 스크린, 부식, 180x210㎝ [원앤제이갤러리 제공]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사랑은 달콤하지만, 그 끝 맛은 다르다. 사랑이 깊을수록 균열과 이별은 더 고통스럽다.

종로구 가회동 원앤제이갤러리에서 막을 올린 최기창 개인전 '한 번의 키스'는 사랑의 이면, 단절의 순간을 들춘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모자이크처럼 수많은 조각으로 구성된 '피에타'가 눈에 들어온다.

성모마리아가 십자가에서 죽음을 맞은 그리스도 시체를 안은 미켈란젤로 작품을 120개로 분절된 철판 조각 위에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재구성했다.

철판 조각을 가까이서 보면 부식된 작은 망점들만 보인다. 농담(濃淡)을 달리하는 작은 점들이 모여 멀리서 보면 마리아와 예수 형상이 뚜렷하다. 부식으로 갈색톤이 나는 작품에서 각 조각과 조각 안 망점들은 갈라지고 벌어지는 사랑의 단절, 존재의 균열, 죽음과 애도를 의미한다.

삼면화 형식 '아마 우리는 다시 마주치더라도, 서로를 알아보지는 못할 것입니다'는 분절된 바다를 시각화했다.

철판을 부식 시켜 표현한 칠흑처럼 어두운 바다는 세 개 화면으로 나뉘어 서로 통하지 않는다. 아무리 멀어도 실제 바다는 서로 이어지지만, 최기창 작품 속 바다는 서로 닿을 수 없다. 좁은 틈이지만 절대로 극복할 수 없는 거리인 셈이다.

제목은 니체가 바그너에게 보낸 편지 내용에서 가져왔다. 한때 자신의 사상이 바그너로부터 왔다고까지 한 니체가 비정하게 절교의 의미로 보낸 편지다.

국가, 군가, 찬송가, 유행가 가사에 나오는 사랑의 맹세를 새긴 작품들도 있다. 노랫말에 녹은 사랑의 맹신에 초점을 맞춘 텍스트 작업이다.

2016년 부산비엔날레, 2018년 광주비엔날레 등에 참가한 최기창은 사유의 사각지대를 조망하며 질문을 던지는 작업을 해왔다. 전시는 3월 8일까지.

최기창, 아마 우리는 다시 마주치더라도, 서로를 알아보지는 못할 것입니다, 2020. 철판 위에 실크스크린, 부식, 270x120㎝ [원앤제이갤러리 제공]

최기창, 아마 우리는 다시 마주치더라도, 서로를 알아보지는 못할 것입니다, 2020. 철판 위에 실크스크린, 부식, 270x120㎝ [원앤제이갤러리 제공]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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