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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가족 상속분 정한 민법 조항에 잇따라 위헌심판 제청

송고시간2020-02-2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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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상 유류분 제도, 재산권 침해…입법 정당성도 많이 사라져"

법원, 가족 상속분 정한 민법 조항에 잇따라 위헌심판 제청 - 1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사망한 이의 가족들에게 유산의 일정 부분을 상속받을 권리를 법적으로 규정하는 민법의 '유류분' 제도가 위헌적인지 판단해봐야 한다는 법원의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이동연 부장판사)는 유류분을 규정한 민법 1112조 등의 위헌 여부를 가려 달라고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재판부는 어느 가족의 재산상속 분쟁 사건을 맡아 심리해 왔다.

앞서 이달 3일에도 서울중앙지법 민사27단독 권순호 부장판사가 같은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바 있다.

유류분이란 상속재산 중에서 직계비속(자녀·손자녀)·배우자·직계존속(부모·조부모)·형제자매 등 상속인 중 일정한 사람에게 돌아가도록 법적으로 정해진 몫을 말한다.

민법상 직계비속과 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직계존속과 형제자매는 법정상속분의 3분의 1 만큼 유류분 권리가 인정된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조항은 목적의 정당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갖추지 못해 재산처분권 등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유류분 제도는 농경사회 가부장제 아래에서 '가산유지(家産維持)' 사상을 전제로 발생한 제도"라고 지적했다.

가산유지 사상이란 가족의 재산이 구성원 전체의 노력으로 조성된 결과이므로 가족 내에서 상속돼야 한다는 개념이다.

재판부는 또 우리나라에서는 처와 딸을 배제하고 아들에게만 재산을 상속하는 경우가 있었기에 여성의 권리 보호 차원에서 유류분 제도가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등교육이 일반화된 지금은 배우자를 제외한 자녀나 형제자매가 재산 형성에 기여하는 경우가 적고, 제조업·서비스업 위주로 산업구조가 바뀐 만큼 토지 등 가산을 상속받지 못한다고 해서 유족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것도 아니라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재판부는 "가산유지 사상이 우세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상속 재산이 불로소득의 성격이 있다고 보고 그로 인한 불균형을 완화하도록 고율의 상속세를 부과한다"며 "상속의 의미도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또 성 평등이 확대돼 상속에서 딸을 배제하는 관습도 많이 사라진 만큼, 애초 유류분 제도 입법 목적의 정당성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고 판단했다.

이 밖에도 현재 유류분 제도는 상속인들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비율을 정하고 있고, 패륜적인 상속인들에 대해서도 청구권을 인정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아울러 사망 전 유족에게 일부 재산만을 남기고 나머지를 공익재단 등에 증여하는 경우, 상속인들이 유류분 반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어 공익 목적의 증여를 저해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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