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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식객' 임지호 셰프가 들려주는 사모곡·삶과 요리 철학

송고시간2020-02-1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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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허기를 채워주는 다큐멘터리 '밥정'

'밥정'
'밥정'

[엣나인필름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열두살 때 집을 뛰쳐나와 산으로, 들로, 강으로 전국을 떠돌아다녔죠. 식당을 전전하면서 요리를 배웠고, (요리를) 잘 못 해서 쫓겨나기도 하고…그때는 요리사라는 이름이 따로 있는 줄도 몰랐어요. 그냥 사람이 좋아서 요리했고, 다양한 사람들을 보면서 그 사람들이 다 좋아 음식을 만들어주고, 새로운 재료를 보면 '이건 이 사람한테 맞겠다' 싶어 요리를 해주고…그래서 스무살 넘어서는 (요리에) 올인해왔죠."

세계적인 요리사이자 자연 요리 연구가인 임지호(64) 씨가 털어놓은 유년 시절이다. 다음 달 5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밥정(情)'에서다.

임씨는 SBS '잘 먹고 잘사는 법, 식사하셨어요?'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등에 출연해 국내 관객들에겐 꽤 친근한 인물이다.

40년간 식자재를 찾아 세상천지를 떠돌고 손길 닿는 대로 요리를 만들어 '방랑 식객'이라는 수식어로 잘 알려져 있다.

'밥정'
'밥정'

[엣나인필름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산골짜기 풀 한 포기, 바위를 덮은 이끼, 마른 나뭇가지조차도 그의 손길이 닿으면 훌륭한 재료로 거듭난다. 그에게 음식 한 상을 대접받은 어르신들은 누구나 함박웃음을 짓는다. 따뜻한 마음과 정성, 진심이 먼저 전해져서다.

그는 "음식을 만드는 일은 나의 처음이자 끝이다. 죽는 날까지 누군가를 위해 밥을 해주는 게 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영화 '밥정'은 모든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그의 진솔한 삶의 태도와 요리 철학,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등을 10년에 걸쳐 담아냈다.

'밥정'
'밥정'

[엣나인필름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그의 요리의 원천은 그리움이다.

그에게는 세 분의 어머니가 있다. 어렸을 때 얼굴도 모른 채 생이별을 해야 했던 어머니, 그를 가슴으로 키워주신 양어머니, 돌아가신 두 분에 얽힌 슬픈 사연을 마음 한켠에 묻어두고 산다. 또 2009년 식자재를 찾다가 지리산 단천마을에서 만난 김순규 할머니와는 10년에 걸쳐 모자의 정을 이어온다.

임씨는 김순규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세분의 어머니를 위해 제사상을 준비한다. 사흘 밤낮을 쉬지 않고 음식을 만들고, 할머니 집 대청마루 위를 103개의 음식 접시로 가득 채운다. 상차림 과정은 그 자체로 숭고한 의식으로 느껴질 정도다.

'밥정'
'밥정'

[엣나인필름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밥정'
'밥정'

[엣나인필름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영화에는 온갖 제사음식뿐만 아니라 갯벌 소스를 곁들인 백년초 무침, 솔방울로 육수를 낸 솔방울 국수, 냉잇국, 토란국 등 다양한 토종 음식들이 담긴다. 지리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정성스럽게 차려지는 음식들을 보고 있노라면, 영혼의 허기가 저절로 채워진다.

임씨는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공존과 공생을 느꼈으면 좋겠고, 편안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KBS '인간극장', SBS '잘 먹고 잘사는 법, 식사하셨어요?'를 연출하며 임씨와 오랜 인연을 맺어온 박혜령 감독의 첫 영화 연출작이다.

박 감독은 "이 작품이 자연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는 통로가 돼 세상살이에 지친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는 피로회복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내 개봉에 앞서 세계 최고 권위 다큐멘터리 영화제인 핫독스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를 비롯해 시드니 영화제, 산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등 세계 14개 영화제에 초청됐다. 박 감독은 "해외영화제 상영 후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 '땡큐'를 외쳤다"며 뜨거운 반응을 전했다.

'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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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나인필름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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