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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안오시면 좋겠어요" 코로나19에 가정방문 복지도 '흔들'

송고시간2020-02-2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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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신생아와 산모 가정 불안…방문해야 하는 도우미도 난감

요양보호사
요양보호사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임성호 기자 = 주부 양모(57)씨는 사정상 시골에 혼자 사는 90세 노모가 늘 걱정이다. 양씨의 모친은 지병은 없으나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하다. 다행히 모친을 돕는 재가 요양보호사가 평일엔 매일 방문한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역사회로 확산하면서 양씨의 근심이 커졌다. 혹시라도 요양보호사가 밖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가정에 방문한다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고령으로 면역력이 매우 약한 양씨의 모친은 단순 감기가 폐렴으로 이어져 아찔한 고비를 넘긴 경험도 이미 있다.

양씨는 모친을 방문하는 요양보호사가 혹시 중국이나 대구·경북지역에 다녀왔나 물어보고 문제가 있다면 방문을 사양하고 싶지만, 실례인 것 같아 냉가슴만 앓고 있다. 정부가 감염 위험성이 높은 요양보호사를 알아서 업무에서 배제해 준다면 좋겠지만 그런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 갓 태어난 아기와 산모 등은 일상생활에서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해 가정에서 방문 서비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들의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요양보호사나 도우미 등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재가 노인복지센터 관계자는 23일 "서비스를 받는 노인들이 무척 걱정을 많이 한다"며 "힘들게 마스크를 쓰고 일해도 '미안하지만 당분간 오지 말라'고 말하는 노인도 있다"고 전했다.

전남에서 활동하는 한 요양보호사는 "가까이 지내던 어르신들도 방문한 요양보호사와 거리를 두신다"며 "식사할 때 음식을 따로 덜어서 먹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고, 원래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던 사이였는데 지금은 조금 대화하다가 짐짓 멀리 떨어졌다 다시 돌아오시고 하면서 접촉을 최소화하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아이를 갓 낳은 산모 가정도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를 신청할지가 근심거리다.

대구에서 생후 20여일 된 아기를 키우는 A씨는 이 서비스를 신청할지 고민하다 결국 마음을 접었다. 가정을 방문하는 '산후도우미'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가 없어서다.

A씨는 "친정엄마가 산후조리를 돕고 있지만, 대구에서 확진자가 많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도우미를 부르지 않은 것이 백번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인터넷 맘카페에도 "산후도우미를 결국 취소했다"거나 "코로나19 때문에 불안해서 산후도우미가 오신 지 이틀째지만 요청을 취소하려 한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요양보호사나 도우미들 입장에서도 '타인의 가정'에 방문하기가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요양보호사 박모(60)씨는 "우리가 어르신들께 바이러스를 옮기는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고, 우리 입장에서도 집집을 돌아다니다 노인분들에게서 감염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초구 노인복지센터 관계자는 "우리는 정부에서 보조금을 받아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한 달에 최소 한 번은 복지사를 집으로 파견하지 않으면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며 "방문 요양서비스를 그만하라고 국가에서 정해주면 좋겠는데 그럴 기미가 없어 우리도 불안하다"고 했다.

도우미를 가정으로 파견해야 하는 업체들은 감염 차단에 자원을 아낌없이 투입하는 모습을 보이려 애쓰고 있다.

산후도우미 파견업체의 한 관계자는 "출퇴근할 때 마스크를 반드시 사용하도록 하고, 가정에 도착하면 새 마스크를 쓰도록 교육하고 있다"며 "매일 산모와 신생아, 도우미의 체온을 기록하고, 이상이 감지되면 바로 보고하도록 하는 등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id@yna.co.kr,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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