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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의 미소를 되찾아줄 거야…소설 '여름의 겨울'

송고시간2020-02-2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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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폭력적인 가정에서 자라는 열 살 소녀에게 유일한 낙은 동생의 순수한 미소다.

폭군과 같은 아버지는 어머니를 때리고 아이들에게 거칠게도 폭력을 쓰며 군림한다. 어머니는 공포에 질린 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일 뿐이다. 아이들은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받으며 살아간다.

소녀가 버티는 원동력은 "모든 상처를 치유하는 마법 같은" 여섯 살 동생의 웃는 소리다. 동생의 웃음소리를 듣기 위해 그는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동생이 어느 날 갑자기 웃음을 잃는다. 아이스크림 가게가 폭발하면서 노인이 끔찍하게 죽는 모습을 목격한 다음부터다. 부모가 외면하기에 누구도 어린 소녀와 동생을 제대로 위로하거나 보호해주지 못한다.

동생은 이후 웃음을 잃은 채 자라면서 서서히 아버지를 닮아간다. 작은 동물들에게 고통을 주며 불안을 해소하는 모습은 어머니에게 폭력을 가하는 아버지의 모습과 닮았다.

동생의 미소를 되찾아줄 거야…소설 '여름의 겨울' - 1

희망도 사라지고 공포만이 가득한 세상. 소녀는 이를 벗어나고자 공상에 가득 찬 계획을 세운다.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 아이스크림 가게 사고를 막아냄으로써 동생의 미소를 되찾아주기로 한 것이다.

이 목표는 고통스러운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소녀에게 힘을 줬지만, 당연히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고, 소녀는 머지않아 진실을 깨닫는다. 마법이나 타임머신 같은 건 없다는 걸 인정해야만 했다.

이는 소녀가 어른이 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실을 직시하며 소녀는 헛된 희망을 버리고 세상의 냉정함과 맞선다. 강해지기로 결심한 소녀는 두려운 존재인 아버지와도 맞서 굴복하지 않는다.

멀어진 줄 알았던 동생은 결국 누나를 돕는 길을 선택한다. 가정은 비극적 방법으로 해체되지만, 작가는 이를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는다.

벨기에 작가 아들린 디외도네의 첫 장편소설 '여름의 겨울' 주요 뼈대다. 성장소설이긴 하지만 불문학 특유의 상징성과 기괴함이 묻어난다.

데뷔작이나 다름없지만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벨기에 최고 문학상인 빅토르로셀상을 비롯해 문학상을 14개나 받았다. 유럽 언론에서 극찬을 받으며 프랑스에서만 30만부가 팔렸다.

아르테 펴냄. 박경리 옮김.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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